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노동인권 조례가 동성애 교육시키는 조례?

일부 기독교인 조례 반대... 대표 발의한 여성 시의원 협박 전화에 시달려

등록 2017.11.27 14:41수정 2017.11.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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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의회 앞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제정 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기독교인. ⓒ 이진연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는 동성애를 교육시키는 조례다."

일부 기독교인들이 부천시의회가 추진 중인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가 동성애를 교육시키는 조례라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조례 제정에 따라 세워지는 '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 대해서도 "좌파 운동권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돈 벌게 하려는 의도와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수군단' 소속이라고 밝힌 기독교 단체 회원 20여명은 지난 22일 '청소년 노동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제정' 상임위원회(재정문화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천시의회를 찾아와 조례제정 반대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부천시의회에 제출한 반대 의견서를 통해 "노동인권은 현행법상 존재하지 않는 용어이며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자가 바른 법률용어"라면서 "노동권이 경영권보다 최우선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하려는 숨겨진 의도를 가진 기만적, 정치적 노동 편향적인 용어"라고 주장했다.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동성애와 공부 안할 권리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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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제정에 반대하며 부천시의회 앞에 세워둔 피켓. ⓒ 이진연


이들은 조례 제정에 따라 실시되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동성애와 이슬람, 성매매여성 등을 소재로 교육하면서 성적자기결정권, 가출할 권리, 공부 안할 권리 등 잘못된 내용을 가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례 제정에 참여한 관계자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라며 어이없어했다.

이 조례 제정에 앞장선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 김광민 변호사는 지난 25일 "노동인권 교육은 1학기에 2시간 진행되는데 근로계약서 작성, 주휴수당, 휴식할 권리 등 청소년들이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지 않도록 사례 중심으로 교육 한다"면서 "가출할 권리와 공부 안할 권리를 가르친다는 주장은 사실이 전혀 아닌 황당무계한 주장이어서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부천시의회 이진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들 기독교인으로부터 "엄마이자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저질스러운 성적 협박전화에 시달렸다"고 25일 기자에게 밝혔다. 이들 기독교인들은 동성애가 항문성교와 에이즈, 성병 등의 주요 감염경로라며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를 크게 반대하고 있다.

이진연 의원은 "조례에 반대하는 기독교인이 전화를 걸어와 조례에 '초등학생들도 임신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전혀 사실이 아닌 주장을 했다"면서 "조례와 동성애가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당신 딸이 동성애를 해도 된다는 거냐?'는 등 엄마이자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저질스러운 발언으로 여성의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이진연 의원 "임금체불 피해 청소년을 만나면서 조례제정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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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열린 부천시 청소년 노동인권보호 및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 ⓒ 김광민


"지난해 가을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 비용을 받지 못한 고교생 3명이 저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사정을 들어보니 부모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딱한 처지여서 업소를 찾아가 비용을 받아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일하는 청소년들이 임금체불, 근로계약서 미작성, 최저임금 위반 등 부당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사례를 파악했고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보장이 절실한 것을 알게 되면서 조례제정에 나서게 됐습니다."

부천시의회 재정문화위원장인 이진연 의원이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제정을 대표 발의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 의원은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할 종교인들이 사실이 아닌 주장으로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대구와 순천, 청주 등에서도 일부 종교인들이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제정을 반대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천시의회는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제정을 위해 지난 7월 공청회를 열었고 지난 22일 조례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다음 달 12일 열리는 정례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부천시의회와 부천지역 시민운동 관계자에 따르면 김관수(국민의당) 시의원이 조례 제정에 반대 입장인 가운데 부천시의원 28명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이 15명으로 다수여서 조례 제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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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제정 반대 블로그 메인 이미지. ⓒ 조호진


이들 기독교인들이 27일 부천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노동인권보호 조례가 상정되는 다음 달 12일 부천시의회 앞에서 반대 시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는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전남도와 제주시 등 4곳의 광역자치단체가 제정했으며 강남구와 성북구, 부산 중구와 광주 광산구·동구, 경기 군포시와 성남시·시흥시·안양시, 강원 원주시, 충남 서산시·아산시, 전남 목포시·무안군·여수시, 경남 창원시 등 16곳의 기초자치단체가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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