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아들에게 "독서실은 언제 졸업할래?" 물었다가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의 방법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

등록 2017.12.14 08:32수정 2017.12.14 08:32
0
원고료로 응원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이 되어 도서관을 다닌다. 나갈 채비를 마치고 나가는 아들의 등을 바라보다 답답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이렇게 내지르고 말았다.

"독서실은 언제 졸업할래? 이제 독서실 좀 그만 졸업하면 좋겠다."
"저도 최대한 빨리 그만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본인은 나보다 더 답답할텐데 괜한 소리를 했나' 뒤늦은 자책감이 밀려온다. 올바른 칭찬이나 격려의 방법에 미숙한 나는 늘 칭찬이나 격려보다는 못마땅한 점을 지적하는 비판적 어버이의 모습을 내보이곤 한다.

a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 ⓒ 철수와 영희

격려가 필요한 순간에 '용기'를 북돋워 주거나 신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지 못한 것이다. 칭찬과 격려는 꾸지람과는 달리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늘 칭찬보다는 지적의 말, 용기를 꺾는 말이 먼저 튀어 나오곤 한다.

철수와 영희 출판사의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는 10대 자녀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적절한 대화법과 제대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게 만든다.

심리학이 무엇인지, 심리학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실제로 인간 삶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쉽게 풀어낸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올바른 대화를 통해 칭찬하고 격려하는 '건강한 대화법'에 관한 부분이다.

칭찬은 주로 긍정적인 행동이나 성공적인 경험이 있을 때 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훨씬 많은 경우 실수하거나 실패하고, 때론 자신과 타인에게 실망합니다. 이런 순간이 가장 친구가 필요한 때죠. 사람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힘은 바로 '용기'에서 나옵니다. '격려'는 용기를 북돋워주는 일이에요. 자신감을 잃었을 때, 자신이 한없이 약하다고 느껴질 때 격려는 자신이 여전히 소중하다는 걸 느끼게 하고, 용기를 되찾게 합니다. 그래서 다시 문제에 솔직히 직면하고 해결할 힘을 주죠. 격려 능력은 타인과 잘 어울리는데 가장 중요한 단일 특성이기도 해요. -165쪽


놀라운 것은 돌고래도 짝사랑을 하고 실연을 당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는 사실이나, 언어적 소통을 한다는 점 등 인간과 유사한 소외나 격리, 애정의 체험을 하며 느낀다는 사실이다. 동물을 인간의 편리대로 유기하거나 인간의 입장에서 대하는 것을 제고해봐야 하는 이유다.

돌고래도 짝사랑을 하고 실연당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돌고래나 침팬지도 언어로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발견이나 동물에서 발견되는 모성애 등은 비교 심리학(동물 심리학) 분야에서 왕성히 연구한 성과랍니다.

인간이 처음으로 관계와 사회성을 체험하는 곳은 가정과 학교다. 가정에서 사회로 첫걸음을 내딛는 곳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일 것이다. 사회 심리학의 이해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가며 더 나은 삶의 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사회 심리학은 인간이 사회를 이루었을 때 나타나는 집단적인 행동과 영향력을 연구해요. '왜 사람들은 아이돌에 열광할까?' '왕따 현상은 왜 생길까?' '이미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곳에는 왜 사람들이 더 쉽게 쓰레기를 버릴까?' 같은 연구도 사회 심리학의 주제지요. 인간은 사회에 속해 살아가는 존재이고 우리 상상 이상으로 사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가 우리 행동과 판단을 다르게 결정해요. 이런 집단 속의 인간을 연구하고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는 분야가 사회 심리학이랍니다. - 31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칭찬과 격려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관심, 존중, 신뢰가 담긴 구체적인 언어로 대화와 질문을 해 긍정의 에너지를 높이고 용기를 북돋우라고 조언한다. 저자가 예로 든 진정한 칭찬의 언어들은 아래와 같다.

관심의 언어 : '집중하네' , '노력하는구나', '색다른 시도를 하는 걸" 등
존중의 언어 : '네가 선택한 대로 해 보자', '네가 그걸 하는 자체가 소중해' 등
대화와 질문 : "이 방법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 "네 생각을 설명해 줄래?" 등
신뢰의 언어 : "원하는 걸 마음껏 해봐. 결국 넌 멋진 걸 만들어 낼 거야." "네 선택은 좋은 것이라고 믿어." - 163쪽

책을 읽으며 고래도 춤추게 하는 진정한 칭찬의 방법이나 진정한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생물은 언어가 아니더라도 호불호와 진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 말을 모르는 영아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알아차리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칭찬이냐 나무람이냐의 문제에 앞서 진심이 무엇이냐, 얼마나 신뢰, 공감, 관심을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하는지 등 소통과 관계가 중요한 셈이다. 립서비스나  형식적으로 하는 수많은 칭찬의 말이나 행동보다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과 신뢰가 담긴 관심의 한 마디가 진정한 '용기'를 북돋워주는 격려가 된다.
덧붙이는 글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 글 노을이 /철수와 영희/13,000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

노을이 지음, 강병호 그림,
철수와영희, 2017


#철수와 영희 책도둑 시리즈 #심리학 #갈등해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