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의 70%가 금수저라는 유은혜의원의 국정감사 발표는 타당한 것인가 - 유은혜의원 국감자료 발표 반박문

집단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잘못된 국정감사 발표,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보도하는 언론에 의해 고통받는 로스쿨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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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필구(boxhero)등록 2017.12.20 14:02
로스쿨과 관련해 가장 연관성이 깊은 키워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금수저'일 것이다. '부의 대물림의 수단인 로스쿨', '금수저의 전유물인 로스쿨', '계층간의 격차를 확대시키는 로스쿨'등 로스쿨과 관련된 이미지의 대다수는 로스쿨에 부정적이다.

이런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은 사실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로 외부에 보도되는 자료들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국감에서 유은혜 의원(경기 고양시병)이 발표한 로스쿨 소득분위 관련자료와, 이를 보도한 언론들의 보도형태이다.

유은혜 의원(경기 고양시 병)은 국정감사에서 로스쿨에 월 가계소득이 804만원(소득분위 8∼10분위)이 넘는 고소득층 자녀의 비율이 35.7%이고,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이 32.1% 인데, 이 둘을 합친 67.8%가 고소득층이라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그러면서 "장학금 지원 비율이 줄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등록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로스쿨은 고소득층만을 위한 학교로 전락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신문사는 세계일보이다. 세계일보는 이 내용을 최초로 보도하면서 '일반적으로 장학금 미신청 인원은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라는 문구를 삽입하였다. 그 후 다른 언론사들은 '로스쿨생의 70%는 금수저'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붙여 보도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내용은 진실일까? 그 대답은 단언컨대 NO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학부생과 로스쿨생의 한국장학재단의 산정기준에 따른 소득분위를 비교분석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로스쿨생과 학부생의 소득비교 - 유은혜의원 산정기준 유은혜의원의 산정기준에 따른 학부와 로스쿨의 소득비교 ⓒ 양필구


양자를 비교하였을 때 1. 로스쿨 학생들의 고소득층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로스쿨 학생들 집안의 8분위 이상 고소득층은 29.8%로 17.91%인 학부와 비교했을 때 11.98%가 높다. 2. 그러나 중산층은 학부가 22.52%로 15.16%를 보인 로스쿨보다 7.36%가 높다. 3. 저소득층인 2분위 이하는 학부가 22.67%를 기록하여 로스쿨보다 4.77%가 높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필자는 이 자료가 유은혜의원이 국감에서 발표한 내용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먼저 저소득층의 차이는, 학부생은 200만이 넘고, 로스쿨생은 6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학부의 저소득층이 4.77%가 높다는 점은 통계상 나오는 오차범위에 가까운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리고 이 자료는 학부에 비하여 로스쿨의 등록금이 높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로스쿨에 입학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세간의 평가처럼 등록금부담으로 인하여 저소득층이 로스쿨에 입학하지 못한다면, 학부의 저소득층 비율과 로스쿨의 저소득층 비율이 현격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양자는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로스쿨의 고소득층이 학부보다 12%가 높지만, 중산층은 학부가 7%가 높다는 점에서, 양자의 가계소득 차이가 심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유은혜의원(경기 고양시 병)이 결론을 도출한 방식 - 소득 8분위 이상에 미신청자를 더하여 65.9%가 금수저라는 결론 - 이 진실이라면, 우리나라 전체 학부생의 54.88%가 금수저이다. 이 결론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로스쿨생과 학부생의 소득비교 - 미 산정자를 제외한 소득분위 비교 미신청자를 제외한 상태에서의 소득비교이다. 로스쿨의 고소득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학부와 로스쿨의 차이를 파악하지 않은 결과로 인한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기사에 수록되어 있다 ⓒ 양필구


도표 2는 미신청자를 제외한 상태에서 소득분위의 비율을 파악한 것이다. 분모가 축소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분자의 수치가 커질 수밖에 없으며, 차이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쟁점이 될 만한 부분은 고소득자의 세부적인 비율이다. 학부의 경우 8분위 소득자가 103,174명(7.1%), 9분위 소득자가 112,602(7.85%), 10분위 소득자(13.01%)이고, 로스쿨의 경우 8분위 271명(6.76%), 9분위 339명 (8.46%). 10분위 1330명 (33.20%)이다.

여기서 로스쿨이 금수저집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로스쿨의 10분위 소득자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학부와 로스쿨의 차이점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린 잘못된 결론이다.

학부와 로스쿨은 장학금 지급에 있어 그 방식에 차이가 있다. 학부의 경우외부의 장학금을 받더라도 그 금액이 등록금 전액에 미치지 않으면 중복수혜가 가능하다. 따라서 저소득층은 한국장학재단에 장학금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더불어 성적위주의 장학금이 줄어들고 가계소득 위주의 장학금이 주류인 현제, 저소득층이 장학금을 신청할 요소가 크다.

