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에 진정 제기, 업무방해죄로 고소한다는 회사

[뉴스속의 노동법 61] 근로자의 권리행사와 형법상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등록 2018.01.07 17:48수정 2018.01.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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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가 퇴직 후 근로관계를 둘러싼 법률적 문제를 노동청이나 노동위원회에 제기하게 될 때, 간혹 사용자로부터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는 경고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사용자가 강경하게 나올 경우 근로자로서는 일이 너무 커지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가 형사 처벌을 받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에 결국 노동청 진정, 고소,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하면서 아무런 권리구제도 받지 못하고 사건을 마무리하게 되는 사례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구제 신청이 정말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동조 제2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과 같다"고 하여 업무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다.

즉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①사람의 업무를, ② 허위의 사실 유포 기타 위계 또는 위력, 정보처리장치를 손괴,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③타인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과 의사를 가지고, ④방해 또는 방해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현실적 결과 발생은 불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있다.

법원은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한편,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손괴, 방해 등에 대해서는 예컨대 홈페이지 관리자인 근로자가 회사의 웹서버를 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동안 입력하여 두었던 홈페이지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단지 후임자 등에게 알려 주지 않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인사발령, 해고 등을 당하여 관리권한을 상실한 상태에서 웹서버에 접속하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하는 행위 정도를 의미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근로자가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과 같은 사항에 대해서 사업주를 대상으로 노동청에 진정 또는 고소를 제기한 경우, 사용자의 "①근로자의 진정, 고소로 인해 노동청에 수차례 출석해야 함으로 인해 또는, ②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체불임금 독촉 등으로 전화연락을 하는 바람에 업무를 방해받았으므로 업무방해죄로 근로자를 고소하겠다" 와 같은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다.

또한 근로자가 해고를 다투면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것 역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 중 단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심지어, 근로자가 해고를 당하여 고의적으로 노트북 및 웹서버의 비밀번호를 후임자에게 알려주지 않거나 무단결근 하는 등으로 인수인계를 완벽히 마무리 하지 못했다고 하여도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는 않는 것이다.

근로자는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법령에 따라 노동위원회, 노동청에 법률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사용자는 노동관계 법령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설령 그것이 악의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인정하고 근로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법률적 문제제기를 한 근로자에게 아무런 법률적 근거도 없이 막연히 업무방해죄로 근로자를 고소하겠다고 윽박지르는 사용자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근로자들이 이러한 사업주의 협박성 발언에 흔들려 정당한 권리행사를 포기하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후록 시민기자는 공인노무사입니다. 해당 기사는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lhrdream 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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