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같은 연예계 취재현장에서 시민기자로 사는 법

[특별상 수상 소감] 똑같은 기사보다 '다른' 기사를 쓰려고 애썼습니다

등록 2017.12.30 11:11수정 2017.12.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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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17 특별상' 수상자로 박종대 성하훈 기자를 선정했습니다. '특별상'은 한 해 동안 좋은 기사와 기획 등으로 활약한 시민기자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18년 2월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7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18 2월22일상', '2017 올해의 기사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 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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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전경. ⓒ 부산국제영화제


뛰어난 영화 기자들이 많은 취재 현장은 정글과도 같다. 수많은 눈과 귀가 주시하는 현장에서는 행여나 뒤떨어질까 긴장감을 늦추기 어렵다. 신속하게 기사를 쓰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자들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아무리 빨리 쓴다고 애써도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실시간으로 빠른 기사를 보내는 재주가 부럽기도 하다.

사진도 직접 정리해야 하는 데다 뭔가 새로운 내용을 넣으려면 꼼꼼하게 살펴봐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급하게 기사를 보낸다 해도 오자와 탈자 또는 추가로 넣어야 할 내용들이 생기거나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기자들을 쫓아가려고 애써봤자 확연한 기량 차이만 드러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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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장에서 갖는 고민은 비슷비슷한 기사가 아닌 뭔가 '다른' 기사다. 붕어빵 찍어 내듯 천편일률적인 내용보다는, 이미 나온 기사에는 없는 새로운 내용을 집어넣기 위해 고민한다. 차별성 있게 써야, 속보 경쟁에서 떨어진 것을 만회할 수 있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사안의 흐름 정도는 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단선적인 기사가 아닌 배경과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큰 의미 없는 비슷비슷한 기사를 시간이 흘러 관심이 희석돼 가는 시점에서 내놓을 수밖에 없다. 어떤 회의감이 생기는 순간이기도 하다.

결국 경쟁력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것을 게을리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발품과 취재원들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딱히 현안이 없더라도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그 의미 없게 들리던 이야기들 중에서 중요한 알맹이를 건지게 된다. 인간관계가 쌓이면 정보가 들어오고 그 과정에서 쌓인 신뢰는 '다른 기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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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오마이뉴스 '특별상'을 수상한 성하훈 기자 ⓒ 성하훈


프리랜서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입장이라고 해도 사안에 따라 <오마이뉴스>라는 매체를 대표해서 취재하게 된다. 이때 매체의 영향력은 중요하게 작용한다. 취재원들이 정보를 주거나 제보를 하는 것은 지금껏 쌓인 <오마이뉴스>에 대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다.


천편일률적인 기사보다는 색다른 기사를 기대하는 마음이 그런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고, 그 덕분에 새로운 기사를 쓸 수 있게 된다. 비슷한 사안이라도 다른 매체에 비해 조금 더 강하게 쓸 수 있고, 다른 기자들은 머뭇거릴 수 있는 기사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실릴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지속적인 관계성과 끊임없는 보도가 취재원들의 신뢰를 얻어내는 방법이듯, 꾸준히 기복 없이 오래 쓰는 것 역시도 쌓인 신뢰감을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그렇게 더 열심히 뛰어 달라는 의미가 다양한 상의 형태로 전달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오마이뉴스>가 주는 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특별상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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