'세월호-가습기 피해' 막을 사회적 참사법, 운명가를 3일

입법 촉구 국민 10만5176명 서명 국회 전달... "제대로 된 수정안으로 통과해야"

등록 2017.11.21 16:51수정 2017.11.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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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사회적 참사 특별법 통과하라"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인 ’사회적참사특별법 수정대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회가 그 외침에 답해야 합니다."


영하의 날씨 속에 '사회적 참사법 수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문'을 움켜쥔 최주완씨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로 아내를 잃었다.

"저희 세월호 가족들이 또 국회 앞에 섭니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행진과 집회에 이골이 나 하나도 춥지 않다는 김종기씨의 코도 금방 빨개졌다. 마이크를 든 그는 자신을 "2학년 1반 수진이 아빠"라고 소개했다.

"진상규명!" "특조위 설립!" "국회는 답하라!"

21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가족 40여 명이 노란 피켓을 들고 한 데 모였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아래 사회적 참사법) 수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10만5176명의 국민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참사법' 상정 사흘 앞두고... "제대로 된 수정대안 국회 통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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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습기 참사 진상규명 105,176명 입법 촉구 서명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인 ’사회적참사특별법 수정대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을 촉구하는 105,176명의 입법 촉구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 네트워크는 이날 '세월호-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촉구 국민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의 염원은 강력하고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설립돼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사회적 참사법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12월 19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적 참사법'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 회복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은 지난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330일 이상 국회에서 계류돼 국회법에 따라 오는 24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사회적 참사법은 세월호 2기 특조위 구성의 근거이기도 하다.

본회의 상정을 사흘 앞둔 이날 기자회견에는 세월호 가족들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 가족들도 함께했다. 강은 가습기살균제천식피해자모임 대표는 "'안방의 세월호 참사'로 여겨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아직 그 피해 규모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 아닌가. 참사 피해자에 대한 진상규명부터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라면서 사회적 참사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 가족들은 끝으로 "국회의원 여러분, 이제 국민에게 국회가 존재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라며 "참사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이 요구하는 제대로 된 사회적 참사특별법 수정대안을 오는 24일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1시간여 진행된 기자회견 직후 '입법 촉구 서명'이 담긴 상자들을 국회에 곧장 전달했다.

1기 특조위 훼방 놓은 자유한국당에 다수 추천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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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습기 참사 진상규명 105,176명 입법 촉구 서명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인 ’사회적참사특별법 수정대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을 촉구하는 105,176명의 입법 촉구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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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습기 참사 진상규명 105,176명 입법 촉구 서명 국회 전달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인 ’사회적참사특별법 수정대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을 촉구하는 105,176명의 입법 촉구 서명을 국회 민원실에 전달하고 있다. ⓒ 유성호


"단순히 통과가 다가 아닙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제대로 된' 통과여야만 합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본 김혜진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거듭 "제대로 된"을 강조했다. 사회적 참사법이 발의되던 당시와 달리 여야가 뒤바뀐 만큼 특조위원 여야 추천 비율을 수정해야 한다는 게 가족들의 주장이다. "지난 (박근혜)정권 때 1기 특조위를 방해한 자유한국당에게 추천권을 줄 수 없다"는 것.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법안 통과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작년 구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여당이던 시기에 발의된 사회적 참사법은 여당이 특조위 위원 9명 중 3명만 추천하고 나머지 6인을 야당이 추천하도록 하고 있었지만, 정권이 교체되고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이대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의 진실은폐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이 다른 야당과 함께 6명이나 되는 위원을 추천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특조위를 '세금도둑'이라 앞장서 비난하고, 여당 추천 위원들의 무단 결근과 사퇴를 배후 조종하면서 노골적으로 방해했던 자유한국당이 또다시 특조위를 좌지우지하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법안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수정대안을 마련해 표결에 붙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수진 아빠'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도 "작년과 상황이 바뀌어 이 법안으로는 절대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이들이 아니라 진상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가족들이 믿을 수 있는 이들로 2기 특조위가 구성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어느 학생의 십행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권혁이 전교조 세월호 특별위원장이 부천남중학교의 한 학생이 쓴 것이라면서 '사회적 참사 특별법 제정' 십행시 한 편을 소개하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사회적 참사법 제정을 촉구하며 학생들이 쓴 엽서 꾸러미들을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다음은 권 위원장이 소개한 십행시다.

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상에 빠져 지낼 수만은 없습니다.
확한 진상규명 없었기 때문입니다.
으로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을 사실대로 알고 싶다고 목소리 낼 뿐인데
이한 사람 취급을 받는 일도 있습니다.
로 개의치는 않습니다. 잘못한 사람들은 반드시
의 처벌을 받을 것이기에.
발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회적 참사법 #국회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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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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