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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분간 MB-다스 탈탈 턴 <뉴스룸>, '끝곡'이 결정타

[리뷰] JTBC <뉴스룸> 클로징BGM으로 새로운 뉴스 개척

18.02.22 11:45최종업데이트18.02.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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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JTBC <뉴스룸>은 클로징 BGM으로 'Das ist meins'란 연주곡을 골랐는데, 그 의미가 무척 시사적이다. ⓒ JTBC


21일 오후 JTBC <뉴스룸>은 방송을 끝내면서 독일 음악가 아네트 포크(Annette Focks)의 연주곡 'Das ist meins'를 끝곡으로 골랐다. 독일 영화 <포 미니츠> 삽입곡이기도 한 이 곡은 무엇보다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곡 자체보다 제목이 무척 시사적이다. 독일어 발음은 쉽다. 그저 알파벳 음가대로 발음하면 된다. 따라서 'Das ist meins'를 그대로 발음하면 '다스 이스트 마인스'다. 우리 말로 '그것은 나의 것'이라는 의미인데, 발음에서 자연스럽게 다스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실제 이날 <뉴스룸>은 검찰이 다스의 실제 주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임을 명시했다는 소식을 머리기사로 전했다.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은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처음 불거졌고, 이후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 가면서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검찰이 금고지기 이병모씨를 구속하면서 영장에 '(다스) 실주주 이명박'이라고 적은 건 11년간 이어진 의혹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인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의혹이 처음 불거진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실소유주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결국 본인은 극구 부인하는데, 검찰이 실소유주 맞다고 '확인해' 주는 모양새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 전 대통령 '탈탈 턴' 뉴스룸, 엔딩곡으로 재차 일격

이날 <뉴스룸>은 다스 관련 소식을 전하는데 21분가량을 할애했다. 다스의 서울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청와대 지하벙커 문건이 나왔다는 리포트까지 합치면 이 전 대통령 관련 보도는 25분에 이른다. 이 정도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 전 대통령을 '탈탈 턴'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뉴스룸>은 '다스'로 시작되는 곡을 골라내 다시 한번 다스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으니 말이다. <뉴스룸>의 클로징 BGM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세월호 1000일을 맞았던 2017년 1월 9일 <뉴스룸>은 박상돈·최경록이 부른 '배웅'을 끝곡으로 골랐다. 이 곡의 노랫말 중 한 대목이다.

"다시 돌아올 것 같은 그대, 사라질 때까지 보네. 한 번만 더 안아보고 싶었지, 내 가슴이 익숙한 그대 안녕이라 하지 않은 이유 그댄 알고 있나요." - 박상돈 최경록 '배웅' 중에서.

노랫말은 세월호 1000일과 겹치면서 허망하게 가족을 떠나보낸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또 최순실의 태블릿PC를 보도한 지 꼭 1주일이 지난 2016년 10월 31일 <뉴스룸>은 레드 제플린의 명곡 'Stair way to Heaven'을 엔딩곡으로 골랐다. 이 곡 노랫말의 첫줄을 아래 인용한다.

"반짝이는 걸 모두 금으로 아는 여인이 있지. 그 여인은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 한다네." - 레드 제플린 'Stair way to Heaven' 중에서.

당시 <뉴스룸>은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막후에서 비선실세로 군림하면서 온갖 이권을 챙긴 정황을 집중 보도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엔딩곡으로 'Stair Way to Heaven'를 고른 건 탐욕에 어두웠던 최순실을 풍자하는 메시지로 읽혔다. 실로 곡을 골라내는 센스가 대단하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다.

최근 MBC <뉴스데스크>, SBS < 8뉴스>의 약진이 만만치 않다. MBC는 이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씨의 녹취록을 공개했고, SBS는 최근 팀워크 논란의 중심에 있는 노선영 선수와 접촉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짜임새나 의제 설정 능력에서 여전히 JTBC 뉴스룸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뉴스룸>은 클로징 BGM으로 뉴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생각한다.

21일 JTBC <뉴스룸>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25분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 ⓒ JTBC


이 전 대통령, 어떤 기도 하고 있을까

아무래도 이 전 대통령 이야기를 적고 마무리해야겠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결과를 허물지 못하면 정치적·법적 책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 수사 결과대로 라면 이 전 대통령은 전 국민이 지켜보던 2007년 대선 경선에서 거짓말을 한 셈이 됐고, 후보자 재산을 허위 신고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BBK 투자금 140억 원을 반환 받았고 이 돈은 다스로 흘러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돈을 받아내기 위해 검찰·LA 총영사관 등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했다. 결국 본인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공권력을 활용한 셈이다. 이에 대해 <뉴스룸>은 직권 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5년 낸 자신의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국정의 고비마다 나는 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제가 성심으로 국민을 섬기고 열심히 일하게 하소서."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전 대통령은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될 것 같다. 특히 김희중·김백준 등 자신의 금고지기들의 입이 열리면서 이 전 대통령은 오도 가도 못할 지경에 처해 있다.

검찰 수사가 턱 밑까지 차오른 지금, 이 전 대통령이 하느님 앞에 어떤 기도를 드리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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