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장과 마주한 시민들 "산폐장 논란, 진정성 보여야"

'산폐장' 건립 논란 두고 첫 대화 나눠... 비대위 "15일까지 1인 시위를 중지"

등록 2017.12.12 11:09수정 2017.12.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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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산시장실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를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매일 시청 앞 1인시위와 천막농성을 벌이던 지곡면 오스카빌 산업폐기물 매립장 비상대책위는 처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완섭 서산시장과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사진은 이 시장관의 비공개 면단이후 서산시 관계자와 주민들이 자리를 옮겨 면담을 이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 신영근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두고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과 서산시가 한자리에 마주 앉았다.

지난 11일 오후 서산시장실에서 오스카빌 산업폐기물 매립장 비상대책위(아래 비대위)와 이완섭 서산시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 만남을 가진 것. 비대위는 산폐장 건립을 반대하며 지난 5월부터 매일 시청 앞 1인 시위를 하고, 산폐장이 들어서는 지곡면 오토밸리 산업단지 내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바 있다.

그간 주민들은 '산폐장과 관련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이완섭 서산시장과의 면담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날 이 시장과 마주 앉은 비대위는 모두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 오토밸리 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매립하고 시행사에 시장 및 시청이 강력히 촉구해줄 것 ▲ 주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적인 시설 재검토 ▲ 공사 진행 과정 철저하게 관리▲ 지난 몇 달 동안 산폐장 반대를 이유로 임명되지 못한 오스카빌 이장 임명장 교부 ▲ 다른 지역 산폐장 가동현황 및 인근 주민 피해사례들을 함께 조사 및 연구 등이다.

하지만 필자가 주민들과 이 시장의 면담 자리를 직접 취재할 순 없었다. 필자와 또 다른 기자는 비서실을 통해 방문 사실을 알렸으나, 이완섭 서산시장은 전달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약속도 없이 시장실을 들어올 수 있느냐", "여기가 기자실도 아니고 주민들 이외에는 다 나가라"며 면담 취재를 거부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비대위에 따르면, 이 시장은 "나도 서산시민이다. 시장으로서 서산시민에게 해가 될 일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일반폐기물 반입은 시장에게 권한이 있다. 폐촉법에 명시되어 있는 사항으로 산업단지 폐기물만 하게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폐장과 관련해서 지난 10월에 금강환경유역청과 충남도에 질의를 했지만 아직 답을 못 받고 있다. 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할 의무가 있다"며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걱정하는 것도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라고 해명했다.


또 "당초 사업자가 신청한 대로 지역 산업단지 폐기물만 매립하기로 되어있으니, 사업자도 법을 어기면 안 된다"며 "이와 관련해서 시에서도 관리와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서산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필요한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시장 "시민 목소리 들을 것"... 비대위 "1인시위 중단"

비대위 김옥선 부위원장은 "그동안 시에서는 할 일 다 했다고 합리화시키는 것은 안 된다. 시에서 이제까지의 모습을 보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 시민이 믿을 수 있게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와 시장의 답변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시간 끌기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서산시와 소통이 잘 될 거라고 믿고, 신뢰하는 만큼 진정성 있는 모습을 꼭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장이 공언한 대로 책임진다. 허가증에 오토밸리 내의 것(폐기물)만 매립할 것을 명시하고 위반하면 법적 제재가 들어간다"며 "시와 주민들의 갈등이 심해서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나누면서 여러 고민들을 주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산시민단체는 지난 9월부터 산폐장 공사장에서, 서산지킴이는 지난 3일부터 서산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산폐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 시장과의 면담 결과와 이행 여부가 나오는 15일까지 당분간 서산시청 앞 1인 시위를 중지한다"며 "기한 때까지 주민들의 만족한 결과와 행동이 없으면 다시 1인시위와 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산시 #산업폐기물매립장 #이완섭서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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