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목줄 죄는 법, 이 사람들이 내놨습니다

91명 의원들 발의... 추미애 "특활비 묻지마 사용 있을 수 없는 일"

등록 2018.01.23 17:38수정 2018.01.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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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하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주인 없는 돈'의 결정체였다.

최근 검찰 수사망에 오른 건만 보더라도 MB 부인(김윤옥), MB 친형(이상득)에게 국정원 특활비가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 민간인 사찰 입막음용,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자녀 아파트 매입자금용로 쓰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의 특활비는 4000억 원에 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빠질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국정원 특활비 36억 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가 두 정권의 '검은 돈'으로 쓰였다는 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특활비에 칼을 대는 법안이 발의됐다. 그것도 집권여당 대표 발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가재정법, 국정원법, 감사원법, 국회법, 예산회계에 관한 특례법 등 5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8일 무더기로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 발의에 91명(감사원법은 89명) 의원들이 이름을 걸었다.

우원식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박주민 정책위 부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이해찬, 문희상 등 중진들도 함께했다. 정동영, 조배숙,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공동발의자다. 91명, 전체 국회의원 1/3에 달하는 규모다. 법안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추미애, 국정원 특활비 투명성 강화 법안 대표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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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표 신년 기자회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국가재정법, 국정원법, 국회법, 예산회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일맥상통한다. 국정원 특활비의 투명성 강화가 골자다.

현재 특활비는 총액으로 편성돼 있다. 이를 '사건수사비, 안보활동비, 정보수집비' 등으로 용도를 세분해 편성하도록 했다. 정부가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까지 특활비 편성내역을, 다음 연도 5월 31일까지 집행내역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국회에서는 비공개로 결산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집행 내역과 함께 증빙 자료를 갖춰야 한다. '주인 없는 돈'이 되게끔 한 가장 결정적 요소인 세부 내역과 구체적인 증빙 서류 없이 특활비를 요구할 수 있었던 현행을 손보는 것이다.

감사원법 개정안의 경우 국정원의 '셀프 감사'를 막을 수 있게 하는 법이다.

감사원이 회계 검사와 직무 감찰 등 국정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국정원 업무 특수성을 고려해 감사원 내부 혹은 외부 공무원을 지정해 비공개로 감사를 시행할 수 있게 했다. 감사 결과는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보고하게끔 했다.

즉, 국정원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강화하는 법이다.

추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가 권력 기관에 대한 대대적 개혁'을 내걸었다. 그 첫 발이 법안 개정안으로 구체성을 띄게 됐다.

추 대표는 지난해 11월 28일 법 개정안 추진 의사를 밝히며 "국민들은 국민의 세금을 영수증 없이 '묻지마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시대적 요구"라며 "국민의 혈세인 국정원의 예산은 오직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 전체 명단이다.

* 발의의원 91명 명단 (박찬대, 소병훈 의원은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하지 않음.)

추미애, 강훈식, 고용진, 권미혁, 권칠승, 기동민, 김경협, 김두관, 김민기, 김병기, 김병욱, 김상희, 김성수, 김영호, 김정우, 김종민, 김진표, 김철민, 김한정, 김해영, 김현권, 남인순, 노웅래, 문희상, 민병두, 민홍철, 박경미, 박광온, 박남춘, 박범계, 박영선, 박완주, 박정, 박주민, 박찬대, 박홍근, 백재현, 변재일, 서영교, 서형수, 설훈, 소병훈, 손혜원, 송기헌, 송옥주, 신경민, 신동근, 신창현, 심기준, 안호영, 어기구, 오영훈, 오제세, 우상호, 우원식, 원혜영, 유동수, 유승희, 유은혜, 이석현, 이수혁, 이용득, 이원욱, 이재정, 이종걸, 이춘석, 이학영, 이해찬, 이훈, 인재근, 임종성, 전해철, 전현희, 전혜숙, 정재호, 정춘숙, 제윤경, 조승래, 진선미, 진영, 최운열, 최인호, 표창원, 한정애, 홍의락, 홍익표, 황희 (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용현, 조배숙, 정동영 (이상 국민의당 의원), 심상정 (이상 정의당 의원).
#추미애 #국정원특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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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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