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대북특사, 5일 평양으로 떠난다

단장은 정의용 실장... 1박 2일 평양 머물며 남북관계 개선문제 포괄적 협의

등록 2018.03.04 07:56수정 2018.04.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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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4일 오후 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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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서훈 국가정보원장(오른쪽)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확정됐다. ⓒ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 대북특별사절단(아래 대북사절단)이 5일 방북한다.

청와대는 4일 오후 2시 정의용 실장을 특별사절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특별사절로 하는 대북사절단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내일 북한으로 떠나 6일 오후 귀환할 예정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정의용 실장을 수석특별사절로 하는 특별사절단을 북에 파견하기로 했다"라며 "특별사절단의 방북은 김정은 위원장이 파견한 김여정 특사의 방남에 대한 답방의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특별사절단은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 천해성 차관, 김상균 2차장, 윤건영 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고, 실무진 5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방북한다"라며 "특별사절단은 5일 오후 특별항공기편을 타고 서해직항로로 방북해 1박 2일 평양에 머문다"라고 전했다.

윤 수석은 "1박 2일 평양에 머물면서 북한 고위 관계자들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라며 "특별사절단은 특히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여건 조성, 남북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특별사절단은 6일 오후 귀환한 뒤 귀국보고를 마치고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 설명하고, 일본과도 긴밀히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대북사절단의 주축인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분야 핵심 참모들이다. 이들에게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출구'를 만들기 위해 북미대화라는 '입구'를 열어야 하는 중대한 임무가 주어졌다.

정 실장은 미국의 신뢰가 높고, 서 원장은 남북관계에 정통한 대북전문가라는 점이 대북특사에 발탁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이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인선이다. 특히 정 실장의 발탁은 미국의 동의를 얻고, 국내 보수진영의 반발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 두 사람은 방북이 끝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방북 결과를 미국과 공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통일부에 근무하면서 남북대화 경험이 많고, 평창올림픽 기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일정을 두루 챙겼던 천해성 차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윤건영 실장이 대북사절단에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통일부에서는 남북대화 경험이 많은 천해성 차관이 사절단에 포함돼 보완될 것이고, 윤건영 실장은 전반적인 상황 관리와 정의용 실장 보좌 측면에서 사절단에 포함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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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특별사절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북사절단의 '투톱' 정의용 실장-서훈 원장

정의용 실장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문 대통령의 비공개 사전접견(2월 23일)에 배석했다. 또한 김여정 특사가 포함된 1차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문 대통령의 접견.오찬에도 배석했고(2월 10일), 김영철 단장 등 2차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 했다(2월 26일). 다자외교와 통상분야에서 풍부한 경력을 쌓았고, 한미관계와 북미관계에 정통하며 미국의 신뢰를 받고 있는 '한미동맹파'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 등 남북관계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역량에서는 서훈 원장이나 조명균 장관에 뒤처진다는 평가도 있다.

정 실장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외교자문단(전직 외교관 그룹)인 '국민아그레망'을 이끌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을 총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그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발탁하면서 "외교와 안보는 동전의 양면이고, 현재 북핵과 사드 등 외교와 경제, 안보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서훈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대화 채널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방남한 1.2차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김여정 특사(2월 10일)와 김영철 단장(2월 25일과 27일)을 모두 만났다. 지난 2월 10일 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서훈 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한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다. 제가 이 두 분을 (이 자리에)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서 원장은 지난 1996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로 2년간 북한에 상주한 바 있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주도했고, 장성택.김양건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도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는 대북전략통이다. '북한 가정교사'로 불리는 그는 스스로 "종북이 아닌 지북(知北)파"라고 말한다. 지난 2012년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각각 남북경제연합위원회와 안보상황단장을 맡았다.

그동안 이후락 중앙정보부장(1972년 5월), 장세동 국가안전기획부장과 박철언 안기부장 특보(1985년 10월), 서동권 안기부장(1990년 10월), 임동원 국가정보원장.외교안보통일보좌관.특보(2000년 5월, 2002년 4월, 2003년 1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2005년 6월) 김만복 국정원장(2007년 8월) 등이 대북특사로 평양에 갔다.

5명의 대북사절단 주요 이력
정의용 : 1946년생 /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하버드대 정책대학원 석사 / 외무부 통상국장, 주미공사, 주이스라엘 대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국제노동기구 이사회 의장 / 열린우리당 국제협력위원장, 제17대 국회의원,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 국회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 대책특위 위원, 법무법인 세종 고문, 문재인 후보 외교자문단 '국민아그레망' 단장

서훈 : 1954년생 / 서울대, 존스홉킨스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 박사 /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 국가안전보장회의 정보관리실장, 국정원 대북전략실장, 국정원 3차장, 문재인 캠프 안보상황단장

천해성 : 1964년생 / 서울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실 행정관, 통일부 통일정책실 정책기획과장,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조정실 정책담당관,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기획부장.인도협력국장.대변인.통일정책실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

김상균 : 1962년생 /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 국정원 대북전략부서 차장.3차장

윤건영 : 1969년생 / 국민대 무역학과, 국민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 성북구의원,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

#대북특사 #서훈 #정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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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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