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들고 MB 집 앞까지 찾아갔습니다

시민이 직접 뽑은 상, 환경 부정의 상을 제정하다

등록 2017.12.22 09:39수정 2017.12.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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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환경 부정의 상'을 제정하다

'환경 부정의'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다면 단박에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환경'이란 단어는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지만 이 평범한 단어와 '부정의'가 어울리기엔 다소 쌩뚱맞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정의'라는 개념이 있지만 이 단어 또한 실생활에서 만나기는 어려울 테니 '환경 부정의'가 낯선 것은 당연하다.

환경정의는 '인간은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한다. 즉 '환경의 혜택이 특정 집단에게 집중되지 않으며, 어떤 사건의 발생 과정과 결과에서 불평등한 환경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환경 부정의는 그의 반대 개념으로 평등하지 않은 환경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이른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다양한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나의 일이 아니라면 관심을 기울이기 쉽지 않다. 이에 (사)환경정의는 『환경 부정의 상』과 『숨은 환경 부정의 상』을 제정하여 주변의 환경문제와 환경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 피해 원인자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고자 한다.

'환경 부정의 상'의 제정은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언론에 보도된 환경이슈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였다. 6만 3천여 개의 기사를 분석해 그동안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총 29개의 예비후보들을 고를 수 있었다. 구미 불산사고, 제주 강정마을, 미군기지 환경오염까지 뉴스에서 한 번은 보았을 이슈들이 후보에 올랐다. 이 중 환경부정의상 실행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 9개의 후보가 선정되었다.

시민이 직접 뽑은 상!

환경 부정의 상의 최종 선정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진행되었다. 시민선정위원단의 선택을 통해 가장 최악으로 뽑힌 이슈는 지난 10년 가장 사회적 관심이 큰 환경문제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시민선정위원으로 신청한 273명 중 193명이 최종 선정위원으로 평가에 참여하여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투표를 진행하였다.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층위의 시민들이 참여해준 덕분에 의미 있는 선정과정이 될 수 있었다.


주요 평가 부분은 총 6항목으로 피해의 심각성, 피해의 불공정성, 미래세대의 피해, 추진과정의 정당성, 민주적 결정과정, 피해의 보상과 대책이며 세부 질문 10개로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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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부정의 상 시민선정위원 투표 현장 환경 부정의 상 시민선정위원들의 투표가 진행 중이다. ⓒ 환경정의


*후보별 최종점수 : 1순위 3점, 2순위 2점, 3순위 1점

후보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4대강 살리기
가축
전염병과 매몰
국토
난개발
이상
기후와 지구
온난화
미군
기지
환경
오염
국립공원케이블카
핵발전
위험
가습기
살균제와 유해물질
최종
점수
1,571
2,781
784
927
735
827
463
2,156
1,363

 
* 6개분야 10개 항목의 평가에서 우선순위별로 3개의 사례를 선택하도록 했으며 1순위 3점, 2순위 2점, 3순위 1점을 점수를 부여

제1회 환경 부정의 상에 선정된 사업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놀랍지도 않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수상은 여러 가지 사안을 생각하게 했다. 모든 방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2017년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불명예스러운 이 상에 선정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각종 복지 예산을 삭감하여 마련한 국민 세금 22조 2천억 원이 이 사업으로 낭비되었고, 관계법령을 고쳐면서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를 가져왔다.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은 사업의 부당성·피해의 심각성·피해의 보상과 대책 미비라는 측면에서 '4대강 살리기'를 기억하고 있고 해결책을 원하고 있다.

당신의 집 50M 앞

환경 부정의 상 1위로 뽑힌 4대강 살리기에 대한 시상식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진행되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그 강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남생이, 귀이빨대칭이, 꾸구리 등 그들의 사진을 뽑아 상장과 함께 그의 집 50M 앞에 다다랐다. 이 불명예가 그의 귀에 가닿을지는 몰라도 시민들은 4대강 살리기가 첫 번째 환경 부정의 상으로 시상되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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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환경 부정의 상 시상식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50M 앞에서 '4대강 살리기'가 부정의 상에 선정되었음을 시상하고 있다 ⓒ 환경정의


'숨은' 부정의 상도 드립니다

6만 3천여 개의 언론 기사를 살펴보던 중 지역에서 발생했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 약자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부정의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역의 환경문제가 전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한 숨겨진 부정의 피해 사례를 알리고, 관심과 대안을 찾기 위해 '숨은 환경부정의 상"을 함께 제정·발표하였다.

지역의 '숨은' 부정의 상은 '청양 강정리의 석면광산 주민 피해'로 선정되었다. 석면광산이 폐쇄된 후 그 위에 지어진 건설폐기물처리장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석면피해가 돌아갔다. 2011년 석면 피해 구제제도가 실시되면서 강정리 마을에서는 13명이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인정받았다. 이 중 7명은 사망했고, 2011년 이전에도 폐암으로 죽은 사람만 30명이다.

훼손된 산지를 복구한다는 명목으로 석면이 포함된 사문석과 건설폐기물을 파쇄한 순환토사를 불법 매립하여 토양과 수질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석면광산과 관련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한 점과 피해의 보상과 대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숨은' 부정의상으로 선정되었다.

(사)환경정의는 시민과 함께 환경 부정의를 감시하고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환경 부정의 상'을 시상할 것이다.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을 지키고, 환경불평등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에 회차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환경정의 #환경 부정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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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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