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UAE 협정 서명 당사자는 유명환, 만나자니 도망가더라"

[스팟인터뷰] "김태영 인터뷰에 속았다, 11월 MB 바레인 방문 수상"

등록 2018.01.17 16:56수정 2018.01.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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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동으로 출국하기 위해 2017년 11월 12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김종대 정의당 의원(비례)이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책임지고 군사협정을 비공개하자고 했다'고 폭로한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의 증언(지난 9일, <중앙일보>)을 두고 "당시 인터뷰에 깜빡 속아넘어갔다. 그 인터뷰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꼬리를 자르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UAE 관련 의혹에 대한)자유한국당의 프레임에 나도 끌려왔다. 잘못 알았던 부분이 있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UAE 비밀군사협정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태영 전 장관이 "자신이 판단해서 서명을 했다"고 한 것은 가서명 단계였고, 본 서명은 MB의 개입 하에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의 서명에 의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유명환 전 장관에게 사실 확인 차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께 내가 직접 만나자고 했더니 이미 다 봉합된 문제라고 사양하시더라"라며 "유 전 장관이 한사코 못 만나겠다는 걸보고 당사자가 맞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내가 확인하고 연락한 걸 알고 놀라서 도망간 것"이라고 했다.

"11월 중순 MB 바레인 방문 후 꼬였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몰랐다는 김태영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비밀협정의 실체가 확인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쳤다"라며 "외국과의 외교 협정을 체결할 때 그 주체는 국방장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식 서명을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작 따로 있었다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2009년 11월 국방부 장관의 서명은 가서명에 불과했고 그 해 12월에 본 서명을 한 별도의 절차가 존재했다. 이 단계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라고 직격하며 "이걸 김태영 전 장관은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정부조직법을 들춰보면 알 수 있었던 일을 깜박 생략한 탓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UAE 비밀군사협정 관련 의혹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오던 김 의원은 이어 "정작 중요한 의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난 12월 UAE 방문이 아니라 11월 중순 MB의 중동방문 의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B는 문재인 정부가 점차 진실에 접근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중동으로 날아갔다"라며 "MB 방문 직후부터 갑자기 UAE가 우리에게 강경하게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초 송영무 국방부 장관 방문 직후부터 UAE가 강경하게 나오기 시작했다"는 지금까지 저의 발언은 잘못된 것으로 정정한다"며 "문제의 핵심은 송영무가 아니라 바로 MB라는 점, 그리고 작년 11월에 UAE를 사이에 두고 미묘한 게임이 MB와 문재인 정부 간에 전개되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사가 완료되면 이 분들의 거짓말, 낱낱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17일 김종대 의원과 <오마이뉴스>의 일문일답.

"'송영무·임종석 책임론' 자유한국당 프레임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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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의당 의원(자료사진) ⓒ 권우성


- 페이스북에서 "11월 중순의 MB의 중동방문이 의혹이다. MB 방문 직후부터 갑자기 UAE가 우리에게 강경하게 나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아니, 최근에 자유한국당 프레임이 뭡니까.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17년 11월)가서 사달 났다, 그러니까 국정조사 해야 한다, 그걸 임종석 비서실장이 수습하러 갔다고 프레임 끌고 오면서 책임을 뒤집어 씌운 거 아닙니까. 사실 저도 그 프레임에 끌려갔던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잘못 얘기한 게 있어요. 아, 군사협정 같은 게 있었으니 당연히 송영무 장관이 고치자고 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자유한국당 프레임을 따라가다가 MB 방문을 변수에서 뺐었는데, 제가 정부 관계자들 정말 여러 분들을 만나봤거든요, 근데 그 중에서 송영무 책임론을 얘기 하는 사람은 없고, 관계자들도 송영무 장관 방문 때는 할 말 잘했고 아무 이상 없었다고 하는 거예요. 근데 정작 이상이 감지된 건 그 다음이었다고 입을 모으는 거 아닙니까.

