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최저임금 7530원이 아니야!

[주장] 카드수수료 1%만 낮춰도 월 50만원 여력 생긴다

등록 2018.01.28 14:08수정 2018.01.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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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고 하지만, 정작 큰 문제는 숨어 있다. ⓒ unsplash


[사례]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개인적인 이유로 그만둔 시간제 근로자의 빈자리에 새로운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고 자신이 근무하기로 했다.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직원들이 그만두자 아예 혼자서 피자를 만들고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한다. 그는 때로는 배달까지 하면서 하루 12시간 이상을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는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매장에 침낭을 가져다 놓고 쪽잠을 자며 일하고 있다.

모두가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 한국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및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수효과(fountain effect)를 기대하면서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했다.

2000년대 이후 미국·유럽 등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정책이 실효적인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계층의 임금 증가는 내수를 활성화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는 최저임금 수혜자 약 350만 명 중에 외국인 근로자가 약 50만 명으로 누수가 발생하고, 온라인 매출비중이 급증하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분이 실제 자영업자 매출로 이어지지 위해서는 보다 조밀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보수언론은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다루면서 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갈등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내수활성화를 통해 경제를 살리자는 대의와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의 가치와 기본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것에 동의하는 이들이 더 많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이 말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몇 가지 통계수치로 최저임금 담론의 실질을 들여다보자.

한계 자영업자를 정리해야 한다?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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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은 950만 명 시민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 unsplash


우선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 부담의무를 지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2015년 말 기준 87만100명이고 이중에서 약 20만 명은 매출은 높으나 영업이익율이 떨어지는 가맹점주, 나머지는 고용원을 둘 정도로 나름 경쟁력을 가진 자영업자다. 그리고 이들의 평균 고용원 수는 3.95명으로 이들이 고용한 노동자 수는 344만197명이다(2016. 12. 22 통계청, 자영업 현황분석).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자가 대략 35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겹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최저임금액의 부담 주체가 대부분 자영업자라고 할 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이들을 '영세'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에 의해 영향을 받을 정도로 한계 상황에 있는 것은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전체 600만 명 자영업자 중에서 고용원을 둘 정도로 나름대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계층이다.

'최저임금의 역설'이라면서 이따금 나오는 무서운 이야기가 있다. '한계 자영업자를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이들을 경쟁력이 없다 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하면, 거의 모든 자영업자(600만 명)는 경쟁력이 없어서 정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자영업자에 의해 고용된 350만 명까지, 전체 일자리 950만 개가 위험에 노출된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임금노동자의 2015년 월 평균 소득은 329만 원이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시장은 한계 자영업자를 수용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만약 노동시장이 이들을 수용할 수 있었다면, 월 평균 소득이 220만 원(가맹점주의 경우 229만 원)에 불과한 자영업 영역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르는 문제가 지금처럼 불거지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의 재정 능력은 한계 자영업자를 사회보험 체계 안에서 보호할 만한 형편도 되지 않는다.

이제 최소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영역이 명확해졌다. 퇴출 등을 통해 노동시장으로, 사회보험 영역 내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건 한계가 있다. 자영업 영역 안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제 최저임금 인상과 우리 경제의 내면으로 한 단계 더 들어가 보자.

자영업자 목을 죄는 것들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수증진을 위한 정책으로 추진되는 소득주도성장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이를 위해 시행되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내수활성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일정시간 인건비 상승을 감내해야 하는 데 있다. 고용원 1인당 임금인상에 따른 부담 분을 25만 원으로 계산할 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1인에게는 월 평균 100만 원의 추가 지급능력이 필요하다.

이 대목에서 자영업자의 영업 비용 주요 항목을 살펴보자. 인건비 못지 않게 신용카드 수수료와 임대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게다가 가맹점주의 경우, 부당한 필수물품 강요로 원부자재 가격이 높아 이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40만 명 정도에 달하는 연 매출 5억 원 이상 카드가맹자와 고용원이 평균 3.7명인 가맹점주 30만 명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카드수수료를 1%만 낮춰도 월 50만원 여력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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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만 낮춰도 자영업자에겐 여유가 생긴다. ⓒ pexels


첫째, 카드수수료 문제다. 지난해 7월부터 최저임금 인상 대책이라면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대상 범위를 확대(연 매출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했으나, 실제 최저임금인상의 부담을 지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거의 그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대기업 카드사의 수입을 늘려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을 확보해주려는 방안도 보완대책으로 나왔으나 현실과 동떨어지고 인하율이 너무 작아 자영업자들이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카드수수료를 1%만 낮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수료율이 1%만 낮아져도 고용원 있는 카드가맹자 40만 명 정도가 월 50만 원 이상의 지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소액다결제 업종에 대해 우대수수료 1.3% 적용을 확대하고, 카드사와의 수수료율 결정을 위한 협상 주체에 제한을 두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 협상권을 부여해 합리적인 수수료율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맹본사가 손 쉬운 돈벌이 유혹을 멀리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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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정우현 회장은 지난해 6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갑질 논란'에 대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둘째,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 문제'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치즈통행세로 대표되는 가맹본사의 부당한 필수물품 선정과 관련한 불공정행위 때문에 수익 측면에서 한계상황에 놓여 있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현재까지 약 30만 개 가맹점이 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가맹본사는 가맹점이 시중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공산품·농산품'조차 본사를 통해서만 고가로 구매하도록 한다. 이를 위반 할 경우 가맹계약해지로 위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가맹본사가 일방적으로 광범위하게 정한 '필수물품'의 곳곳에 과도한 '차액가맹금'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당한 필수물품 강요금지' 규정을 신설해 불공정행위를 막을 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등의 단체가 진행한 실태조사에 근거하면 '불공정행위'만 바로잡혀도 월 50만 원가량의 지급능력 확대가 예상된다.

가맹본사가 손 쉽게 돈 버는 유통마진의 유혹에서 벗어난다면, 자영업자의 지급능력 확대뿐만 아니라 제품의 질 향상도 이끌어낼 수 있다. 혁신을 통한 프랜차이즈산업의 질적 도약도 가능해진다.

셋째, 중장기적으로 '상가 임대료의 하향 안정화'가 필요하다. 임대료 인상율 상한 인하 및 환산보증금 폐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연장(5년에서 10년으로), 철거·재건축시 임차인 보호 강화, 권리금 회수기회의 확대 등의 조속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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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후 인천시 서구 가좌2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일자리안정자금 접수 현황을 담당 공무원에게 문의하고 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인상됨에 따라 임금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 연합뉴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수익 악화에 당장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너무 높은 카드수수료, 가맹본사 불공정행위, 임대료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 부담자인 자영업자의 지급능력 확보를 위해 즉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실효적으로 집행하고, 단기적으로 카드수수료제도 대폭 개정, 프랜차이즈 필수물품 문제 등 불공정행위 금지, 임대료 하향안정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카드업계와 프랜차이즈 본사도 가맹점들의 요구를 수용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고, 부당한 필수물품 강요를 하지 않는 등 '함께 생존'하기 위한 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모두가 성장에 따른 과실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적절한 배분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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