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 만들기,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요

[짱짱의 농사일기 15] 발아율이 낮다면

등록 2018.02.20 08:15수정 2018.02.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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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서 모종키우기 모종을 키우는것은 갓난아기를 돌보는것과 같다 ⓒ 오창균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지며 흙이 풀리고 있지만 농사를 시작하기는 아직 이르다. 농장이 있는 경기도 시흥은 한달은 더 있어야만 씨감자 파종으로 농사를 시작한다. 하우스 시설재배에서 난방으로 농사를 짓는 인근의 농장들은 토마토,오이,쌈채소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여러 가지 채소의 모종을 키워내는 육묘장의 하우스에는 훈훈한 온기와 다양한 채소들이 어우러져 자라는 모습에서 농사철이 가까이 왔음을 느낄수 있다.


크든 작든 농사를 짓는 농부라면 흙을 밟으며, 씨앗이 껍질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의 환희를 느껴보고 싶은 요즘이다. 밭으로 나가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씨앗을 준비하고, 모종을 키우는 농사는 지금부터 준비한다. 바람을 막아주는 비닐하우스가 있다면 전기열선으로 보온을 하는 농자재를 활용하여 농사에 필요한 모종을 자급할 수 있다.

농장에서 재배하는 채소의 모종은 대부분 직접 키워서 자급을 하고 있으며, 올해 구입하는 씨앗값은 5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모종을 키우지 않고 구입해서 농사를 짓는다면 씨앗값의 20배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다.

전업농부로서 농사수익을 올리려면 모종뿐만 아니라, 농자재비용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졌다'는 푸념을 할 수도 있다. 농장의 비닐하우스에 설치한 열선난방기와 필요한 부재료는 20만원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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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서 모종키우기 바닥에 열선을 깔고 뿌리가 흙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부직포, 비닐을 깔아주거나 바닥에서 모종판을 띄우기도 한다. (좌측상단은 온도조절기)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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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서 모종키우기 온도가 올라가는 낮에는 비닐을 걷어서 온도와 습도를 낮추고, 밤에는 보온덮개를 씌워서 온도를 높인다 ⓒ 오창균


적절한 온도와 물조절 

제대로 시설을 갖춘 비닐하우스와 난방장치가 없어도 모종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작은 규모의 농사는 모종을 구입하는 것이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몇 평짜리 텃밭농사에 들어가는 돈이면 편리하게 마트에서 사다먹는 것이 이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농사를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하면 농사를 짓거나 친환경채소를 먹을 이유가 없다. 농사에서 창출되는 유무형의 많은 가치는 돈으로 계산이 안 되고, 텃밭농사와 모종을 키워보는 경험은 작물과 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이 된다.

모종을 키워본 사람들의 경험을 들어보면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는 발아율이 낮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테지만, 직접 확인한 몇 가지를 보면 모종을 키우는 적정온도 유지가 안 된 경우가 많았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차갑기 떄문에 실외에서는 비닐이나 이불 등으로 보온이 필요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필요 이상으로 물을 너무 많이 준다는 것이다.

모종을 키우는 상토(床土)라는 흙은 씨앗이 발아가 잘 되도록 필요한 몇 가지 재료들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흙이다. 특징은 수분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보수력(保水力)과 공기가 순환하는 통기성이 유지될 수 있는 배수력(排水力)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씨앗의 발아가 잘 되기 위한 물리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물을 자주 많이 주면 수압으로 상토가 압축되어 배수력과 통기성이 불량하고 발아율이 낮아지는 원인이 된다. 떡잎이 나올 때까지는 처음에만 물을 흩뿌리듯이 한두번 약하게 주면 된다. 반대로 수분증발이 빨라지는 여름과 가을에는 상토의 겉흙이 건조해지면 물을 서너번에 나눠서 흩뿌리듯이 주면 된다.

3월중순도 늦지 않았다

모종은 밭으로 옮겨심는 재배력(일정)에 맞춰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재배하려는 작물을 밭으로 옮겨심는 시기와 모종으로 키우는 기간을 알아야 하는데, 씨앗을 구입하면 포장지 뒷면에 표시된 재배력을 참고하면 된다.

상추와 같은 잎채소류는 4월부터 밭에 심으며 모종으로 키우는 기간은 약 30일. 고추,토마토처럼 열매로 키우는 과채류는 5월부터 심으며 모종으로 키우는 기간은 60~70일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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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모종키우기 3월중순에는 보온장치가 없어도 햇볕이 들어오는 장소에 간이하우스를 만들어 모종을 키울수 있다. 밤에는 비닐을 덮고 낮에는 벗겨서 온도를 조절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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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모종키우기 간이 비닐하우스에서 3월중순부터 토마토,고추의 모종을 키우고 있다. ⓒ 오창균


봄에 키우는 작물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므로 모종을 만드는 환경이 여의치 않다면 3월 중순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그리고 실내에서 본잎이 나올 때까지 키운 후에 실외로 옮겨서 모종으로 키워도 된다. 햇볕과 보온이 부족한 환경이라면 전등불빛 아래에 두는것도 방법이다.

(관련 기사: 잘 여문 씨앗을 골라내는 방법이 있다)

실외에서 본격적으로 모종을 키우려면 작은 비닐하우스를 간단히 만들거나 스티로폼 박스와 같은 보온재를 활용해서 만들어도 된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장소를 선택하고, 3월에는 저녁 공기가 쌀쌀하므로 보온을 위해 필요하다면 이불 같은 것으로 덮어준다. 점차 포근해지는 4월의 한낮에는 비닐하우스 온도가 30도를 넘어가므로 비닐을 조금씩 열어두고 물도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모종 #농사 #친환경 #상추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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