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MB, 형사책임 물어야""현직이면 탄핵"

김태영 전 국방장관 협약 전말 공개 경악.... "문제 일어나면 그때 국회 비준"

등록 2018.01.09 12:22수정 2018.01.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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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전 국방장관(2010년 자료사진) ⓒ 유성호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중앙일보>의 "UAE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은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렇게 생각하자. UAE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가 되기로 한 거다. 그런 차원에서 UAE에 어려움이 생기면 돕기로 약속했다. 그렇다고 만일 UAE에 한국군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국회의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이 UAE와 체결한 비밀군사협정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시인한 김 전 장관은 더 놀라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국회의 비준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 제일 큰 문제는 국회에 가져갔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동안 공들인 게 다 무너지는 거다. 그래서 내가 책임을 지고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시각에선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2009년엔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 UAE와 우애·신뢰를 쌓기 위해 비공개로 추진한 것뿐이었다."

9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김태영 전 국방장관의 인터뷰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질 기세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 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전직 장관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힘든 답변까지 나왔으니 당연한 일이다.

박지원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형사적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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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0일 당시 UAE 공항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헌법을 무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현직 대통령이면 탄핵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박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의 불법·탈법 적폐가 만천하에 또 하나 추가된 것"이라면서 "헌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헌법을 무시한 적폐 세력인 MB, 그리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후예들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는 등 엄중한 조치를 해야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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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10월 16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박 전 대표는 "UAE 위기시 우리 정부가 군대를 자동 파병하는 초법적 합의는 반드시 국회 비준 동의를 받도록 우리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며 "국익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하지만 사전 설명이 있었어야 한다. 헌법과 제반 법을 위반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방문을 한국당, 바른정당은 얼마나 많은 의혹을 제기하며 비난했나"라며 "의혹을 증폭시킨 한국당, 바른정당도 책임을 면키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박 전 대표는 "오늘까지 의혹만 증폭시킨 청와대와 국회의 미숙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제 정부와 국회는 UAE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국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국회 비준 혹은 파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대 "현직 대통령이면 탄핵감... 명백한 반헌법적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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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권우성


김종대 의원은 9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이면합의는 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해 온 당시 국정 최고 책임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자성은커녕 오도된 정치 공세로 일관해 온 자유한국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그리고 "장기적 안목에서 그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그는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중동 수니파 국가와 사실상 동맹, 형제국이 되었다는 점", "UAE에 파견된 우리 특전사 병력은 유사시 중동 분쟁에 자동 개입 인계철선(Trip Wire)이 되어 이제 UAE 동의 없이는 철군이 어려워졌다는 점", "헌정 최초로 제3국과 동맹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한미 관계에 중요한 걸림돌이 된다는 점"등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진실이 밝혀진 이 시점에서 기쁨보다는 참담함이 앞선다"고 했다. "정치가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것인가?"란 질문도 던졌다. "자유한국당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원전 정책 변경에 따른 반발' 등 확인도 되지 않은 엉터리 정치공세로 일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태영 전 장관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자유한국당 등이 또 무슨 엉터리 논리로 자기 합리화를 꾀할지 모르겠다"며 "국회에 보고 및 동의도 구하지 않고 유사시 우리 군의 자동개입을 약속한 협정을 체결하고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는 것은 명백히 반헙법적, 반민주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원전 수주라는 눈앞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군대를 흥정대상으로 해 국회와 국민, 상대국을 기망한 죄는 현직이라고 하면 탄핵감"이라면서 "지금의 사태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무책임한 문제 제기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정부가 모호한 해명으로 키운 면도 있다. 가능한 선에서 진실을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러난 'UAE 군사협약' 전말... 김종대 "MB, 현직이었다면 탄핵감" ⓒ 홍성민


#김태영 #UAE비밀협정 #박지원 #김종대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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