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불구속 수사? 죄악에 비해 너무 가볍다"

[현장] '이명박 구속 촛불문화제' 열려..."젊은이들 미래 위해서라도 구속해야"

등록 2018.03.17 21:26수정 2018.03.1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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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촛불문화제' 참가자들과 근처를 지나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 조선혜


"일반인은 몇만 원 (훔치는) 죄를 짓게 되면 당장 (감옥에) 들어가 몇 년 삽니다. 하물며 이런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은 당연히 구속돼야 합니다."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촛불문화제'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김아무개씨(47세, 여)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구속해야 한다"며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경청하던 김아무개씨(71세, 여)는 "(전) 대통령이라도 구속해야 한다"며 "박근혜가 구속됐다고 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큼 죄를 지었느냐를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감옥에) 들어갈 수 있다"며 "그게 누구든지 죄를 지었으면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죄에 비해 불구속은 너무 가벼워, 불공평하다"

시민의 눈, 이명박 구속 촛불시민행동 등이 주최한 이번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문화제 현장을 찾은 전상만(61세)씨는 "도주 우려는 없지만 이명박이 저지른 죄악에 비해 불구속은 너무 가볍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반 사소한 범죄도 형사 처벌하는 나라인데, 불공평하다"고 일갈했다.

더불어 이날 문화제에선 이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송원재 시민의눈 단장은 "(이 전 대통령의) 죄상이 드러났기 때문에 구속은 필요 없다는 소리를 하는 정치인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 정치인은 필요 없다"며 "이명박을 즉각 구속하고, 부역자들을 같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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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선혜


"보수인 우리 아버지도 이 전 대통령 구속 지지"

한 참가자는 정치 성향이 보수적인 그의 가족도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진은영씨(49세, 여)는 "저희 아버지가 뉴스를 보시더니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당연히 구속 사유가 발생한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그 말에 공감했다"며 "어떤 상황이나 눈치를 보지 말고 법리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하는 일도 구속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성동(52세)씨는 "대한민국 전체를 아파트 투기판으로 만든 것이 이명박"이라며 "중산층들을 아파트 투기로 내몰아 그들의 밥그릇을 뺏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그런 중산층에서도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서민들은 더 버티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 전 대통령을 두고 "나쁜 XX",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 '돈교' 신자"라고 하는 등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이씨는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을) 국민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며 "1인당 소득 2만 불이 넘는 이 나라에서 사람이 굶어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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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을 쳐다보며 행진을 하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 조선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과 대치했지만 경찰 보호로 충돌 없어

한편 이날 광화문 근처를 지나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과 이명박 구속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함께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 쪽에선 온갖 타악기 소리를 내며 야유를 보냈고, 촛불문화제 쪽에선 고성이 나오는 등 충돌 직전까지 분위기가 험악해졌던 것.

하지만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한달음에 달려와 일렬로 서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송 단장은 "이전에는 경찰이 촛불문화제를 보호해주지 않았었는데..."라며 감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평화롭고 성숙한 문화제를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이명박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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