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팀워크 논란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서 '함께' 결승선 밟아

[평창 스피드스케이팅] 세 선수 동시에 들어왔지만 폴란드에 4초 이상 뒤져, 최종 8위

18.02.21 21:16최종업데이트18.02.21 21:39
원고료로 응원

▲ 서로서로 밀어주는 여자 팀추월 선수들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팀추월 순위결정전에서 역주하고 있다. ⓒ 이희훈


[기사 보강: 21일 오후 9시 38분]

붕괴된 팀워크로 온갖 구설수와 논란에 시달린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결국 올림픽을 마감했다. 맏언니 노선영(29·콜핑)을 비롯해 인터뷰 태도로 거센 비난을 받은 김보름(25·강원도청), 박지우(19·한국체대)가 그대로 레이스에 출격했고, 경기 후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치며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는 21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3분07초30으로 8위에 머물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예선전에서 '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두 바퀴를 남기고 김보름이 기록 단축을 위해 선두로 나서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난 후 맨 뒤에 있던 노선영은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두 선수와 거리가 벌어졌다. 그러나 앞서가던 두 선수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해 버렸고, 노선영은 이들에 한참 뒤떨어져 결승선을 통과하고 말았다.

▲ 무거운 분위기 팀추월 선수와 감독들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앞둔 박승희, 노선영, 박지우, 김보름 선수가 몸을 풀고 있다. 맨 오른쪽은 백철기 감독. ⓒ 이희훈


이후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은 "마지막에 차이가 벌어졌다"라고 웃으며 말했고, 박지우는 "관중들의 함성이 커서 차이가 벌어진 줄 몰랐다"고 말해 대중들의 비난이 절정이 달했다.

결국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경기 다음날이었던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수습하기엔 부족했다. 오히려 노선영이 같은 날 SBS와 한 인터뷰에서 "(주자 중에서) 마지막으로 가겠다고 한 적이 없다"라며 백 감독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해 폭로전이 시작됐다.

'평화올림픽'으로 주목받으며 많은 선수가 선전을 펼친 이번 대회에서 결국 국가대표가 붕괴된 조직력과 팀원 간 불화까지 그대로 노출돼 국제적인 망신까지 피할 수 없게 됐다.

3분07초30 기록으로 세 선수 같이 결승선 통과

▲ 서로서로 밀어주는 여자 팀추월 선수들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팀추월 순위결정전에서 역주하고 있다. ⓒ 이희훈


다행히도 와해됐던 경기력은 7, 8위 순위결정전에서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갖춰졌다. 비록 기록은 폴란드에 4초 이상 늦었지만 세 선수가 함께 결승선을 밟으며 통과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관중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세 선수에게 환호를 보내며 힘을 실어줬다.

이날 세 선수는 경기 내내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고, 서로가 밀어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순위와 기록에 욕심내기보다 예선전에서 보였던 모습을 만회하려는 듯 합을 맞춰 주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듯했다.

한국팀은 첫 번째 바퀴를 막내 박지우가 이끌며 34초61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이어 노선영이 앞서 달리면서 두 바퀴를 달려가는 과정에서 폴란드에 3초 이상 뒤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바퀴에서는 김보름이 나오며 30초대 랩타임으로 기록을 당겼다. 이후 시간이 갈수록 계속해서 폴란드와 기록 격차는 벌어졌다.

마지막 바퀴는 노선영이 이끌다가 김보름이 다시 선두로 나서 이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선수가 동시에 3분07초3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폴란드(3분03초11)에 비해 4.19초 늦은 기록이다.

이로써 여자 팀추월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처음으로 참가한 이후 소치와 평창까지 세 대회에서 모두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경기 후 세 선수는 믹스트존을 말없이 지나갔다. 가장 먼저 믹스트존으로 나온 노선영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도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고, 몇 초 차이로 나온 김보름도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인 뒤 자리를 떠났다. 곧이어 나온 박지우도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취재진을 지나쳤다.

▲ 경기장 떠나는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마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 이희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