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소나무, 재선충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예산과 인력 투입하는데.... 제주도 소나무 재선충병 여전히 문제

등록 2018.01.23 09:45수정 2018.01.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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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소나무 적재장소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된 고사목들을 옮기고 있다. ⓒ 김태진


제주 산림이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제주도의 소나무 재선충병은 2012년 6월부터 지금까지 속수무책으로 확산되고 퍼졌다. 재선충은 길이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이다. 한 쌍이 20일간 20만 마리로 늘어나는 등 소나무 조직에 서식하며 급속히 증식한다. 수분 등의 이동 통로를 차단해 소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감염경로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다.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병으로 죽은 소나무에 산란하면 5~7월쯤 알이 성충으로 변해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재선충이 탈출해 다른 소나무를 감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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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제거 작업지 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제거작업현장 ⓒ 김태진


재선충이 소나무에 침입하면 솔잎이 아래로 처지고 적갈색으로 변하며 서서히 말라죽는다. 한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현재까지 치료약제도 없다.

제주도는 2013년 10월부터 재선충병 해결을 위해 지난해까지 약 5년간 2000억 원을 투입했다. 또 최근 세계유산본부는 2022년까지 403억 원을 들여 나무주사 19만3000그루, 고사목제거 6700그루, 항공방제 2760ha의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5개, 서귀포시 3개 등으로 나눠 작업을 이어가는데 투입하는 인력만 2600여 명에 이른다.

소나무 피해의 직접 원인인 재선충병 외에, 학계 및 전문가들은 '기후의 변화로 인해 소나무생육환경이 나빠진 것'이 문제라고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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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소나무고사목 제거작업지 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제거작업현장 ⓒ 김태진


직접 고사목 제거 작업 지역인 서귀포시 호근동의 해안절벽지대를 찾아가보았다. 몇 그루를 제외하고 많은 소나무들이 고사했다. 소나무는 벌목 후 소독약을 넣은 비닐 포대 안에 넣어져있는 상태였다.


이 지역은 해안 절벽 윗부분이고 잡목이 무성해서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는 곳이다. 이번 고사목 제거 작업으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 뚫렸다. 또 작업 편의를 위해 숲의 식물을 잘라낸 것으로 보이는데, 호우시 토사가 유출 피해가 우려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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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 바다유출 숲을 다 밀어버려서 적은 양의 비에도 토사가 쓸려 바다로 들어간다.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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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소나무 제거모습 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제거작업현장 ⓒ 김태진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주도 소나무의 적정 생육 가능 지역을 중산간 이상으로 설정하고, 해안 지역은 기후변화에 따른 대안식물 식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불거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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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거된 소나무 표식지 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제거작업현장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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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훼손된채 그대로 방치중 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제거작업현장 ⓒ 김태진


#제주도소나무재선충병 #소나무재선충 #제주도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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