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용 첫 독대 3일 빨랐다... "안가에서 먼저 만나"

안봉근, 검찰 조사에서 진술... 2014년 9월 15일보다 빠른 12일 첫 독대

등록 2017.11.29 15:02수정 2017.11.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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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안봉근 긴급체포 박근혜 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 비서관이 지난 10월 31일 오전 국정원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긴급 체포되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 권우성


[기사 보강: 29일 오후 4시 20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가 기존에 알려진 것에 앞서 한 번 더 있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 비서관이 인정한 것이다.

2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의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의 항소심 9차 공판에 안 전 비서관의 진술 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날 양재식 특별검사보는 "안 전 비서관이 최근 청와대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검찰에 구속돼 조사받던 중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었던 2014년 9월 15일보다 3일 전인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창조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만나기 전 이미 독대를 했었다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건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한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 문건엔 2014년 9월 12일 박 전 대통령과 삼성그룹 총수가 면담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김 전 행정관은 이 부회장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이날 독대에 대해 자세한 진술을 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또한 여태껏 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처음 독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부회장 측은 그동안 "개소식 때 안 전 비서관이 대통령께서 잠깐 뵙길 원하신다고 해 갑자기 박 전 대통령과 처음 개별적으로 만나 긴장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안부를 묻더니 갑자기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달라고 했다. 준비된 만남이 아니라 이 부회장은 듣기만 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안 전 비서관의 진술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9월 12일 독대를 확인해주는 내용으로 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이뤄진 '부정한 청탁'과 '뇌물수수 합의'에 대한 재판부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9월 12일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미르재단 등의 설립에 돈을 요구하고,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요구하는 대화가 오갔고 3일 뒤 창조경제센터 개소식에서 이를 확인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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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이 확정된 후 첫 조사다. ⓒ 이희훈


한편,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안 전 비서관의 진술조서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권순익 변호사는 "이번 달에 작성된 증거를 재판 진행 중인 사건에 채택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안봉근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양 특검보는 "(변호인단이) 부동의하기 때문에 (안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하지만, 2014년 9월 12일 독대가 있었느냐만 물어보면 돼서 증인신문은 30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검 관계자는 "그 동안 이 부회장 쪽에서 2014년 9월 15일 독대 때 5분 동안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청탁하냐고 주장해왔는데 그 전에 이미 정식 독대가 있었다고 반박하는 취지"라며 "그 뒤에 있었던 정식 독대와 비슷한 성질이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오전 안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안봉근 #박근혜 #이재용 #독대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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