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앞 마당에 열린 '달달한' 바자회

홍동면의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 운영비 충당 위해 바자회 열어

등록 2017.12.09 17:53수정 2017.12.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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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바자회가 열렸다. 9일 오전 11시 홍동면의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에서는 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의료생협 달달한 바자회’가 1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열렸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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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바자회에서 한 주민이 모자를 구입하고 있다. ⓒ 신영근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바자회가 열렸다. 9일 오전 11시 홍동면의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아래 의료생협)에서는 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의료생협 달달한 바자회'가 1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의료생협은 지난 2015년 8월 조합원이 모여 창립총회를 거쳐 주민들의 힘으로 우리동네의원을 개원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전문가, 자본 중심의 기존 의료 체계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며 "건강한 삶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게 창립되고 개원이 된 우리동네의원은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던 작은 시골 마을에 의원이 생기니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다. 갑작스럽게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홍성읍에 있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했지만, 이들 조합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의료생협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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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의원 앞마당에서 '달달한 바자회'가 열리는 가운데,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세운 우리동네의원은 이날도 문을 열고 찾아오는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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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농회 회장 이면서 의료생협 이사인 주형로 씨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내 의원을 위해서 바자회를 열어, 조금이나마 운영에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하게 됐다”며 “또, 이런 기회를 통해서 다시 한번 이웃과 만나고 다양한 삶을 공유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신영근


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에서는 진료뿐 아니라 식습관 개선을 위한 건강교실, 요리교실 그리고 의원 앞마당에서 여는 음악회, 특강 등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달달한 바자회'도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조합원들이 자신이 집에서는 안 쓰는 물품을 가지고 나와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했다. 그러나 사실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만 운영이 되다 보니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자신들의 물건을 팔기로 한 것이다.

바자회에는 다양한 물품들이 판매되었다. 6살 아이는 집에서 먹던 사탕으로 들고 나오기도 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의류와 함께 시계, 흰떡, 마늘, 생강, 공유기 등 온갖 물품들이 판매됐다. 그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이가 판매하는 사탕으로 바자회가 열리기 전부터 또래 아이들의 최고상품이 되어 완판되었다.

이날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조합원들이 그동안 농사를 지은 먹거리와 마실거리, 떡국을 들고 나와 함께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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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 조합원들은 9일 오전 우리동네의원 앞 마당에서 '달달한 바자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바자회는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만 의원이 운영이 되다 보니,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자신들의 물건을 팔고 있는 것이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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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이 자신이 집에서는 안 쓰는 물품을 가지고 나와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귀여운 인형도 등장했다. ⓒ 신영근


이날 바자회에서 쌀과자를 만들어 판매한 의료생협 주형로 이사는 "요즘 일반 병원들은 병을 치료만 하고 있지만, 우리동네의원은 미리 주민들의 건강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며 "각종 건강교실 등을 운영하고 주민들과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 이사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내 의원을 위해서 바자회를 열어, 조금이나마 운영에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하게 됐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서 다시 한번 이웃과 만나고 다양한 삶을 공유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바자회는 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 앞마당에서 열려 의사 이훈호씨는 더욱 분주했다. 마당에 나와 바자회에 나온 물건 고르랴, 몸이 아파 의원을 찾아오는 어르신과 꼬마 손님을 진료하랴 바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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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열린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이 마련한 '달달한 바자회'에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 신영근


지난 2010년부터 마을 주민들과 인연을 맺고 의료생협 창립 당시부터 우리동네의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이씨에게 "주말에는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아픈 조합원들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언제 아프실지 모르니 의원 문을 닫을 수 없다"며 "이렇게 주민들과 어울려 소박하게 사는 삶이 정말 좋다"라고 흐뭇해 했다.

한편, 이날 열린 바자회에서 판매된 수익금 전액은 의료생협 운영비로 충당할 예정이다.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 #달달한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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