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근 "박근혜-이재용 안가에서 한 번 더 만나"

2014년 9월 12일 첫 독대 주장... "구본무, 정몽구, 최태원 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독대해"

등록 2017.12.18 13:28수정 2017.12.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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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안봉근 긴급체포 박근혜 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 비서관이 지난 10월 31일 오전 국정원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긴급 체포되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 권우성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 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가 한 차례 더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단독면담도 인정했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이 부회장의 항소심 14차 공판을 열었다. 안 전 비서관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9일 "안 전 비서관이 최근 청와대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검찰에 구속돼 조사를 받던 중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었던 2014년 9월 15일보다 3일 전인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했다고 진술했다"며 안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증인 선서를 마친 안 전 비서관은 2014년 하반기에 있었던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의 독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 부회장을 청와대 안가로 안내한 기억이 있다"며 "당시 이 부회장과 인사했는데 연락처가 기재된 명함을 줬고,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아 휴대폰에 저장해뒀다"고 증언했다.

안 전 비서관은 독대 시기에 대해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14년 하반기인 것 같다"며 "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면담한 시기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또한, 안 전 비서관은 비슷한 시기에 구본무 회장, 정몽구 회장, 최태원 회장도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밝혔다. 안 전 비서관은 이 과정에 대해 "대기업 총수가 보통 안가에 혼자 들어오면 직접 면담 장소로 안내한 다음, 현관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얼마 후 박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과 도착하면 두 분이 말씀을 나누실 수 있도록 문을 닫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특검에 따르면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거의 매주 청와대 관저에 출입했다.


박근혜-이재용 불리해질 것으로 보여

안 전 비서관의 증언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여태껏 2014년 9월 15일 혁신센터 개소식 때 첫 독대를 가졌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 부회장 측은 "갑자기 박 전 대통령과 처음 개별적으로 만나 긴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달라고 해 이 부회장은 듣기만 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독대가 한 차례 더 있었다는 증언으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과 '뇌물에 대한 합의'에 대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가능성이 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건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한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 문건에도 2014년 9월 12일 박 전 대통령과 삼성그룹 총수가 면담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그러나 김 전 행정관은 이 부회장의 1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자세한 진술을 하지 못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김 전 행정관의 문건이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안 전 비서관에게 9월 12일 독대를 부인하는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안 전 비서관은 "9월 15일 독대도 있었고, 다른 날 한 번 더 독대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안봉근 #박근혜 #이재용 #구본무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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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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