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옥수수빵, 집에서 만들어봤습니다

[레시피] 50여 년 전 학교에서 멋던 그 맛 그대로 재현

등록 2018.01.24 11:08수정 2018.01.24 11:08
1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람들은 늘 먹거리를 먹고 살지만 기억에 남는 먹거리가 있습니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초등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옥수수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a

옥수수빵 반죽입니다. 달걀, 설탕, 식용유, 우유, 옥수수가루,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과일가루 등이 섞여있습니다. ⓒ 박현국


50여 년 전, 미국의 잉여농산물인 옥수수를 받아서 초등학교 점심 때 빵이나 죽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초등학교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옥수수빵이나 죽을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옥수수죽이나 빵을 먹을 때는 그것이 어떤 것인지조차 확실히 몰랐습니다. 나이가 들고, 점점 커가면서 그것이 미국에서 보내준 잉여농산물이라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옥수수빵을 만들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놓자 여러 사람들이 자신도 먹은 기억이 있다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서울이나 인천 등 대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옥수수빵이나 죽을 먹은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a

오븐에서 막 구어낸 옥수수빵입니다. 코코아가루를 넣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 박현국


제 경험이나 살았던 곳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전라도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 옥수수빵을 먹었다는 연락이나 댓글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미국 잉여농산물로 만든 옥수수빵이나 죽은 전라도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 점심으로 많이 먹었나봅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옥수수빵라고 단어를 넣자 여러 가지 만드는 법이나 요리법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만들어 옥수수빵을 만들어 맛을 보니 50여 년 전 옥수수빵 맛이 났습니다. 요즘은 그 맛에 취하여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옥수수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옥수수빵을 만들어 간식이나 밥이 없을 때 끼니로 때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둘레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합니다. 옥수수는 맛이 거칠고 독특한 향기가 있어서인지 일반적이지도 않고 손쉽게 구할 수도 없습니다. 그 까닭인지 옥수수빵을 맛본 사람들은 모두 놀아운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50년 전 초등학교 학생들의 점심 식사로 만들던 옥수수빵 만드는 법과 집에서 오븐으로 굽는 옥수수빵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옥수수가 지닌 고유의 향과 맛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

옥수수빵이 식은 뒤 먹기 좋게 자릅니다. ⓒ 박현국


간단히 옥수수빵 만드는 법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 달걀 두 개와 설탕 35g을 섞어서 설탕을 녹입니다.

2) (1)에 식용유와 우유를 각각 50g씩 넣고 섞습니다.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도 좋습니다. 식용유는 포도씨기름이나 올리브 오일 등 무엇을 넣어도 같습니다.

3) (2)에 옥수수가루 70g, 박력분 밀가루 60g, 베이킹파우더 6g을 넣어서 섞습니다. 박력분 밀가루 대신 호밀가루나 전립분 등 다른 밀가루를 같은 양 넣어도 좋습니다.

4) (3)에 건포도, 아몬드가루나 개암가루 등 과일 가루를 25g 정도 넣어도 좋습니다.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입니다. 옥수수빵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서 코코아 가루 25g 정도나 바닐라 향을 넣어서 새로운 맛이나 색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우유를 두 배 정도 더 넣어주면 겉이 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5) 옥수수빵 반죽이 만들어지면 빵틀에 오븐 종이를 깔고, 반죽을 담습니다. 오븐에 넣고 예열을 포함하여 섭씨 180도에서 35분 정도 구우면 옥수수빵이 완성됩니다.

오븐 안에는 어느 정도 공간이 있기 때문에 하나만 만들면 공간이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코코아 가루를 넣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개를 같이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오븐 공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먹을 때에도 동시에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옥수수빵을 만들어도 대부분 저 혼자만 먹습니다. 부드러운 밀가루 빵에 길들여진 다른 가족들은 거의 먹지 않습니다. 옥수수빵에는 50여 년 전 초등학교 점심 때의 추억이 깃들여있습니다. 이 옥수수빵의 추억이 오늘도 저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a

오래(일주일 쯤)두고 먹기 위해서는 옥수수빵을 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먹을 때 꿀이나 과일 잼을 곁들여 먹어도 좋습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옥수수빵 #맛 #먹거리 #잉여농산물 #옥수수 맛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