하지만 로스쿨의 경우, 차상위계층 및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에는 장학금을 입학할 때부터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장학금을 지급받는 저소득층은 다른 장학금 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난다. 반면 고소득층의 경우에는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성적우수장학, 그것도 아니면 한국장학재단에서 고소득층에도 지급하는 일부의 국가장학금 뿐이기 때문에, 로스쿨은 고소득층이 장학금을 신청할 요소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의 저소득층 차이가 7%라는 것은, 언론에서 말하는 '저소득층은 등록금 부담 때문에 로스쿨에 진학하지 못한다.'라는 주장이 완전히 틀렸음을 의미한다. 더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특별전형의 5%에서 7%의 확대가 실현된다면, 이 7%의 차이마저도 오차범위 이내로 사라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 크게 쟁점화 될 수 있는 부분이 10분위 소득자의 비율이다. 학부의 경우에는 13%이지만 로스쿨의 경우에는 33.20%로 차이가 극심해 보인다. 그러나 이는 분모의 숫자가 적은 통계의 맹점이 드러나는 것이며, 로스쿨의 인적구성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이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사례를 들고자 한다.

1. 평범한 청년 갑(甲)이 있다. 갑은 동생이 있다. 갑의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에서 월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어머니는 식당을 하셔서 한달에 150만원을 받는다. 이 상태에서 갑이 대학을 가면 소득분위는 얼마인가?

2. 평범한 청년 갑(甲)은 군대를 다녀오고, 학부를 졸업하여 3년간 직장생활을 하였다. 갑의 월급은 250만원 정도였다. 갑은 원룸전세금 3천만원을 장만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동안에 아버지의 월급은 연4%씩 10년간 올라 400만원 정도가 되었다. 어머니의 월급은 여전히 150만원이다. 월세방에 살던 갑(甲)의 집은 보증금 7천을 마련하여 구형 아파트 전세를 얻었다. 그리고 중형 중고차를 매입하였다. 갑이 로스쿨에 입학했을 때 소득분위는 얼마인가?

사례 1의 경우 갑(甲)의 소득분위는 2분위이다. 소득분위가 3분위가 되려면 403만원 이상 소득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즉 갑은 저소득층의 가정이다. 그러나 사례 2가 되면 갑(甲)의 소득분위는 10분위가 된다. 사람들은 소득분위가 10분위가 되면 집 차 예금을 다 제외하고 가계 월 소득이 1295만원이 넘는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국가장학금의 가계소득산정은 집 차 예금 등 가지고 있는 재산도 다 소득으로 환산하여 등급을 책정한다. 결국 갑(甲)의 가정은 원룸전세금과 보증금 그리고 중고차(이것도 매입가격이 아니라 차의 등급에 따른 원가로 책정)까지 소득으로 책정이 되어서 월 1295만원 이상의 소득을 거두는 10분위 가정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갑(甲)의 가정이 유은혜의원이 말하는 금수저인가? 세계일보에서 말하는 일반적 고소득층인가? 다른 언론에서 말하는 부를 대물림하려는 기득권층인가? 갑(甲)은 어디에도 해당되는바가 없다. 10년전 갑이 학부에 입학했을 때와 비교하였을 때 사는 모습이 조금은 좋아졌겠지만, 여전히 그냥 평범한 서민층의 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의 소득분위 산정은 고등학교를 바로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것이다(이런 산정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지극히 타당한 것이다. 하지만 학부를 기준으로 로스쿨의 소득구조를 파악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이 모델에 의한다면 똑같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도 1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소득분위를 산정한다면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중산층은 고소득층으로 고소득층은 10분위를 초월하는 초고소득층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학부의 1명은 1/140만이고 로스쿨의 경우에는 1/6천이다. 1명이 통계의 %에 주는 비중의 차이는 235배이다. 당연히 로스쿨이 한명 한명이 가지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로스쿨에 직장을 다니다 온 사람의 비중이 10%라고 할 때 이들이 도표2의 통계에 미치는 %는 15%이다. 이들을 합리적으로 재분배한다면 학부와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결국 유은혜의원은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로스쿨생의 65%가 금수저라는 잘못된 보도를 한 것이다. 이는 자신이 제시한 기준을 가지고 상황을 파악하였을 때도 타당하지 않은 결과를 도출하고,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파악해도 잘못된 결과를 도출하며, 특성이 다른 집단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음으로서 본인과 본인 의원실의 무능함만을 드러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국정감사결과를 그대로 보도한 세계일보를 비롯한 언론의 행태 역시, 국회의원의 보도자료를 분석하지 않고 그대로 복사하여 보도하였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정집단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정집단에 대하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그들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건전하고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상누각 같은 인기를 얻으려 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일일 것이다. 또한 그릇된 아성을 가지고 있는 사회 기득권층을 비판할 용기가 있지 아니하면서, 기득권층으로 오인되는 이들을 공격하여 자신들이 정의로운 보도를 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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