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다스 반신반의, 이젠 MB 법정 설 수밖에"

[현장] 박영선 의원 'MB포위 18차 촛불행진' 참여... 강추위 속 80여 명 행진

등록 2018.02.03 20:59수정 2018.02.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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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역 인근에서 열린 'MB포위 18차 촛불행진'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선혜


"저는 지난 2007년 BBK, 다스를 처음 얘기했던 사람인데, 그때만 해도 국민들이 제 말에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이렇게 추위에도 모여 힘을 모아주시니 이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설 수밖에 없는 데까지 왔습니다."

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이날 서울시 강남구 학동역 인근에서 열린 'MB포위 18차 촛불행진'에 참석한 박 의원은 이어 "작년 가을에만 해도 (구속이) 안 될 것 같았다"라며 "국민이 마음을 모아 이뤄낸 일"이라고 말했다. 다스 비자금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이 최근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전환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또 박 의원은 "사실상 MB 비자금을 관리하던 사람인 김동혁씨(MB 조카)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우리의 힘이 모아져 희망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노래 부른 박영선...경찰도 고개 흔들어

앞서 집회에 참석한 송희태씨가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는데, 박 의원은 발언 중간중간 이 노래를 다시 부르며 시민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영선'을 연이어 외치며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다스 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흥겨운 트로트 가락에 맞춰 참여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자, 이들 뒤에 서있던 일부 경찰도 고개를 까딱거리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3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역 인근에서 열린 'MB포위 18차 촛불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 조선혜


이날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계속됐지만 참여자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집회에 임했다. 해당 집회는 '쥐를 잡자 특공대' 등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것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학동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80여 명의 시민은 "이명박을 구속하라"라고 외치며 이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번 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백은종 이명박근혜심판운동본부 대표는 "이곳(MB 자택 인근)에서 잔 지 2달이 지났는데,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의 힘으로 검찰이 압박을 받아 (MB의) 피의자 전환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백 대표는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검찰이 MB를) 바로 소환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될 것"이라며 "끝까지 함께 해달라"라고 집회 참여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명박, 인권 압살해...구속해야 진정한 촛불정신 구현"

이어 마이크를 잡은 하석태 전 경희대 겸임교수는 "이명박은 민주 인사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인권을 압살하며, 헌법을 위배했던 인물"이라며 "1970년대 반공교육을 부활시키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이명박이 구속돼야 진정한 촛불정신이 구현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명박 구속이 대한민국 적폐청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발언에 나선 문배식씨는 "조금만 참으면 MB는 (감옥에) 무상급식을 먹으러 갈 것"이라며 "아직도 대한민국엔 청산돼야 할 것이 많다. 항상 나오셔서 서로 반갑게 맞아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자유발언들이 끝나자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명박을 구속하라"라고 연이어 외치며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을 행진했다. 이를 지켜보던 경찰들과 별다른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3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역 인근에서 열린 'MB포위 18차 촛불행진'에 참석한 어린이가 'MB구속! 적폐청산!'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선혜


이번 집회에 참석한 김아무개씨(가명, 52세)는 "(이 전 대통령이) 양심이 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도 않았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맞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현장을 찾았지만 참여자들 사이에 서지 않고 한 발치 떨어져 있던 50대 중반의 배아무개씨는 "(이런 집회가 있다고)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마음으로만 동참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MB 구속이 가까워져) 기분이 좋다"며 "적폐가 청산되고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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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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