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 정두언은 왜 폭로의 선두에 섰나

연일 이명박 비위 폭로... "MB,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김희중 전 실장 '키맨'으로 만들기도

등록 2018.01.19 13:53수정 2018.01.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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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 남소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스타일." (19일 TBS 라디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었다." (19일 CBS 라디오)
"(MB 특활비 관련 의혹에) 더 큰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19일 CBS 라디오)

19일 아침부터 쏟아진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말들이다. 최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 등으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구속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과거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그의 발언이 연일 정계를 흔들고 있다.

급물살을 탄 검찰 수사에 결정적 증언을 보탠 것으로 알려진 김희중 전 청와대1부속실장을 'MB(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의 핵심 키맨'이자 'MB에게 배신당해 부인을 잃은 과거의 분신, 성골 집사'로 소개하면서 단숨에 화제의 인물로 올려놓은 이도 정 전 의원이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당내 기반이 미미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핵심 주역으로 이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이 전 대통령 핵심 참모로 일했다. 그는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캠프를 진두지휘하며 이 전 대통령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불렸다.

MB 형 때문에 밀려난 정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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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 사진은 2008년 5월 21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 당시 모습. ⓒ 유성호


그랬던 그가 MB계에서 밀려난 것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의 세력 갈등 때문이었다. '서울시장'을 만든 주역은 '친형'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려나야 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과도 완전히 돌아서게 된다.

거기에는 민간인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전 의원은 그간 언론과 회고록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자신을 비롯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모든 이들을 조직적으로 사찰해왔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분개하지만 (이명박 정부 민간인 사찰은)그것의 10배에 해당하는 블랙리스트"라며 "지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가 여러 가지로 번질 수 있는데 특히 민간인 사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제기한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특활비 명품 쇼핑 유용 논란에 대해 "그것보다 더 할 수도 있다"(CBS 라디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대선에서는 별의 별 일이 다 벌어진다"라면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다음 사람들이 협박을 하거나 하면 돈이 쓰였을 수도 있다"(TBS 라디오)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정 전 의원과 이 전 대통령의 악연은 계속될 모양새다.

"MB 분신의 내부고발... 그들도 악의 편엔 설 수 없었던 것"

한편, 정두언 전 의원이나 김희중 전 실장의 이같은 최근 행보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사 관리가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7일 있었던 긴급 성명 발표가 과거 핵심 측근들의 증언으로 다급해진 이 전 대통령의 상황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당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랫동안 (이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일해온 사람의 내부 고발이 이어졌다"며 "분신마저도 더 이상 악의 편에 설 수 없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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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7월 12일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로 나선 정두언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목우회' 논란에 대해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정두언 #이명박 #김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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