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와 '일본해' 그리고 '동중국해'를 다시 생각하다

시각을 바꿔 생각해보기

등록 2018.01.22 09:57수정 2018.01.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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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獨島)는 동해의 남서부, 울릉도와 오키 제도 사이에 있는 섬으로, 동도와 서도를 포함한 총 91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 Pixabay


'일본해'라는 명칭은 당연히 부당하다.

세계적으로 바다 이름을 살펴봐도 아라비아해, 카리브해, 홍해, 흑해, 발트해 등등 나라 이름을 바다 이름에 붙인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해라는 명칭은 있지만, 이 바다는 노르웨이 외에 다른 관련 국가가 없는 바다이다.

특히 두 나라 이상의 다수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해역을 어느 일방의 국가 이름을 붙여 사용하는 경우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있는 바다 이름은 아드리아해이고,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사이의 바다는 태즈먼해이다. 예외가 있다면, 바로 오스트레일리아와 동티모르 사이에 있는 티모르해로서 이 경우는 바다 명칭에 오히려 국력이나 지명도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나는 신생국 티모르의 입장을 배려하여 그 이름을 붙였다.

'동해' 명칭도 국제적 기준은 아니다

그런데 제3자의 눈으로 본다면, 우리의 입장만을 생각하고 동쪽 바다라는 의미의 '동해' 명칭을 견지해나가는 것은 일본이 한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본해'를 고집하는 것과 유사하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동해'라는 방식으로 '방위'의 개념을 바다의 명칭으로 사용하는 경우 역시 국제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유럽에 '북해'라는 바다 명칭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북해'는 단지 영국만이 아니라 네덜란드 및 독일 등 유럽 대륙의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혀 무리가 없는 명칭이다. 

'동중국해', 중국은 '동해'라 부른다

한편, 우리 한국인 중 '동해'라는 명칭이 이미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동중국해(East China Sea)'라고 알고 있는 명칭은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이고, 중국에서는 '동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남중국해' 역시 중국에서 사용되는 명칭은 남해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의 '동해'를 '동해'로 불러주지 않고 '동중국해'라고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자국에 이미 '동해'라는 바다가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도 또 다른 '동해'라는 우리의 명칭에 대하여 지지하기 어렵다.


상대국 배려와 공존의 새로운 시각을 지향해야

무엇보다도 '일본해'라는 명칭은 일제 강점기에 한국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자국 중심적 일본 행태의 대표적인 사례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식민지 침략과 난징대학살 등 역사 문제를 일본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반성할 때만이 비로소 동북아시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개인 간의 문제든 국가 간의 문제든,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반성 없이 피해자의 일방적 양보는 불가능하다. '동해' 명칭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은 한국이 그토록 반대하는 '일본해'라는 명칭을 스스로 거두고 다시 한국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를테면, '동해' 명칭에 대한 대안으로 '동아시아해' 혹은 '동아해(東亞海)'라는 중립적인 명칭부터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일본해'와 '동해' 그리고 '동중국해'라는 명칭에서 보이는 모습은 '근대'에 이르지 못한 자국 중심주의의 사유방식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바다 명칭에 대하여 국제적 기준과 상대국에 대한 배려에 토대를 두고 공동으로 진지하게 검토하고 협의하는 작업은 동북아시아의 공존과 협력을 지향하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하나의 중요하고도 구체적인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첨부파일 동해.hwp
#동해 #일본해 #동중국해 #명칭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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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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