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귀족 교육' 논란 국제교육특구 철회

여론 반발에 부담 느껴 사업 포기 결정... 지역 교육단체 "환영"

등록 2017.12.07 15:42수정 2017.12.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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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교육청 ⓒ 정민규


글로벌 교육을 표방하며 지역별로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추진하려던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계획이 여론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게 됐다. 교육국제화특구가 다문화 가정을 위한다는 목적과는 달리 사실상의 특권 교육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고려한 조치이다.

부산시와 함께 교육부 공모 사업을 추진하던 부산교육청은 7일 부산시에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특구법은 시와 교육청의 공동 신청을 명문화하고 있어 이번 사업은 철회 절차를 밟게 됐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금정구와 사상구가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지난 5일과 6일 각각 열린 금정구와 사상구 지역 공청회 과정에서 교육국제화특구에 대한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추진 계획 철회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려 왔다.

7일에는 지역 교육단체의 항의성 기자회견까지 예고되자 부산교육청은 이날 결국 사업 추진 철회를 통보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국제화특구로) 외국어 등과 관련한 수월성 교육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판단 결과 신청을 포기하는 것이 낫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부산교육청의 이러한 판단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제화 교육의 활성화 방안으로 도입한 교육국제화특구에서는 국가교육과정을 적용받지 않고 자율성이 보장된다.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학교나 국제학교 설립이 가능해져 교육의 양극화를 부채질한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부산교육청은 교육국제화지구 추진 대신 기존의 다행복교육지구 사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다행복지구는 관료적 학교문화를 개선하고 주입식 수업 대신 토론방식 수업을 늘린 부산형 혁신학교를 지역 단위로 확대한 개념이다.

서울과 세종시에 이어 부산도 교육국제화특구 사업 신청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2기를 맞은 사업 추진은 암초를 만났다. 교육부는 5곳이 지정된 1기 사업에 이어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2기 사업 신청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연이은 지자체들의 사업 추진 포기 선언으로 일부에서는 사업 철회 가능성마저 점치고 있다.

교육국제화특구 사업 폐기를 요구해 왔던 지역 교육단체는 부산교육청의 결정을 반겼다. 정지영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교육국제화특구는 교육 개혁의 방향과도 맞지 않고, 실제 목표였던 다문화 교육과도 동떨어졌었다"면서 "부산에서라도 사업 추진을 철회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시는 이날 낸 보도자료를 통해 "특구 지정을 통해서 지역 교육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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