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주중대사는 왜 문재인 대통령 영접 안했나

청와대 측 "난징대학살 추모행사에 참석하러 갔다"

등록 2017.12.13 17:31수정 2017.12.13 21:05
5
원고료로 응원
a

중국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중국을 국빈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전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쪽에서는 이숙순 재중국한국인회 회장과 김홍기 중국한국상회 부회장 등이, 중국 쪽에서는 쿵쉬안유 외교부 아주담당 부장조리와 추궈홍 주한대사, 판용 예빈사 부국장 등이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평가받는 노영민 주중대사는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노영민 대사가 베이징공항에 영접하러 나오지 않았는데,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 행사장에 갔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이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행사에는 상하이 총영사와 베이징대사관의 공사참사관이 가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대사가 대통령을 영접하러 공항을 나오는 것도 중요한데 그것보다는 이 나라의 중요한 국가적 행사라고 하니 대사가 직접 참석해서 뜻을 기리는 것이 좋겠다"라고 지시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문 대통령이 지시해서 노영민 대사가 공항에 영접하러 나오지 않고 난징대학살 80주년 행사장으로 갔다"라고 전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업무에 실패한 외교관은 용서받아도 의전에 실수한 외교관은 경질된다'는 과거의 관행을 깬 것으로 풀이된다. 대사의 역할을 의전보다는 주재 국가와의 교류에 중점을 둔 조치였다는 것이다.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 한중비즈니스포럼에서도 난징대학살 언급


a

재중 한국인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중국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베이징에 위치한 완다 소피텔 호텔에서 열린 재중국 한국인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난징대학살은 지난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중국 국민정부 수도 난징에서 저지른 대규모 학살사건을 말한다. 지난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은 중국 국민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뒤 다음해 2월까지 대량학살과 강간, 방화 등을 저질렀다.

중국에서는 '난징대도살(南京大屠殺)', 일본에서는 '난징사건(南京事件)'이라고 부른다. 당시 일본군에게 잔인하게 학살된 중국인 수는 20만~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지난 1946년에 도쿄에서 열린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추산한 난징대학살 피해자 규모는 15만 명 정도였다. 하지만 난징대학살 당시 국제적십자사·세계홍만자회·숭선당 등 8개 구호단체들에서 수습해 매장했다고 보고한 시신의 숫자만도 약 19만8000여 구였다. 강간 피해 여성도 수만 명에 이른다.

문 대통령도 중국 국빈 방문 첫날 행사에서 난징대학살을 기렸다. 재중 한국인 초청 간담회에서는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들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도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을 다시 언급한 뒤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가 존엄하다, 사람의 목숨과 존엄함을 어떤 이유로든 짓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인류 보편의 가치"라며 "이제 동북아도 역사를 직시하는 자세 위에서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노영민 #난징대학살 #문재인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김종인 "윤 대통령 경제에 문외한...민생 파탄나면 정권은 붕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