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요구' 현충사 박정희 현판, 결국 존치 결정

21일 문화재청 "현행 유지" 판단... 이순신 종가 "<난중일기> 전시 없다, 유감"

등록 2018.02.21 19:50수정 2018.02.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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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현판 박정희 대통령 친필 현판으로 1967년 걸렸다. ⓒ 구진영


결국 현충사 내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은 살아남았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21일 사적분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아산 이충무공 유허 내 현충사 사당 현판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순신 종가 15대 맏며느리인 최순선(63)씨는 지난해 9월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에 "왜색이 남아 있는 박정희 친필 현판을 내리고 조선 숙종 임금이 하사한 사액 현판으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순신 종가 측은 박정희 친필 현판이 내려갈 때까지 <난중일기>의 공개 전시는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후 현충사 박정희 현판을 둘러싸고 이충무공파 종친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임금"이라며 박정희 현판 철거 반대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일었다.

"1967년 건물에 숙종 현판 일체성 훼손"... "유감, <난중일기> 전시 없다"

21일 문화재청은 "충무공파 후손들 간에도 서로 의견이 엇갈린다"라면서 "1967년 성역화사업 당시 만들어진 새로운 사당에 숙종 사액 현판을 설치하는 것은 그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건물과 현판의 일체성을 훼손한다"라고 현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문화재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이순신 종가 측은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유감이다"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임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지금의 현충사에선 이순신 장군 정신이 빛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종가 측은 "현판이 내려갈 때까지 난중일기 및 기탁 유물 전체를 현충사에 전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시 중단이지 현충사에 유물을 기탁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난중일기> 등 이순신 장군 유물은 그대로 현충사 수장고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국정감사 당시 현충사 안에 있는 금송(일왕 상징 나무)을 지적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교문위, 인천 서구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현재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이 현충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문화재청의 판단이 아쉽다"라면서 "현충사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문화재청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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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현판 1707년 숙종이 사액한 현판의 모습 ⓒ 구진영


#현충사 #이순신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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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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