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부인한 MB... 검찰, 일주일 내 영장 청구할 듯

공범 김백준 등 혐의 인정 MB에게 불리하게 작용... 검찰, 4월 초 기소 가능성 언급

등록 2018.03.15 07:31수정 2018.03.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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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검찰이 14일 오전부터 시작된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21시간 만인 15일 새벽에 마쳤다. 향후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문제는 구속 여부다. 이 전 대통령의 태도와 거론 되는 혐의만 놓고 보면 구속 가능성은 상당하다. 다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신분과 이미 전임 대통령 한 명이 구속 수감 중이라는 점은 검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번 검찰 소환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다스 및 도곡동 땅 등 차명재산 의혹, 삼성전자로부터 미국에서 진행된 다스 소송비 60억 원을 대납 방식으로 수수한 혐의,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원 반환 소송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개입하게 한 혐의, 300억 원대 다스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 경영 비리 혐의, 지난 2007년 대선 당시부터 측근과 친인척을 통해 민간으로부터 수십억 원 전달받은 혐의 일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의혹에 대해 본인의 재산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라며 "(인정하는 혐의가) 없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본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고 설령 그런 일이 있었더라도 실무선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입장"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객관적인 자료들, 이에 상응하는 핵심 관련자 진술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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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찰 조사받고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통상적으로 검찰은 피의자가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할 경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또 중대한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입증되고 죄질이 무겁다면 구속영장 발부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뇌물수수 혐의 액수만 100억 원이 넘어가고, 혐의 전반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특히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혐의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는 점도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집사', '금고지기'라 불리는 최측근 인사다. 이 전 대통령의 조사와 같은 시간에 진행된 재판에서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언급하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렇게 구속 가능성이 커질 위험에도 불구하고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향후 법정에서 치열하게 혐의 사실 여부를 다투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설령 일부 혐의를 인정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더라도 워낙 많은 혐의가 있어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럴 바에는 결백을 주장하고 법정 싸움에서 반전을 기대 하겠다는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구속 수감 불가피, 엄정하게 신병 처리해야"

현재까지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은 사실관계 입증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김백준 전 기획관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자료 제출을 미루면서 "공범을 수사 중이기 때문에 4월 초 이전에는 내놓기 어렵다"라고 밝힌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공범은 이 전 대통령이고, 재판에 증거자료를 내놓을 경우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이를 이용해 수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검찰 측의 말을 해석해 보면 늦어도 4월 초까지 이 전 대통령의 수사를 마무리 짓고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얘기다. 즉 이 전 대통령의 기소 마지노선을 4월 초로 잡고 있다는 뜻이다. 검찰이 오는 주말이나 내주 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이 이를 발부한다면 4월 초는 사전 구속영장 기한(20일)과 딱 겹치는 시점이다. 검찰은 향후 일주일 내에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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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찰 조사받고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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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찰 조사받고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실제로 구속될지는 미지수다.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 전 대통령이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법원이 이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영장은 기각될 수 있다. 또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으로 도주우려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사회와 여당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4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향후 이명박이 범죄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고 증거인멸을 시도할 우려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이명박에 대한 구속 수감이 불가피하다"라며 "검찰은 엄정한 신병 처리와 함께 무거운 처벌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다스의 실소유주가 MB것이라는 데 상당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한다. 이 정도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법률적 판단에 의거할 때는 구속 사안"이라며 "다른 전직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 아니냐는 지적은 할 수 있지만, 반대로 그런 부담 때문에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에 더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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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찰 조사받고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게 당연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억 원이 넘는 것에 대해서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라며 "지금 뇌물수수의 액수가 100억 원이 넘기 때문에 이것은 구속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다스가 본인 게 아니라는 입장에 변함없나"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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