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은 '기회 평등' 핵심 수단… 시민이 주도해야"

[인터뷰]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등록 2018.02.21 13:49수정 2018.02.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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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은 평생교육을 '기회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적 수단이라고 말한다.

사회운동가였던 그가 공기업의 수장이라는 다소 생경한 자리를 선택한 이유 역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그는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이 된 후 가장 먼저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교육 학습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아울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과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개선을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는 지난 8일 그에게서 대전평생교육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은 “평생교육은 ‘기회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충청게릴라뉴스




"대전학, 도시이질성 극복하고 '하나 된 대전'을 위한 노력"

- 인사를 부탁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8년 지방자치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제가 있는 곳이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입니다. 평생교육을 기획하고, 연구하고, 지역에 확산하는 그런 상당히 중요한 기관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 선거 국면에서도 평생교육정책이 좀 더 확산되고 취약계층, 취약지역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평생교육의 기회가 확산되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우리 독자님들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평생교육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 가져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어떤 단체인가?
"우리 사회에서 평생교육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원장이 된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평생교육진흥원이 뭐하는 곳이야?'였다. 그러면 저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한다. 시민대학과 배달강좌제이다. 그때 비로소 다들 잘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신다.

평생교육진흥원은 1999년 '평생교육법' 제정 이후 국가에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광역시도에는 평생교육진흥원이, 그리고 각 기초단위 시·군·구에는 평생학습관이 설립 되었다. 즉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평생교육을 기획·연구하고 확산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전국의 단일 평생교육기관 가운데서는 최대규모라고 할 수 있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는 현재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민대학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시민대학은 80여개의 강의실에서 연간 2000 강좌, 2만 개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대전만의 차별화된 평생교육프로그램인 배달강좌제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배달강좌제'는 2009년 대덕구에서 처음 시작해 2011년 대전시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 제도는 평생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써 동네 주민들이 원하는 강의를 신청하면 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강사를 파견해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하나 대전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은 대전의 10개 대학이 연합으로 개설한 '연합교양대학'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에 2과목, 2학기에 2과목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매년 1천여명의 대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아울러, 대전은 전국의 다양한 지역 출신들이 모여 살고 있으며, 원도심과 신도심, 연구단지와 비연구단지 간 구분이 확연한 도시이다. 그만큼 이질성이 큰 도시이기도 하다. 이는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대전학'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된 대전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연간 60여 차례의 '인문학특강'을 통해 도시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 나가도 있다.

이러한 대표적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연간 6만9000여명의 시민들이 개인적 소양을 함양하고, 지역공동체를 건강하게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우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의 자랑거리이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단연 전국 최대·최고임을 자부한다."

-평생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흔히 기존의 교육이라고 하면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의 정규 과정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교육제도는 이러한 제도권 교육을 중심으로 입안되고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교육역시, 한 개인이 일생에 걸쳐 배우고 학습하며 공유하는 것으로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평생교육'이다.

1970년대 유네스코에서 평생교육의 개념을 확립한 이후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평생교육이 강조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도에 기존의 '사회교육법'을 대체한 '평생교육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체계적으로 관련법과 제도가 정비되면서 평생교육 정책이 추진돼 오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평생교육은 부유층이 누리는 사치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취약계층에 대해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평생교육은 '기회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적 수단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대전의 경우를 보면, 2018년 대전시와 5개구의 평생교육관련 예산을 모두 합쳐도 15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올해 대전시 및 각 구의 전체 예산이 7조 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미미한 수치이다.

언론과 행정기관, 진흥원 등 사회 전반적으로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실질적인 평생교육 실현을 위한 지원과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지원은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과 4차산업혁명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인터뷰 금홍섭 원장은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의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해 시민과 소통하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약속했다. ⓒ 대전평생교육진흥원



"교육프로그램의 질적 향상·탈권위를 통한 시민과의 소통 실현하겠다"

- 원장께서는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교육 학습체계 구축"을 말씀하셨다. 어떤 의미인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평생교육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공급자인 평생교육진흥원이 권위적이면 결국 수요자들이 불편해 하게 된다.

우리 대전에서는 평생교육진흥원을 중심으로 총 4900여개의 강좌에 6만9000여명의 시민이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강의의 질적, 양적 성장을 말해주는 수치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안주할 수는 없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보다 쉽게 평생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진흥원 중심의 현재 구조에서 벗어나, 마을 단위로 각종 교육프로그램이 제공됨으로써 실질적인 평생교육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런 측면에서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교육 학습체계 구축'은 핵심적인 과제이다. 이를 달성해 내기 위해 우리 대전평생교육진흥원부터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마을공동체, 시민사회단체, 주민자치센터, 행정기관 등 다양한 평생교육 관련 기관 및 단체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유기적인 관계적립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마을 단위의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공급함으로써 153만 대전 시민 전체가 더불어 함께 누리는 평생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교육 학습체계 구축'을 강조한 것이다."

- 시민운동가에서 공공기관장으로의 변신, 다소 의아하기도 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민단체에서 일을 할 때나, 공공기관장이 된 지금이나 '시민을 위한 봉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헌신'이라는 저의 마음가짐은 한결 같다.

저는 시민단체에서 일을 할 때에 지역문제를 지역민들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거버넌스적 관점을 강조해 왔다. 이는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 스스로 해결한다'는 지방자치의 기본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저는 시민단체 활동 때에도 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기에 지금의 일이 생소하거나 크게 어렵지는 않다. 만일 전혀 모르는 분야였고, 내가 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다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저의 고민은 20년 넘는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어떻게 하면 제도권 내에서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의 조직문화를 건강하게 바꾸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혁신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제가 여기 들어오기 전부터 생각했던 것은 진흥원의 조직문화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원장이 되기 전 제가 접한 평생교육진흥원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권위적이다'라는 것이었다. 와서 보니 실제 그런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탈권위를 통한 직원, 강사, 학습자, 시민과의 소통이 저의 제1과제였고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도 인정한다.

또 하나는 교육프로그램의 질적 혁신이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양적으로는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질적으로 얼마만큼 성공했느냐를 볼 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취미, 오락, 체육 등에 치중돼 있고, 공공적 개념의 시민교육은 턱 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시대적 가치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지방자치와 주민참여예산제 등의 시민교육의 필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이를 다 수용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수요자인 시민들이 이른바 '재미있는 프로그램'에 몰리는 현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외부적으로는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평생교육을 원하지만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쉽게 접하기 힘든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의 균등한 기회제공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다.

이를 위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강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타지역 평생교육진흥원과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교육콘텐츠를 공유함으로써 질적·양적 다양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이 외에도 시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발굴함으로써 명실공히 대전평생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평생교육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제도적으로나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무엇보다 시민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정치권도, 행정기관도 관심을 갖는다. 그래야만 평생교육이 풍성해지고, 그 혜택은 153만 대전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지방자치의 기본은 주민의 관심과 참여이다. 그런 점에서 평생교육 뿐 아니라 우리 대전의 여러 현안에 대해 시민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감시를 해야만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시민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감사합니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인터뷰 금홍섭 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평생교육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게릴라뉴스(http://www.ccgnews.kr)와 KNS뉴스통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 #평생교육 #대전시 #대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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