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한겨울 따뜻한 카페라테처럼, 당신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케이팝 쪼개듣기] 당신의 겨울 감수성 자극할 올드 팝부터 최신 가요까지

17.12.12 15:59최종업데이트17.12.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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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가상의 음악 재생 리스트 화면. ⓒ 김상화


다소 이른 한파에 몸과 마음도 추위 속에 고달프기만 한 요즘, 따뜻한 카페라테 같은 역할을 해줄 겨울 노래 10곡을 모아봤다. 연식(?)이 좀 오래된 팝 음악부터 발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곡까지.

2주도 채 남지 않은 성탄절을 위한 크리스마스 캐럴 역할도 겸해줄 이들 노래와 함께 얼마 남지 않은 2017년 12월을 즐겁게 보내시길 기대해 본다.

(모두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손쉽게 감상이 가능한 작품들로만 간추려봤다)

[하나] '성냥팔이 소녀(The Little Match Girl)' 백아연, 웬디

백아연X웬디 <성냥팔이 소녀> 싱글 표지. ⓒ SM엔터테인먼트


지난 1일 발표된 < SM스테이션 시즌 2 > 시리즈 싱글 중 하나. SM과 JYP를 대표하는 "음색 요정" 백아연과 레드벨벳 웬디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제법 큰 관심을 모았다. 동화로 유명한 "성냥팔이 소녀"의 정서를 옮겨온, 따뜻함이 필요한 당신의 차가운 마음을 녹여줄 아름다운 멜로디가 요즘 같은 날씨와도 잘 어울린다.



[둘] 'Winter Time' 스티브 밀러 밴드(Steve Miller Band)

전 세계적으론 경쾌한 로큰롤 'Abracdabra'(1983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출신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 스티브 밀러의 숨은 명곡 중 하나다.

이 팀의 1977년 걸작 음반 < Book Of Dreams >에 수록된 곡으로 도입부의 인공 바람 소리 효과 + 쓸쓸한 정서엔 최고인 하모니카 + 투박하지만 필요한 음만 또박또박 들려주는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유독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셋] 'Driving Home For Christmas' 크리스 리(Chris Rea)

'Driving Home For Christmas'가 수록된 크리스 리의 베스트 음반 < The Works > 표지. ⓒ 워너뮤직코리아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국에선 1980~1990년대에 걸쳐 다수의 인기곡 + 음반을 만들었던 허스키 보이스 + 기타 명인으로 존경받는 음악인이 바로 크리스 리다. 지난 1988년에 발표된 'Driving Home For Christmas'는 바쁜 일상을 마치고 크리스마스 귀갓길에 나선 사람들의 즐거운 마음을 담은 듯한 경쾌함이 곡 전체를 지배하는 1988년 발표곡이다.

21년이 지난 2009년에는 영국의 유명 연예인들을 초대해 뒤늦게 촬영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자선기금 마련 싱글로 재발매되면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이후 영국에선 매년 12월 UK 싱글 차트에 재진입하는 단골 캐럴로 자리 잡았다.



[넷] '눈 내리던 겨울밤' 김현식

명곡 '비처럼 음악처럼'이 수록된 1986년 작 <김현식 3집>에 담긴 발라드곡이다. 김종진(기타)-전태관(드럼)-장기호(베이스)-박성식(키보드)로 이어지는, 훗날 봄여름가을겨울, 빛과 소금이라는 팀으로 활동하게 되는 젊은 후배들의 도움에 힘입어 이 무렵 김현식은 한국적인 블루스 + 세련된 팝 음악이 어우러진 명작을 만들어낸다. 처절함을 담은 김현식의 목소리 + 김종진의 기타 솔로 + 장기호의 프렛리스 베이스 연주는 언제 들어도 마음 한구석을 처연하게 만든다.



[다섯] 'Do They Know It's Christmas?' 밴드 에이드(Band Aid)

지난 2004년에 발매된 밴드 에이드 20주년 기념 싱글 음반 < Do They Know It's Christmas?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아프리카에도 성탄절의 눈이 내릴까요?" 팝 스타들의 빈민 구호 참여(에티오피아 난민 돕기)의 시발점이 된 곡. 록 그룹 붐타운 렛츠의 리더 밥 겔도프의 주도로 모인 영국+아일랜드 올스타 음악인들의 조합인 밴드 에이드, 이듬해 미국 음악인들이 모인 USA 포 아프리카, 캐나다의 노던 라이츠로 이어지는 프로젝트 그룹들의 곡들이 1984~1985년의 팝 음악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스팅, 조지 마이클, 보노(U2), 보이 조지, 듀란 듀란, 폴 영, 필 콜린스 등 그 무렵의 톱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밴드 에이드의 이 곡은 발표와 동시에 영국 차트를 석권했고 한때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싱글 음반(300만 장 이상)이란 진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여섯] '다시 겨울' 스윗소로우

