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리커창과 '상생'의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 장더장-리커창 등 중국 지도부 인사들 잇달아 면담

등록 2017.12.15 19:39수정 2017.12.15 19:39
1
원고료로 응원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중국 지도부 인사들이 한중관계의 미래에 우호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한국의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직책)은 "(문 대통령이) 앞으로 중한관계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라고 추켜세웠고, 리커창 총리도 "중한관계의 봄날도 기대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장더장 상무위원장 "문 대통령 방중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

a

악수하는 문 대통령과 장더장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장더장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5일 오후 인민대회당 남측 접대장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2.15 ⓒ 연합뉴스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 인민대회당 접대청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장더장 상무위원장은 "어제 시진핑 주석이 대통령과 중요한 회담을 가졌고, 중한관계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전면적이고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라며 "앞으로 중한관계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 2015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과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고,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라고 친밀감을 나타냈다.

장 위원장은 "중한 양국은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의견을 같이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가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성사시켰다"라며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양국 관계 회복 발전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문 대통령의 방중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2년 전에 장더장 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제가 야당 대표로 만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눈 바 있다"라며 "특히 지금 시기가 한-중 수교 25년을 보내면서 또 새로운 25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여서 이 시기에 장 위원장과 만나는 게 더욱 뜻깊게 생각된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장 위원장이 전인대 수장으로서 중국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민법 총칙을 제정하는 등 중국 법제를 아주 크게 정비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하자 장더장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한중관계를 한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차원뿐 아니라 각계 각층 다양한 교류와 소통이 필요하다"라며 "그런 면에서 중국의 전인대와 한국 국회 간의 보다 빈번하고 긴밀한 교류 소통이 필요한데 그 점에 더욱 더 각별히 관심 가져달라"라고 요청했다.

리커창 "중한관계의 봄날 기대할 만"... 문재인 "상생의 시기"

a

문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와 반갑게 악수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2.15 ⓒ 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은 오후 4시(현지시각) 인민대회당 서대청으로 자리를 옮겨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 총리를 만났다. 리 총리는 '봄'을 화제로 한중관계의 미래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리 총리는 "지난달에 우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처음으로 만났다"라며 "그때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는 '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리 총리는 "우리는 중한 양국의 고전 시구를 이용해 봄에 대한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눴는데 대통령의 이번 베이징 방문은 마침 겨울철에 성사됐다"라며 "하지만 일주일 지나고 나서 중국에 동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동지라는 말은 바로 겨울철이 지나간다는 뜻이고 봄이 찾아온다는 뜻이다"라며 "양측은 모두 봄날의 따뜻함을 기대하고 있다, 중한관계의 봄날도 기대할 만하다"라고 한중관계의 미래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으로 시진핑 주석과는 세 번째 회담이 이뤄졌고, 총리와는 두 번째 회담을 하게 됐는데, 이것은 한-중 관계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 우리 총리와 첫 번째 만날 때까지는 6개월이 걸렸었는데, 지금 두 번째 만남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졌다"라며 "이렇게 한중관계의 회복과 발전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은 역사적으로나 또 지리적으로나 평화와 번영의 운명을 공유를 해왔다"라며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을 함께해 나가야 되는 그런 운명적인 동반자 관계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가 '봄'을 대화의 소재로 사용했다면 문 대통령은 바둑애호가답게 '바둑'을 대화에 끌어들였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바둑에 비유를 하자면 '미생'의 시기를 거쳐서 '완생'의 시기를 이루고, 또 완생을 넘어서서 앞으로 '상생'의 시기를 함께 맞이하기를 바란다"라며 "이번에 저의 방중이 완생의 시기를 넘어 상생의 시기로 나아가는 그런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양국 경제 무역부처간 채널 재가동할 수 있을 것"

문 대통령은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분야가 많다"라며 "비록 중국 정부가 관여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사드로 인해 위축된 기업과 경제분야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리 총리께서 적극 독려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리 총리는 "경제 무역 부처간 소통채널이 정지된 상태임을 잘 알고 있다"라며 "향후 양국 경제 무역부처간 채널을 재가동하고 소통을 강화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나 투자환경이 악화된 것은 아니며 중한관계가 발전하면 한국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다"라고 낙관했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되었던 양국간 협력사업이 재가동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특히 잠재력이 큰 경제, 무역, 에너지, 보건 등의 분야에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후속사업의 충실한 이행이며 많은 분야에서 성과거두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희망한다"라고 말했고, 리 총리도 "조속한 시일내 삼국간 정상회담이 개최될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화답했다.
#문재인 #리커창 #장더장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5. 5 총선 참패에도 용산 옹호하는 국힘... "철부지 정치초년생의 대권놀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