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맛있기에, '죽어도 쏨뱅이'라고 했을까

순천 아랫장 성장식당에서 맛본 쏨뱅이 매운탕

등록 2018.01.25 11:38수정 2018.01.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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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뱅이 매운탕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순천 아랫장은 제법 큰 장이다. 그래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장을 한 바퀴 돌아봤다. 우리나라 재래시장 어느 곳이나 다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순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깔난 먹거리와 볼거리는 늘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돌리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끼니때가 되어 찾아간 곳이다. 매운탕을 잘 한다며 5년 전 현지인이 알려줬던 식당이다.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생선 매운탕은 철따라 바뀐다. 오늘의 생선은 뭐가 있느냐고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쏨뱅이가 있다고 한다. 맛있어서 '죽어도 쏨뱅이(삼뱅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바로 그 생선이다.

삼뱅이, 복조개, 자우레기... 맛있기로 소문난 이 생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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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 어물전에서 만난 쏨뱅이다. ⓒ 조찬현


쏨뱅이 매운탕이다. 쏨뱅이는 주로 구이나 매운탕으로 즐겨먹는다. 담백한 맛에 생선살이 단단한 게 특징이다. 명태처럼 부르는 이름도 아주 다양하다. 여수에서는 쏨뱅이, 순천에서는 삼뱅이, 청산도에 가면 복조개, 완도 지방은 쏨팽이, 경남 통영에서는 자우레기로 불린다.

식탁이 5개 놓인 자그마한 식당이다. 예전 모습 그대로다. 사실 이곳은 순천 아랫장 초입에 있다. 그러나 그 앞을 지나가면서도 쉬 눈에 띄지 않는다. 세월에 빛바랜 간판이 있긴 하지만 그나마 옆 가게의 햇볕을 차단하는 차양막이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허름한 이곳은 아는 이들만 찾는 그런 곳으로 입소문난 집이다. 순천에서 음식 좀 잡수러 다니신 분들이 찾는다는 주인아주머니(장점옥)의 말처럼.

"우리 집이 이리 짜잔해 보여도 순천에서 음식 좀 잡수러 다니신 분들은 다 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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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쏨뱅이(삼뱅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바로 그 쏨뱅이 매운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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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김에 밥을 싸먹는 맛은 꿀맛이다. ⓒ 조찬현


기본으로 내온 밑반찬이 정말 맛있다. 남도의 맛이 그리울 때면 찾아가도 될 그런 곳이다. 김은 양념하지 않고 그대로 구워내 김 본연의 맛이 살아있다. 기름장에 먹는 김구이가 입맛을 돋운다. 달큰한 맛의 노지 시금치나물과 아삭한 백김치에 곰삭은 배추김치도 있다. 밴댕이젓갈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주방에서 한소끔 끓여낸 다음 식탁에서 약한 불에 보글보글 끓여가며 먹는다. 쏨뱅이 매운탕 맛은 역시 소문대로 대단하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큼지막한 두부와 바지락 무 양파 등에 잘 손질한 쏨뱅이를 통째로 넣어 끓여냈다. 고명은 향긋한 쑥갓이다.

25년 세월, 순천 아랫장을 지켜온 입소문난 매운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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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소문대로 쏨뱅이 매운탕은 맛있다. 손길이 바쁘다. ⓒ 조찬현


이집의 쎄미탕과 조기탕, 도다리매운탕, 아구탕 등의 메뉴도 인기다. 이들 메뉴는 계절마다 달라진다. 쏨뱅이 매운탕은 사실 메뉴에 없다. 그러나 이렇듯 제철에 찾아가면 맛볼 수 있다. 그날그날 준비된 식재료에 따라 주문이 가능하다.

주인아주머니는 가게가 작아 자리가 부족해서 오신 손님들이 그냥 돌아가는 게 늘 아쉽다고 한다. 그런 손님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란다.

식당 건물은 허름해도 음식 맛은 최고다. 매운탕 하나만큼은 순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자부심으로 지켜가고 있다. 오직 한곳 순천 아랫장의 이곳에서 25년 세월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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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에 있는 성장식당이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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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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