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주35시간 도입', 최저임금 상승 무력화 꼼수"

마트산업노동조합, 창원-부산 기자회견 열어 지적 ... "정부가 대책 세워야"

등록 2017.12.22 10:08수정 2017.12.22 10:08
0
원고료로 응원
"인력 충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소득 상승 없는 최저임금 인상. 이것이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이 목표로 하는 것인가. 사용자들의 꼼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대책을 밝혀라."

신세계·이마트가 '주 35시간제 도입'을 발표하자 노동계가 '고용 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기만이고, 최저임금 꼼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트노조는 21일 민중당 경남도당과 경남도청에서, 22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매장) 서면점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 노동자를 절망으로 내모는 신세계·이마트를 규탄한다고 했다.

신세계·이마트는 하루 근무 시간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여 '주 35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월 209시간의 최저임금 적용을 월 183시간 기준의 최저시급을 적용하게 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시급 1만원이 되면 월 209만원이 아니라 183만원만 줘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 된다고 보고 있다. 노동계는 "주 35시간 도입제는 최저임금 무력화 목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 임금총액 인상을 회피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 보고 있다.

내년에는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임금은 올해와 비슷해진다는 것.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시급)으로 209시간이면 월 135만 2230원인데, 내년 최저임금 7530원에 183시간이면 월 137만 7990원이 된다.

또 '주 35시간'으로 바뀌면, 오전조와 오후조가 동시에 근무하는 시간이 2시간 줄어들고, 줄어든 시간만큼 노동강도는 늘어나며, 사용자의 인건비는 줄어든다고 노동계는 보고 있다.


a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신세계이마트가 내건 '주 35시간 도입'에 반대하며 "고용도 소득상승도 없는 근로시간단축을 규탄한다"고 했다. ⓒ 마트노조


마트노조는 "신세계·이마트의 '주 35시간제'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맞대응 선언일 뿐"이라며 "지금 정부는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좋은 일자리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은 중요하다. 또한 일자리 창출의 확실한 방안이다. 그러나 최저임금노동자에게는 '어떤 노동시간 단축'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2018년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 월급 157만 3770원. 이마트 전문직 노동자들의 시급은 8644원, 월급은 158만 2000원. 정부가 고시한 최저임금 월급액보다 고작 8230원 많다"며 "그러나 신세계·이마트의 꼼수는 이렇게 단순비교하면 잘 보이지 않는다. 본질은 2020년 최저임금 시급 1만원까지의 단계적 인상흐름을 한꺼번에 봐야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209시간 노동자는 209만원, 183시간인 이마트 노동자는 183만원이다"고 했다.

이들은 "신세계·이마트가 최저임금 위반을 회피하면서, 이마트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면 되는 월 최소지급액은 2020년으로 갈수록 월급총액이 최저임금 월급액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래도 '임금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인가?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라 했다.

노동시간은 단축됐는데 인력충원 계획은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마트노조는 "신세계·이마트가 주 35시간으로 변경하면, 현장에서는 오전조와 오후조가 동시에 근무하는 시간이 2시간 줄어들게 된다. 줄어든 2시간만큼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늘어나고, 사용자의 인건비는 줄어든다"고 했다.

이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절감된 인건비는 인력충원, 신규고용으로 재투자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꼼수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만약 신세계·이마트가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강도 강화를 노동자들에게 수용하라고 하려면, 적어도 노동강도 강화에 상응하는 시간당 임금의 인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마트노조는 "단지 신세계·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일방적이고 변칙적인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강도 강화 조치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시차근무·변형근로 등을 통한 출퇴근시간의 임의조정을 통해 단위시간 당 인력을 감축하는 방법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노동강도 강화를 꾀하는 사용자들의 꼼수는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이미 지급되는 있고 임금항목의 통폐합 등 미세조정, 유급휴일 인정시간 숫자 줄이기 등 월급총액은 그대로 두고 시급 숫자만 늘이는 '창의적 산수'는 이미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획책되고 있다"고 했다.

마트노조는 "이대로 가면 노동자들의 월 소득은 한 푼도 오르지 않는다"며 "이대로 가면 노동시간 단축은 과도한 노동강도 강화와 산재로 이어질 뿐이다. 사용자들의 일방적인 취업규칙 변경 등 최저임금 인상 물타기에 대해 적극적인 근로감독을 요청해도 노동부 각 지청은 뒷짐 지고 노사간 대화를 주선하겠다고만 하는 실정"이라 했다.

마트노조는 이마트노조, 홈플러스노조, 롯데마트노조가 지난 11월 통합해 만들었고, 전국 10개 지역본부와 매장별 103개 지회를 두고 있다.
#최저임금 #마트산업노동조합 #민중당 경남도당 #민주노총 부산본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