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2년 구형에
삼성 변호인단, "올림픽 유치했는데"

특검 "이 사건은 삼성의 오점" VS 삼성 "국정농단 피해자", 재판부 2월 5일 선고

등록 2017.12.27 21:49수정 2017.12.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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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재판 출석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 312호 법정. 이날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때와 같은 형량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항소심에서 새롭게 드러난 '이재용-박근혜의 0차 독대' 등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은 삼성 그룹에서 지울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검과 이재용 부회장 사이의 날선 공방도 이어졌다. (관련기사:특검, '삼성 뇌물죄' 이재용에 징역 12년 구형)

이 부회장은 2014년 청와대 안가 면담(이른바 0차 독대)을 두고, "제가 그걸 기억 못하면 치매"라는 말까지 써가며 강하게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미 1심에서 인정된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3차례 단독 면담외에 '추가 면담' 사실을 공개하면서, 공소장까지 바꾸기도 했다.

박 특검은 "이 법정은 재벌의 위법한 경영권 승계에 경종을 울리고 재벌 총수와 정치권력 간의 검은 거래를 뇌물죄로 단죄하기 위한 자리"라며 "국민은 더 이상 정치권력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배한 재벌의 특권이 이 나라에서 통용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 변호인단쪽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과 정유라씨 승마지원 등을 '공익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특검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 특검은 "최씨를 위해 고가의 말을 사주고, 거액 자금을 공여한 행위를 하던 그해, 삼성은 한 시민단체에 모질게 후원금을 중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뇌물이 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하는 피고인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수준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의 12년 구형에, '평창 올림픽' 카드 꺼낸 삼성 변호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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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받은 삼성 전 임원들 ⓒ 권우성


삼성쪽 변호인단은 1심때와 마찬가지로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자' 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 특검의 뇌물 공여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부인으로 일관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오는 2월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언급하며, 올림픽 유치과정에서의 삼성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 변호인단 이인재 변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회장을 역임했고, 장시간 혼신의 노력 끝에 평창올림픽 유치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그룹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1000억원 이상 후원했고, 빙상연맹 회장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또 "평창 올림픽 개최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뛰고 있어야 할 피고인들의 현재 모습이 안타깝다"고 변론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의 올림픽 언급은, 그동안 삼성이 스포츠와 문화 등 분야에서 후원을 해왔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따라서 승마와 재단지원 역시 공익적인 활동의 일환이었다는 것이 삼성쪽 변호인단의 이야기다.

이 변호사는 "또 그밖에 피고인들은 스포츠 발전과 국위선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 요청에 따라 재단 등에 후원을 했고,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생각조차 못했다. 피고인들은 기업권 자유를 침해당한 피해자일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피고인들은 단 한 번도 박 전 대통령을 통해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그것을 전제하더라도 그런 행위가 국정농단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또 "강압과 요구 때문에 돈을 낸 다른 기업과 뭐가 다르기에 삼성한테만 그러나"고 반박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은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보고 읽어 내려갔다. 10여분 동안 이뤄진 진술에서 이 부회장은 "세계적인 초일류기업 리더로 인정받고 싶다는 제 꿈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도와줘도 이룰 수 없는 일"이라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저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시작됐다.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제가 다 지겠다"면서도 "대통령이 도와준다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승승장구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이런 제가 왜 뇌물을 청탁하겠나"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관련 기사: "이 모든 게 박근혜와의 독대로 시작" 이재용의 최후진술)

하지만 검찰쪽 반응은 냉랭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이 (평창올림픽에) 노력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정유라 승마지원이나 재단지원과 엮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월 5일 오후 2시에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 최순실씨는 그보다 앞선 1월 26일 선고가 예정돼있다.

#이재용 #삼성 #최순실 #정유라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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