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의 70%는 금수저일까? - 유은혜 의원(경기 고양시 병) 국감발표자료 반박문

오보에 의해 만들어진 '로스쿨 = 금수저'의 실체조명

검토 완료

양필구(boxhero)등록 2017.12.19 15:57
(이 글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로스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연작기획기사중 제1호로 작성된 것입니다)

로스쿨과 관련해 가장 연관성이 깊은 키워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금수저'일 것이다. '부의 대물림의 수단인 로스쿨', '금수저의 전유물인 로스쿨', '계층간의 격차를 확대시키는 로스쿨'등 로스쿨과 관련된 이미지의 대다수는 로스쿨에 부정적이다.

이런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은 사실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로 외부에 보도되는 자료들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국감에서 유은혜 의원(경기 고양시병)이 발표한 로스쿨 소득분위 관련자료와, 이를 보도한 언론들의 보도형태이다.

유은혜 의원(경기 고양시 병)은 국정감사에서 로스쿨에 월 가계소득이 804만원(소득분위 8∼10분위)이 넘는 고소득층 자녀의 비율이 35.7%이고,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이 32.1% 인데, 이 둘을 합친 67.8%가 고소득층이라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그러면서 "장학금 지원 비율이 줄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등록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로스쿨은 고소득층만을 위한 학교로 전락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신문사는 세계일보이다. 세계일보는 이 내용을 최초로 보도하면서 '일반적으로 장학금 미신청 인원은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라는 문구를 삽입하였다. 그 후 다른 언론사들은 '로스쿨생의 70%는 금수저'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붙여 보도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내용은 진실일까? 그 대답은 단언컨대 NO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필자는 학부생과 로스쿨생의 소득분위를 비교하여 보았다(이를 위해 한국장학재단에 정보공개신청을 하였고 로스쿨과 학부 전체의 소득분위자료를 입수하였다. 그리고 보는 이들이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이를 도표화 하였다)

로스쿨생과 학부생의 소득비교 로스쿨생과 학부생의 소득차이가 크지 않음을 입증하고자 한국장학재단에서 국가장학금 산정기준에 의해 분류한 소득분위를 정리한 자료 ⓒ 양필구


필자가 입수한 소득분위 자료는 로스쿨의 경우 한국장학재단에서 장학사업을 시작한 2016년 2학기부터 17년 소득분위, 학부의 경우에는 가장 최신 자료인 2016년 자료이다. 이들 중에서 필자는 16년 1학기 학부의 자료와 17년 2학기 로스쿨의 자료를 비교분석하였다. 그 이유는 1. 양 자료가 장학금 미 신청자의 비율이 36%대로서, 비교적상에 세웠을 때 가장 자의가 개입될 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양자를 비교하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로스쿨 학생들의 집안이 학부에 비해 고소득층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로스쿨 학생들 집안의 8분위 이상 고소득층 비율은 29.8%로 17.91%인 학부와 비교했을 때 11.98%가 높다. 2. 그러나 중산층의 비율은 학부가 22.52%로 15.16%를 보인 로스쿨보다 7.36%가 높다. 3. 저소득층인 2분위 이하의 비율은 학부가 22.67%를 기록하여 로스쿨보다 4.77%가 높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자료가 로스쿨 학생들의 가계소득이 학부와 심각한 수준의 차이가 아님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학부생은 200만이 넘고, 로스쿨생은 6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학부의 저소득층이 4.77%가 높다는 점은 통계상 나오는 오차범위에 가까운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료는 학부에 비하여 로스쿨의 등록금이 높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로스쿨에 입학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세간의 평가처럼 등록금부담으로 인하여 저소득층이 로스쿨에 입학하지 못한다면, 학부의 저소득층 비율과 로스쿨의 저소득층 비율이 현격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양자는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로스쿨의 고소득층이 학부보다 12%가 높지만, 중산층은 학부가 7%가 높다는 점에서, 양자의 가계소득 차이가 심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유은혜의원(경기 고양시 병)이 결론을 도출한 방식 - 소득 8분위 이상에 미신청자를 더하여 65.9%가 금수저라는 결론 - 이 진실이라면, 우리나라 전체 학부생의 54.88%가 금수저이다. 이 결론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로스쿨생의 70%를 금수저라고 매도한 유은혜 의원의 결론도출방식과, 그것을 진실인양 과대포장하여 선전하는 언론의 보도는 과연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보도인가? 만약 이 내용에 동의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에 의한 것이지,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은 편견이요, 언론이 만든 프레임에 의한 생각의 구속이다.

특정집단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정집단에 대하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그들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건전하고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상누각 같은 인기를 얻으려 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일일 것이다. 또한 그릇된 아성을 가지고 있는 사회 기득권층을 비판할 용기가 있지 아니하면서, 기득권층으로 오인되는 이들을 공격하여 자신들이 정의로운 보도를 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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