논란이 된 원전 쪽보다 다른 기업들을 건드렸다고 들었어요. 그 피해액이 뭐 조 단위를 넘어가는 상황이었다고 하던데, 그게 최태원 SK 회장 쪽이라고 들었어요. 관계자들이 송영무 장관 문제는 절대 아니었다고들 하더라고. 한때 송영무 경질론도 나오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건 자유한국당 프레임이었던 거지. 송영무 장관이 간 뒤에 MB가 바레인에 갔는데, 그 뒤부터 UAE가 돌연 강경해졌다는 거예요. 갑자기. 이런 정보도 정부 통해서가 아니라 기업을 통해서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최태원 회장 쪽에 비상신호가 감지됐다고 해서 정부에서도 이게 뭔 일이냐 했던 거지. 때마침 바레인에 MB가 출국을 합니다. 근데 MB가 칼둔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청장과 굉장히 가깝다는 거 아닙니까? 청와대에서 열 받은 건, MB가 가서 무슨 일을 했길래 불똥이 여기까지 튀냐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종합해서 볼 때는, UAE를 사이에 두고 현 정부와 과거 정부가 모종의 게임을 벌인 게 아닌가, 생각한 거죠.

이 모든 것이 비정상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거 아니에요? 그 뒤로 이제 자유한국당이 차례로 송영무 장관과 임종석 실장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해요. 그러다가 김태영 전 장관 인터뷰(지난 9일 <중앙일보>에서 "내가 책임지고 군사협정을 비공개하자고 했다"고 한 것)가 나오고, 이제는 덮자고 하고. 지나고 보니까 좀 이상하지 않나. 아, 내가 그 인터뷰에 깜빡 속아넘어 갔구나. 그 인터뷰는 MB 꼬리를 자르려고 치밀하게 준비한 거였구나. (김태영 장관이)비밀협정이 있다는 걸 시인한 덕분에 눈이 쏠린 사이에 말이죠. 근데 그건 김태영 전 장관이 체결한 협정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라 이거 좀 이상하다, 진상규명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겁니다. 그게 어제 그저께 일입니다. 9일 김태영 전 장관 인터뷰 이후 일주일 동안 아, 내가 절반만 알았구나, 나머지 반이 더 있구나, 알게 된 거죠."

"유명환 전 장관에 만나자니 놀라서 도망가...청와대·여당 확실한 입장 없어"

-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만나면서 UAE와 관련된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정확히 얘기하면, 청와대가 입장이 없어요 아직까지. 대통령도 수정·보완하겠다고는 했지만, 아마 UAE 외교 상대가 있어서 눈치를 보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이 정도 파고들었으면 청와대에서도 나한테 자제를 부탁하거나 당부할 게 있을 만도 하거든요? 근데 지금까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입장이 없다는 거예요. 고민하고 있다는 거죠. 여당 의원들에게도 물어보니까, 당에서도 입장을 못 정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태영 전 장관 인터뷰에 "현혹됐다"며 외국과의 외교 협정을 체결할 때 그 주체는 국방장관이 아니라는 걸 생각 못했다고 했다. "정작 정식 서명을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따로 있었다"고 했는데.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얘기다. 이 문제를 두고 내가 직접 만나자고 했더니 이미 다 봉합된 문제라고 사양하더라. 유 전 장관이 한사코 못 만나겠다고 하는 걸보고 아 이 사람이 당사자가 맞는 거구나 했다. 다시 확인한 것이다. 유 장관이 협정 본 서명을 했다는 건 이미 확인이 됐다. 아주 완곡히 사양했는데, 내가 확인하고 연락한 걸 알고 놀라서 도망간 거다. (따라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알았을 거라는 건가) 그때 국회에만 비밀이지 모든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쳤더라. 법제처 심사도 받았다. 그래서 가장 반발한 세력이 법제처였다고 들었다. 법제처에서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강행한 거다."

- "핵심은 송영무가 아니라 MB라는 점, 그리고 작년 11월에 UAE를 사이에 두고 미묘한 게임이 MB와 문재인 정부 간에 전개되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조사가 완료되면 이 분들의 거짓말, 낱낱이 진상을 밝히겠다"고 하셨다. 언급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새롭게 조사할 내용이 있는 건가.
"해봐야죠. 지금까지 저도 1cm씩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그렇게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렇게 파다 보니까 정말 또 다른 세계가 있었더라. 그렇게 1cm씩 1m쯤가면 나중에 정리해서 설명드릴 일이 있을 겁니다"

#이명박 #김종대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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