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촛불시위로 문재인 정부 탄생, 막중한 책임감"

영국 월간지 <모노클>과의 인터뷰서 밝혀... "한국 여성문제 여전히 심각, 더 노력해야"

등록 2018.02.22 16:55수정 2018.02.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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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모노클>과 인터뷰한 김정숙 여사. ⓒ 청와대


영국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MONOCLE>(모노클) 홍콩 지국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체임버스(James Chambers)가 지난 1월 22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게 물었다. "여사님 본인께서도 정치나 다른 분야에서 포부가 있나?"라고. 그러자 김 여사로부터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 남편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 다시 시골로 내려가서 살기를 고대하고 있다."

<모노클>이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기사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과 비서실장이 되는 것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지 물었을 때, 그는 대통령도, 비서실장도 되기 이전에 누렸던 자유를 선택했다"라고 쓴 대목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기를 마친 뒤 경남 양산시 매곡마을로 이사해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살았고, 이후에도 이따금 이곳에 내려와 휴식을 취하곤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이곳에 다시 내려와 살 계획이다. 

"한국의 여성문제 여전히 심각... 한참 더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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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호 <모노클> 표지. ⓒ 청와대


23일 발행될 <모노클> 3월호에 따르면, 김정숙 여사는 "내 역할은 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original intention)에 충실하도록 조력하는 것이다"라며 "대통령이 듣지 못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저는 더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다"라며 특히 여성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여성 장관 비율을 30% 이상 달성하는 것이었고, 초기 내각 구성부터 그 약속이 지켜져 기뻤다"라며 "처음으로 여성 장관들이 외교부를 포함해 6개 부처를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이 여성장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대통령에 취임하면 여성 장관을 30% 이상 채우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 여사는 "하지만 한국의 여성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사회적 차별, 임금 차별, 기회의 차별이 여전히 많아 한참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현재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실력으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나도 함께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편의 품성이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또한 김 여사는 촛불시위의 개인적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번 촛불시위는 전례 없이 독특한 양상으로 진행되었다"라며 "주중에는 차분히 각자의 일상에 임했던 평범한 시민들이 주말에는 폭발하듯 열성이었다"라고 전했다.

김 여사는 "3개월 내내 자발적으로 1000만의 인파가 광화문 광장에 모였고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라며 "나는 문재인 정부가 많은 국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탄생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12년 문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 "걱정이 컸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을 마치고 또다시 힘든 일을 하지 않길 바랐다"라며 "남편의 품성이 정직하고 강직해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 개인적인 욕심을 앞세우지 않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모노클>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치에 뛰어든 이유와 관련해 "(9년 가까이 보수정권이 연속으로 집권하면서) 민주주의 발전, 인권 개선, 남북관계 개선이 모두 후퇴했다"라며 "나는 위기감을 느꼈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라고 회고했다(관련 기사 : 문재인 대통령이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김정숙 #모노클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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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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