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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진행된 최민정 인터뷰, 나만 불편한가?

[주장] 시합마친 선수에게 최소한 숨 돌릴 시간이라도 주자

18.02.17 23:29최종업데이트18.02.1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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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선수의 인터뷰 도중, 경기를 마친 다른 나라 선수들이 경기복을 갈아입는 모습은 여과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화면캡쳐) ⓒ MBC


한국 남녀 쇼트트랙 금메달은 온 국민의 숙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까지 한국 남녀 쇼트트랙 경기 격려를 위해 현장을 찾아와 응원했다. 결국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최민정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야 말았다.

경기 직후 각 방송사는 시상식도 마치지 않은 최 선수의 인터뷰를 경쟁하듯 내보냈다. 최 선수는 가족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엄마, 나 금메달 땄어! 이제 가족여행 가자"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시합을 마치고 거친 숨을 헐떡이며 숨소리까지 정돈되지 않은 선수가 인터뷰에 답하는 모습은 너무 힘들어 보였다. 그것도 인터뷰 장소는 쇼트트랙 선수들의 탈의장 바로 앞이었다. 인터뷰 도중 경기를 마친 다른 나라 선수들이 경기복을 갈아입는 모습은 여과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인터뷰 말미에 여과없이 카메라에 잡힌 탈의장은 파란 천으로 가려졌다. (화면캡쳐) ⓒ MBC


최 선수의 인터뷰를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꼭 그렇게 바로 진행했어야 했을까? 물론 방송사들은 지난 13일 500m 결승에서 2위로 통과하고도 실격 처리됐던 최민정의 설욕과 울먹임을 생생히 담고 싶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금메달 소식을 고대했던 만큼, 진정 선수를 위한다면 충분히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줘야 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숨 고를 시간도 없이 탈의장 앞에서 바로 인터뷰를 강요하는 모습은 안쓰럽다 못해 화가 났다.

아직 올림픽도 메달 소식도 끝나지 않았다. 발 빠른 인터뷰 강행만이 답이 아니다. 참가선수들이 원하는 인터뷰로 이끌어야 한다. 진정 선수를 위한다면 잠시 기다려주는 게 미덕이다. 선수와 관중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인터뷰 강행은 답이 아니다. 이런 인터뷰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아무리 금메달이 좋아도, 최소한 선수들 숨 돌릴 시간은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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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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