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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창작인들에게 튄, '가상화폐 대란' 불똥?

[케이팝 쪼개듣기] 음반 작업 PC 성능 저하 등 연초부터 예상 외 어려움 직면

18.01.22 15:25최종업데이트18.0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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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전 세계 IT 업계 각종 사건-사고가 음악 창작인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최근 각종 뉴스 IT와 경제 기사를 살펴보면 각각 인텔 CPU 보안 결함, 가상화폐 광풍 등이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그런데 딱히 대중 음악계와 관련 없어 보이는 해당 사안들이 작곡가 및 엔지니어 등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큰 여파를 몰고 왔다는 사실을 아는 대중들은 그리 많지 않다.

2018년 1월 엉뚱한 곳에서 빚어진 일 때문에 마치 나비효과처럼 음악업계 곳곳에 여러 문제점이 퍼진 사연은 대체 무엇일까?

인텔 CPU 보안 결함... 상당수 음악 작업 PC에도 영향

인텔의 8세대 프로세서. 현재 설계 결함으로 인한 보안 논란으로 각종 업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인텔코리아


최근 전 세계 IT 업계를 혼란에 빠뜨린 일이 하나 발생했다. 바로 PC 등 각종 IT 기기의 핵심 부품인 CPU 업계 1위 인텔 제품에서 심각한 설계 결함으로 인한 보안 취약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1995년 이후 출시된 인텔의 모든 CPU가 이런 결함을 지닌 채 생산, 판매되었다는 점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윈도우 기반의 PC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맥-맥북 등에도 인텔 CPU가 적용된 터라 실제론 전 세계 80~90% 이상의 컴퓨터가 멜트다운, 스펙터 등 각종 치명적인 보안 및 해킹 사고 환경에 노출된 셈이다.

[관련 기사] 애플 "아이폰-아이패드-맥컴퓨터, CPU 보안 결함 노출"

뒤늦게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보안 취약점을 해결한 CPU 패치 파일을 배포, 문제점 해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패치 파일 설치 시 기존 CPU의 성능 저하 현상이 빚어진다는 또 다른 문제점이 확인돼, 사용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가뜩이나 고사양 CPU를 사용하더라도 이른바 "랙이 걸린다"는 표현을 쓸 만큼 힘겹게 작업을 하는 음악인들이 상당수인 현실에서 이번 인텔 CPU 결함건은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상당수 작곡자들은 인텔의 CPU를 장착한 윈도우 기반 또는 애플 맥 OS 기반의 컴퓨터를 활용해 작업을 하는 게 일반화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가상 악기 사용한 곡 작업, 멀티 트랙 녹음, 각종 믹싱 및 마스터링 등을 위해선 당연히 인텔 i7 이상 고성능 CPU 사용은 필수인데(본인 역시 인텔 i7 기반의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를 작업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성능 저하 논란으로 인해 음악 창작 관련 커뮤니티에선 때아닌 CPU 토론 등 각종 의견이 개진되면서 큰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실제 패치 파일 적용 시 성능 저하 현상을 직접 경험했다든지, 외신의 관련 보도로 인해 일부 음악인들은 혼란을 호소하기도 한다. 과연 언제쯤 인텔 대란은 해결이 될 것인가?

고사양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 멀티 모니터 환경 구축에 어려움

엔비디아의 GeForce GTX1060 칩셋을 채용한 고성능 그래픽카드. 현재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Nvidia 홈페이지 화면 캡쳐) ⓒ nvidia.com


지난 18일 JTBC <뉴스룸> 토론 주제로 등장했던, 이른바 '가상화폐' 붐은 IT를 넘어 현재 경제-사회 분야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빚어진 현상 중 하나가 '그래픽카드(VGA카드) 대란 사태'다. 모니터로 화면 출력을 담당하는 그래픽카드가 돈 주고도 구하기 어려울 만큼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론 엔비디아사의 지포스(GeForce) GTX1050Ti, 1060급 칩셋 등을 채용한 20~40만 원대 이상의 고사양 그래픽카드들은 사실상 시중에 재고가 없는 상황이다.

맥북 등 노트북으로 음악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2~3개 이상의 모니터를 동시에 연결해 각종 프로그램 콘솔 화면을 띄워놓고 작업을 하는 일이 흔하다. 간단한 작업 환경이면 내장 그래픽, 또는 저가형 그래픽카드로 모니터 2대 정도 연결해서 쓰면 되지만 필요에 따라선 3~4대 이상의 모니터를 연결한다. 보다 전문적인 작업을 할 경우엔 고가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특히 2K~4K급 고화질 영상물과 연계한 음악 작업에선 특히 필수 부품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갑자기 시중에서 제품이 사라지다보니 새롭게 작업 PC를 맞춘다든지, 부품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몇몇 음악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 역시 얼마 전 4K 영상물 관련한 테스트 PC 구축을 하는 과정에서 GTX 1050 그래픽카드를 구입하기가 무섭게 바로 품절이 되는 현상을 직접 겪기도 했다. 여기엔 3가지 사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활용한 멀티모니터 환경 구축 화면 ⓒ nvidia.com


첫째, 엔비디아 등이 칩셋 생산 물량을 조절하면서 가뜩이나 2년 가까이 '금값' 수준이 되어버린 메모리(램) 값 폭등 상황까지 겹치다보니 시장의 수요를 공급(제품 생산)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이른바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고사양 그래픽카드 수요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종 연산 과정을 통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생산하기도 하는데 여기엔 고사양 그래픽카드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중국을 비롯한 각지의 전문 채굴업자들이 일찌감치 해외에서 생산되는 고가의 그래픽카드를 매점매석하면서 시장에서 이들 제품들이 사라지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고사양 그래픽 환경의 PC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로 인한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급증해 제품 품귀현상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매월 수천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 단위 프로듀싱 팀들이야 굳이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장비를 마련하지만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몇 천 원~몇 만 원 가격 차이를 살피면서 부품 구입하는 (휴)학생, 갓 전역한 군인 등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음악창작자들은 엉뚱한 곳에서 한파를 직격탄으로 맞으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른바 '헝그리 음악인'들에게 여러모로 음악 작업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 2018년 연초부터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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