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어우러지겠다'는 한국당, 믿을 수 있을까

김성태 원내대표는 "사회적 약자 대변",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

등록 2017.12.15 14:32수정 2017.12.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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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와 '친홍'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7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자유한국당이 지난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에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을, 정책위의장 함진규(경기 시흥갑) 의원을 선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표를 맡고 난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원내 중심야당으로서 그동안 금수저, 웰빙, 가진 자들의 정당으로 잘못 인식되어진 오명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서민·노동자·농민이 함께 어우러져서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자유한국당은 경제 성장 발전 과정에서 소외되고 치우친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그 사람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옹호하고 그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그 사람들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는 그런 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과연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나"하는 의구심이 대기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의구심은 김성태 의원이 최근 복당한 김무성 의원의 측근이며 평소 김무성 의원과 정책적 행보를 같이 해왔다는 것으로 알려진 데도 영향을 받았다. 김무성 의원이 그동안 울산에서 보인 반 노동자적 행보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또한 14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러닝메이트로 정책의의장에 당선된 함진규 의원이 한 발언이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적극 대변·옹호하겠다"고 비정규직 보호의 뜻을 밝힌 반면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문제,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급격한 문제점들,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해외탈출까지도 걱정하는 판국이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함 정책위의장은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문제 등을 철저히 분석해 잘못된 예산이나 법안을 바로 잡아나가겠다"면서 현재 사회적으로 조성된 비정규직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당의 정책 진의에 의문표를 던졌다.

이에 노동자들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비정규직을 옹호하고 대변하겠다'고 하고 정책위의장은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되는 데 따른 문제점 바로 잡아가겠다'고 하는데 과연 누구말을 믿어야 하나"고 되물었다.

김무성 의원의 노동관은 "노조 두드려 잡아야 경제가 산다?"

그동안 김무성 의원과 뜻을 같이 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성태 원내대표가 "서민과 노동자·농민이 함께 어우러져서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함께 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궁금해 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김무성 의원의 노동관을 상기하면서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2013년 9월 25일 같은 당 강길부 의원 초청으로 울산 울주군 핵심당원 교육 초빙강사로 나서 "현대차 귀족노조를 두드려 잡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장면은 그날 저녁 방송 뉴스에서 그대로 시민들에게 전해졌다.

방송을 본 현대차노조는 "김무성 의원의 망언을 규탄한다"며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고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노조 조합원 수십 명은 얼마후 김 의원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가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무성 의원은 또한 새누리당 대표를 지내던 지난 2015년 9월 2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현대중공업의 부분파업을 두고 "우리나라 대기업,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부 과격·강성·귀족 노조다, 매년 불법 파업을 일삼았다. 불법파업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노조가) 쇠파이프로 두들겨 팼다" 등의 발언을 한 후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랬던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4.13 총선을 몇 일 앞둔 4월 10일~11일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 유세를 오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노동자에 대한 선전포고를 했다. 울산 방문에 분노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노사간 올해 임단협 협상 난항으로 노조가 9일 연속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도 회사측의 구조조정 등에 반발해 올해는 커녕 2016년 임단협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노사가 파행을 겪고 있는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김성태 원내대표의 말대로 '노동자와 함께 어우러져서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함께 하는' 정책을 내놓을 지 사뭇 궁금해진다. 
#김성태 #현대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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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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