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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도 다른 눈물" 흘린 최민정의 '독주쇼'

[현장] 여자 쇼트트랙 1500m 금메달 획득, "그 정도로 차이날 줄 몰랐는데..."

18.02.17 23:32최종업데이트18.02.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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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 이희훈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활짝 웃던 그는 이내 눈물을 보였다. 이틀 전 흘린 눈물이 통한의 눈물이었다면, 이날의 눈물은 환희의 눈물이었다.

"같으면서도 다른 눈물이네요."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최민정이 나흘 전 500m 결승에서 실격하며 흘렸던 눈물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그동안 (노력)했던 게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라며 "근데 성적은 완전 반대니까... (오늘은) 이게 꿈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마치고) 너무 힘들게 준비했던 게 생각나 감정이 북받쳤던 거 같다"라며 "진짜 4년 동안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니까 감정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라고 덧붙였다.

17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예선전에서 최민정이 역주하고 있다. ⓒ 이희훈


최민정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수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4위 김아랑 "후회 없는 경기, 다음 경기 준비"

최민정은 지난 13일 500m 결승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도고 실격 판정을 받아 눈물을 흘린 바 있다. 그는 "500m 결과가 그렇게 나왔지만 과정에 후회가 없었다"라며 "그리고 출전하는 네 종목 중 (당시엔) 첫 종목이 끝난 거였다. 거기에 연연하다보면 다른 종목에 지장이 생기니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최민정은 상대 선수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결승에선 네 바퀴를 연이어 아웃코스로 돌며 추월에 추월을 거듭했고, 2위와의 큰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저 스스로를 믿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라며 "그 정도로 큰 차이가 날 줄 몰랐는데 앞만 보고 달려가다보니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민정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4위로 들어온 김아랑 선수가 축하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이날 결승에 함께 올랐다가 4위로 골인한 김아랑은 "결과는 아쉽지만 만족할 수 있는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아쉽지만 (오늘 경기는)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걸로 마음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직후 김아랑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에게 다가가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아랑은 "(최민정이 울어서) 울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되게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이야기했다"라며 "누군가 '1등한 민정이는 우는데 너는 4등했는데 웃냐'고 물어보더라"라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김아랑은 이날 예선에서 넘어지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 심석희를 두고 "석희 몫까지 하려다보니 마음이 쓰인 게 사실이다"라며 "석희도 민정이처럼 강한 아이니까 힘들겠지만 남은 경기에서 잘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3000m 계주 결승이 남았는데 다 같이 웃을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여자 쇼트트랙 경기는 3000m 계주와 1000m를 남겨두고 있다. 각각 20일, 22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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