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자 폭행 = 문재인 정부 홀대? 이상한 보도

[주장] 불편함 넘어 불쾌한 한국 일부 언론들의 문 대통령 방중 보도

등록 2017.12.15 10:22수정 2017.12.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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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착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는 영접을 나왔어야 할 노영민 주중 대사가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각 노 대사는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이 열린 난징(南京)에 가 있었다.

문 대통령의 방중 첫날인 이날 난징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위정성 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비롯, 노 대사 등 주요국 대사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열렸다. 올해 80주년, 시 주석의 집권 2기 이후 첫 추모식이라는 의미가 겹쳐 중국 매체들도 이 추모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없는 베이징에서 교민 간담회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 CCTV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방중 사실을 정시 뉴스마다 보도하고, 한·중 관계 발전을 희망하는 양국 청년들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3불(3不)' 약속을 앞으로 어떻게 지켜나가냐에 따라 앞으로의 한·중 관계가 달려 있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빼놓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은 북핵 해결을 위해 사드에 희망을 걸지 말고 중국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사드 철수라는 중국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 사드 완전 철수 전까지 한·중 관계의 완전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가 14일자에 실은 기사 '난징 추모에 밀린 문 대통령 방중'의 전문이다. 이런 기사를 보고 있으려니 솔직히 불편함을 넘어 불쾌하다. 그러던 중 중국인 경호원들이 기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경호원들은 중국 공안 혹은 코트라가 계약했음이 밝혀졌음에도 몇몇 언론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경호실을 꼬집어 정부를 비판하기에 몰두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과 관련한 한국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해 "자살골을 넣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한국 일부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를 깎아내렸다.
"이런 보도 양국에 도움 안 돼" <환구시보>의 경고


심지어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일정에 대해 '방중 문 대통령, 두 끼 연속 혼밥... "북경 비웠다던 리커창, 북경에 있었다"' 등 마치 문 대통령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듯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싣는 데 지면을 할애했다.

<환구시보>의 기사를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 일부 매체들이 문 대통령 방중 전에 양국이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은 물론 공동기자회견도 하지 않을 예정이며 중국이 문 대통령을 이전 대통령보다 격을 낮춰 제대로 된 예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고 전하며 "이와 같은 보도는 양국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맞아도 싸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참 많이 들었지만 맞아도 싼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잘못된 보도를 한 기자였다고 하더라도 폭행이 정당화 될 수 없다. 그들의 폭력이 국내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한 보복이라 하더라도 폭행 자체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분명히 폭행을 한 그들에 대해 지적해야 마땅하고 중국에 따져야 할 문제다. 그러나 이를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홀대를 받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비쳐지도록 하는 보도는 옳은 태도가 아니다.

<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혼밥을 했다며 호도했던 기사는 청와대 누리집을 보면 얼마나 잘못된 시각으로 쓴 기사인지 확인된다. 청와대 누리집에는 이와 관련된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릴 수 있는 '중국인들과 함께한 특별한 아침'이란 제목의 짧은 글이 다음과 같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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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 「대사관 직원의 도움으로 테이블 위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68위안을 결제했는데요. 우리돈으로 11,178원 정도입니다.“이걸로 다 결제가 되는 건가요?” 중국에서는 길거리에서 파는 1위안(약 160원)짜리 간식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란 설명이 붙은 청와대 누리집의 사진 ⓒ 청와대 누리집


"중국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14일 오전 8시쯤 아침 식사를 위해 베이징 조어대 인근의 한 현지 식당을 찾았습니다.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요우티아오(油条)와 도우지앙(豆浆), 샤오롱바오(만두), 만둣국(훈둔)이 이날 메뉴. 요우티아오는 밀가루를 막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긴 꽈배기 모양의 빵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말랑 합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식 두유인 도우지앙에 적셔 먹는데, 중국 시민들의 대표적 아침 메뉴라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인들의 평범한 일상을 잠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노영민 주 중국 대사 내외와 함께한 이날 아침은 중국인들에게 다가설 기회였습니다. 문 대통령이 식당 관계자들과 '엄지 척' 기념 사진을 찍는데, 옆에서 식사를 하던 시민들이 일어나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또 대사관 직원의 도움으로 테이블 위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68위안을 결제했는데요. 우리돈으로 1만1178원 정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걸로 다 결제가 되는 것이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노영민 대사는 "중국은 대부분 모바일 결제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길거리에서 파는 1위안(약 160원)짜리 간식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죠. 아침 식사 한 끼에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핀테크 체험까지 이뤄진 셈입니다.'



문 대통령의 식사 모습은 중국 국민들에겐 상당히 파격적이며 '친서민적인 한국의 대통령'으로 보이지 '시진핑 주석에게 홀대 받는 한국의 대통령'으로 비쳐지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방중 #문재인 대통령 #기자 폭행 #조선일보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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