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산재사고 은폐 또 들통

3호기 사망 사고 전에도 가스폭발... "사실 숨기고 방재센터에 알리지 않아"

등록 2017.11.21 19:48수정 2017.11.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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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잇달아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나 은폐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신문웅


한국서부발전(주)태안화력(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3호기 보일러 정비현장에서 지난 15일 하청근로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에 앞서 가스폭발로 또 다른 인명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업체 측은 사고 당시 메뉴얼을 따르지 않고, 경찰에도 뒤늦게 알리는 등 사고 사실마저 숨겨왔다.

지난 15일 하청 근로자 J모(42세)씨가 기계에 끼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 근로자는 미세먼지의 저감을 위해 태안화력 3호기의 정비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하청 업체 측은 사고를 당한 근로자를 구급 차량 대신 자가용을 이용, 병원으로 옮겼다. 태안화력방재센터에 알려 구급대원의 안전조치를 받도록 한 메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에 숨졌다. 하청 업체 측은 또 사고 사실을 경찰에 뒤늦게 알렸다.

그런데 같은 현장에서 지난 1일에도 인명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2시 40분께 태안화력 3호기 보일러실 인근에서 용접 작업 도중 불똘이 가스에 옮겨 붙으면서 폭발해 작업 중이던 두 명의 근로자들가  얼굴과 손 등에 화상을 입었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 근로자 L모씨는 "이날 가스폭발사고 발생 이후 원청업체인 금화PSC와 하청업체인 한성중공업은 사고 사실을 숨기고 중·경상을 입은 두 명의 하청 근로자들을 자가용 차량으로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중상을 입어 대전의 화상 전문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며 "치료비만 8천만원 정도로 크게 다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홍보팀 관계자는 "오늘(21일) 오후 늦게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재는 사고 사실을 확인하고 원청업체 등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 이후 방재센터 등에 알려지지 않은 점에 대해 조사를 벌인 후 조치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대한 산재 사고가 발생해도 하청업체들이 사고 사실을 숨기는 것은 감점을 받아 발주처로부터 입찰에서 배제되고 사업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발주처인 한국서부발전 (주)태안화력 측이 중대 인명사고 사실조차 제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거듭 확인되면서 안전불감증은 물론 발전소의 안전 관리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플랜트노조 충남지부는 사측 관계자들의 엄중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대전지방노동청보령지청은 이번 사망사건을 중대 재해로 보고 지난 16일부터 태안화력 3호기 보일러 정비공사에 대한 전면 작업중지를 내리고 특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한국서부발전(주) #태안화력 #산재은폐 #플랜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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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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