얼마 전 멤버 성진환의 활동 중단 발표로 안타까움을 자아낸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의 2008년 디지털 싱글 < SweetSorrow >에 담긴 작품이다. (이듬해 2.5집 < Songs >에 재수록)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과 함께 헤어진, 매년 겨울마다 그녀를 그리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가사로 녹여냈고 멤버들의 안정적인 보컬 + 정재일의 편곡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성진환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길 기원해 본다.



[일곱] 'Snowman' 에이프릴

올해 1월 발매된 에이프릴의 미니 3집 < Prelude > 표지. 기존 편곡을 토대로 'Snowman'을 6인 버전으로 재녹음했다. ⓒ DSP미디어


10대 소녀 감성을 깊게 품은 걸그룹 에이프릴의 2015년 12월 스페셜 싱글로 발표된 곡. (작곡팀 모노트리의 김유석, 이주형, 박아셸 작곡) 비록 인기 순위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는 사람들에겐 숨은 명곡 못잖은 대접을 받는 겨울 노래이기도 하다. "소울 충만 보이스" 채원과 하이톤의 "청량 보컬" 진솔의 매력이 유난히 돋보였던 'Snowman'은 흰 눈이 주는 포근함을 동화 같은 상큼하고 발랄한 멜로디에 잘 녹여냈다. 한편 이 곡은 멤버 재편 이후 발표된 2017년 1월 미니 음반 < Prelude >에 6인조 재녹음 버전으로 또 한 번 수록되기도 했다.



[여덟] 'In The Winter' 재니스 이언(Janis Ian)

재니스 이언은 만 15살의 나이이던 1966년 당시로선 파격적인 소재인 흑인 소년과 백인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Society's Child'라는 곡 하나로 미국 음악계를 뒤흔들었던 천재 소녀 싱어송라이터였다. 하지만 이후 오랜 슬럼프에 빠지며 음악 활동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어렵게 안착한 명문 레이블 컬럼비아에서의 두 번째 작품 < Between The Line >(1975년)은 명곡 'At Seventeen'의 인기에 힘입어 그해 미국에서만 100만 장 이상을 파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재니스에겐 그래미 어워드 여성 팝 보컬 부문 수상의 기쁨도 안겨준다. 같은 음반에 담긴 'In The Winter'는 피아노 + 소규모 관현악단의 웅장한 연주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팝 발라드로 유독 국내 음악다방 등에서 입소문으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아홉] 'A Winter Story-러브레터' 박주원

박주원의 영화 음악 리메이크 연주곡집 <집시 시네마> 표지. ⓒ JNH MUSIC


박주원은 한국에선 독보적인 집시 플라멩코 기타 연주로 첫 손에 꼽히는 명 기타리스트다. 다년간의 세션 활동 + 스페인 유학을 거치며 이제는 기타 거장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자신의 영역을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지난 2012년 발표한 크리스마스 캐럴 EP <집시 크리스마스 >도 들을 만하지만 필자는 2015년 작 <집시 시네마>에 담긴 'A Winter Story'를 추천해본다. 이 곡에선 기존 박주원의 장기인 현란한 속주 연주 대신 느린 템포의 핑거링으로 레메디오스의 피아노 연주 원곡과는 사뭇 다른 맛을 선사한다.



[열] 'Same Old Lang Syne' 댄 포겔버그(Dan Fogelberg)

지난 2007년 세상을 떠난 댄 포겔버그는 이글스, 린다 론스타트, 잭슨 브라운, 캐롤 킹 등과 더불어 1970~1980년대 미국 웨스트코스트 록 음악을 대표하던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이었다.  'Longer', 'Leader Of The Band' 같은 포크 발라드부터 'Rhythm Of The Rain' 같은 고전 팝 리메이크 등 다양한 화법의 곡들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1981년에 발매된 더블 앨범 < The Innocent Age >는 그의 최고 걸작 음반으로 손꼽힌다.

'Leader Of The Band'와 함께 본작의 대표곡이 된 'Same Old Land Syne'은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우연히 마트에서 마주친 과거 연인이던 두 남녀의 재회, 그리고 또다시 이별이라는 마치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줄거리로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을 녹인 멜로디,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올드 랭 사인'을 재해석한 색소폰 연주 조합도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겨울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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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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