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퍼지는 '미투', 남성보좌진 "나부터 함께 NO!"

[현장] 민주당, 보좌진에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원내대표가 의원실에 '보좌진 의무참석' 요청

등록 2018.03.02 19:12수정 2018.03.06 16:40
1
원고료로 응원
a

황금명륜 같이교육연수원 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좌진들을 상대로 성평등교육을 하고 있다. ⓒ 김성욱


"보좌진들이 이렇게 많이 한자리에 모인 경우도 드물다.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권력 관계에서 성희롱 발생한다는 것에 많이 공감했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함께 '노(NO)'해야 한다는 걸 배웠으니 실천해보려고 한다." (김아무개 보좌관)

더불어민주당 소속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열린 성폭력 예방 교육에 참석한 한 남성 보좌관의 소감이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문강사를 초정, 보좌진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사회 각계 터져 나오는 '미투(METOO: 나도 고발한다는 뜻의 성폭력 고발 캠페인)'에 응답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달 28일엔 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성차별 원인과 실태 등을 포함한 성평등교육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강의는 민주당 내 보좌진 측이 먼저 마련했다고 한다. 김효성 민보협 사무처장은 "원래 보좌진들에 (국회사무처가) 성교육을 하게 돼 있는데, 참석률이 낮고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며 "이번엔 민보협이 나서서 우원식 원내대표 명의로 당 의원들에게 다 문자를 보냈다. 보좌진을 의무적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교육 현장에는 130여 명 보좌진이 참석해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50대로 보이는 선임 보좌관들을 비롯해 보좌진 중 특히 남성이 많이 참여한 모습이었다. 민보협 측은 이날 참석·불참 의원실을 점검하기도 했다.

김영수 민보협 회장은 이날 "(교육은) 미투 운동의 일환"이라며 "국회란 특수한 공간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습관처럼 돼 있는 (성추행), 저 또한 무의식중에 숨은 가해자는 아니었나 되돌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보협에서 이를 매년 정례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회 여성가족위 위원장이기도 한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페미니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보좌진)이 제도 개선,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역"이라며 "입법기관인 국회와 민주당이 제도개선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성평등 교육 의무화하기로

a

민주당 보좌진 성평등 교육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 성평등 교육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3.2 ⓒ 연합뉴스


강사로 나선 황금명륜 같이교육연수원 대표는 "미투는 정말 반가운 운동이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우리에겐 '○○계 내 성폭력', 그 전에는 이학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등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투가 이제는 사회적 '위드유(with you, 함께 하겠다는 뜻)'로 동참할 수 있도록 넘어가야 한다"며 "조직 내 구성원들이 먼저 함께 NO(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의는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한편 최근 미투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국회 정당들 사이에서도 당 차원의 구체적인 후속대책 마련이 이어지는 추세다.

민주당은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오는 6.13 지방선거를 포함, 향후 모든 공직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자에게 1시간 이상의 '성 평등 교육'을 의무로 이수하도록 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같이 알리며 "모든 후보자(확정)는 1시간 이상의 '성 평등 교육'을 의무로 이수해야 한다. '성 평등 교육'은 전국 17개 시도당위원회의 여성리더십센터나 외부기관을 통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은 곧 '공직사회 갑질 성폭력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당내에 발족할 예정이다.양미강 여성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이를 알리며 오는 3월 5일 워크숍에 미투 운동과 젠더폭력근절에 대한 교육을 통해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당직자, 보좌진, 국회의원 등을 막론하고 앞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하는 데 여성위원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AD

AD

인기기사

  1. 1 한국을 보고 유럽이 땅을 치며 분루 삼키는 이유
  2. 2 "난리난다! 한국 대통령이 스웨덴 총리처럼 말했다면"
  3. 3 "박사님, 성매매 해보셨죠?" 이분도 또 출마했습니다
  4. 4 "세계 대공황 가능성... 이 기회 새로운 사회 시스템 만들어야"
  5. 5 이재명, '배민 불매 운동' 독려... "국민 무시한 기업의 말로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