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와 달리기의 효과, 이정도였어?

불안과 스트레스, 노화에서 벗어나는 건강한 방법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

등록 2018.02.26 08:44수정 2018.02.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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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 선수들만이 아니라 응원을 하는 사람들도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졸이다,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하고 기쁨의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던 순간들. 인간은 왜 극한의 두려움이나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스포츠에 스스로 뼈져 들거나, 경기를 보며 열광하는 것일까.

4차 혁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인류의 몸과 뇌는 선사시대로 시스템화 되어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인간이 스포츠에 열광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인간은 오랫동안 생존을 위해  넓은 사바나에서 사냥을 하고 맹수의 위험을 피하며 생명을 존속해왔으니 말이다.


현대는 일용할 양식을 구하려 하루 종일 숲을 헤매며 사냥 하는 일도, 사냥에 실패해 굶어야 하는 일도 없지만 인간의 뇌와 몸은 원시시대를 살아갈 때 필요했던 시스템을 바꾸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불필요한 지방을 몸에 잔뜩 비축해 놓고도 음식이 있으면 자꾸 더 먹으라고 지시하는 뇌 시스템이 단적인 예다. 어쨌거나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이 진리라는 사실을 과학과 의학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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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여라,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 불안과 스트레스, 노화에서 벗어나는 가장 건강한 방법 ⓒ 바니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는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인 안데르스 한센이 다양한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저술한 불안과 스트레스, 노화에서 벗어나는 건강한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그가 소개한 건강 비법은 너무 단순하다. 산책이나 달리기를 지속적으로 하라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삼십분 이상 조금 빠른 속도로 주 5일을 걷거나 40분 이상 주 2회 달리는 것만으로 치매, 우울증, 불안 등을 예방하거나 호전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하지만 그의 말은 수많은 실험의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불루멘실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156명의 환자를 모아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한다. 그는 참가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항우울제인 졸로푸트를, 한 집단은 일주일에 세 번씩 삼십 분 정도 운동을, 마지막 집단은 운동과 약 복용을 병행하게 했다.


넉달 후 실험 참가자 대부분은 우울증이 없어졌다고 보일 정도로 호전되었다고 한다. 신체활동이 우울증 약 만큼이나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6개월 후에는 더 놀라운 사실이 알려진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특정 집단에 할당되지 않고 원하는 방식을 직접 골라서 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운동을 선택했고 어떤 사람은 심리치료를, 어떤 사람은 약복용을 선택했다. 어느 쪽이 결과가 더 좋았을까? 운동한 사람들은 6개월 동안 우울증이 재발한 경우가 열 명당 한 명 이하, 혹은 8%정도로 제일 적었다. 반면 약물치료를 선택한 집단에서는 재발 비율이 3명당 1명 이상 혹은 38%로 나왔다. 따라서 운동은 우울증 치료효과가 약물치료와 동일했을 뿐만 아니라 약물보다 보호 효과가 더 강력했다." – 124쪽

저자는 걷기와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달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을 날려버릴 뿐 아니라 창의력이 증진되고 기억력이 높아지며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꾸준한 몸의 움직임만으로 노화를 늦출 뿐 아니라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되어 젊은이 못지 않은 기억력, 창의력, 종합 판단 능력을 가지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스타 운동선수 올가 코델코는 37개의 세계 기록을 세우고 750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하고 2014년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별로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라고? 당연하다. 코델코는 77세가 된 후에에야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두 가지 종목은 멀리뛰기와 100미터 달리기였다. 90세 생일 이후로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멀리뛰기 선수였다. 말년에 가서는 경쟁자가 점점 줄었고, 아예 경쟁할 선수가 없는 날도 많았다. 그냥 대회에 출전하기만 해도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 230쪽

그녀는 75세가 넘어서 훈련을 시작했고 뇌의 해마도 같은 연배의 노인들보다 월등하게 발달되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언어 능력을 비롯해 기억력이 다른 노인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났다.

저자는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그가 권하는 가장 효율적인 운동은 일주일에 2번 이상 40분 이상 달리기를 하는 것이다. 운동광이 되거나 너무 격렬한 운동은 뇌기능을 오히려 저하시킨다고 하니 적당히 산책을 하거나 좀 빠른 속도로 걷기 혹은 달리기를 해 볼 일이다.

달리기나 산책은 돈이 드는 것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극기 훈련도 아니다. 운동의 효과는 뛰어나고 말이다. 의지와 끈기만 있으면 되는 달리기나 산책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일에 치여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한 기분이 몰려오면 얼른 자리를 박차고 나가 주변을 산책하거나 힘껏 달려보라. 몸과 마음이 한껏 가벼워질 테니.
덧붙이는 글 움직여라,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 안데르스 한센(Anders Hansen)) 지음. 김성훈 옮김/ 반니/ 15,000원

움직여라,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 - 불안과 스트레스, 노화에서 벗어나는 가장 건강한 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성훈 옮김,
반니, 2018


#달리기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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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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