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대안은 귀농, 귀촌 뿐인가?

도시와 농촌, 젊은이들의 현재

등록 2017.12.09 14:55수정 2017.12.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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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부의 농촌 정책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났다. 그것의 목적이 생계가 되었든, 꿈의 실현이 되었든 간에 결과적으로 농촌이 텅텅 비게 되었다. 그리고 한창 도시가 성장할 시기에는 개인의 노력과 끈기로 부와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거품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도시가 품은 본질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꿈을 이루고자 했던 현재의 많은 젊은이들은 도시 안에서 좌절했다. 그리고 일부는 새로운 꿈을 쫓아 귀농이나 귀촌을 했다.


하지만 귀농이나 귀촌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님은 예상된 일이었다. 도시가 한창 성장하는 동안 농촌은 잠들어 있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희망으로 꿈을 펼치려는 청년들을 받아줄 수 있을 것만 같던 농촌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낡은 기와집처럼 껍데기만 남아 있었다. 도시에서도 농촌에서도 삶을 펼칠 수 없다면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은 어디를 가야 한단 말일까? 이것이 게으르고 요령밖에 모르는 젊은이들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있는 것일까?

현재의 젊은 세대는 농사를 지으며 살지 않았다. 가방을 메고 다니며 중고등교육을 받고 언젠가 졸업을 해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일꾼으로 길러졌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이 청년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고 청년들은 다시 쫓기듯 농촌을 찾는다. 그렇다면 이 세대가 농사로 밥을 벌어 먹고 살 수 있는가 물었을 때 대부분은 아니라는 답변을 한다.

청년 가운데에서는 농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현재 농촌은 농사 말고는 생계를 꾸려나갈 어떠한 기반도 없다. 청년들에게는 정년퇴직을 해서 번듯한 집 한 채 지어 편안하게 귀촌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정녕 농촌에서는 농사 그리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말고는 돈 벌이가 없단 말인가?

농업은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1차 산업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현장에 뛰어들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도시가 제안하지 못하는 새로운 삶의 형태가 농촌에서 자라날 가능성이 있을까? 이것을 정부에서 얼마나 눈여겨보고 있는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넘기 어렵게 생각되는 귀농, 귀촌의 장벽을 단지 보조금으로만 허물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정책으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그들의 다양한 삶의 방법들을 모두 끌어 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라나는 새싹들을 소중하게 살펴야 한다. 결국 도시와 농촌을 이끌어나갈 사람들은 지금의 젊은이들이고 그들의 제안과 요구들을 새겨서 듣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민을 가려고 줄을 서 있는 공항의 젊은이들을 말 없이 지켜봐야만 할 것이다.
#농촌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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