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2일부터 베트남·UAE 순방길…일주일간 '거점외교'

'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감독 격려…하노이 시민과 서민식당서 아침식사

등록 2018.03.20 17:05수정 2018.03.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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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5박7일간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길에 오른다.

이번 순방은 동남아와 중동의 핵심거점 국가를 상대로 전방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표방하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를 그리는 데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0일 문 대통령의 베트남과 UAE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베트남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 훈련장을 방문해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을 격려하고 훈련을 참관한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23세 이하(U-23)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수들과 함께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날 오후에는 우리나라의 한국과학기술원(KIST)을 모델로 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착공식에 참석한 후, 숙소에서 현지동포 만찬 간담회를 개최한다.

베트남 방문 이튿날인 23일은 베트남의 국부인 호치민 주석 묘소 헌화로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문 대통령은 쩐 다이 꽝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킴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 등 주요 지도자들과 잇따라 면담할 예정이다.

집단지도 체제인 베트남은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당 정치국이 국가 정책을 결정하며, 당 정치국은 당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을 포함한 18인으로 구성돼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위인사 교류를 제도화하고, 무역·투자·교통·인프라·에너지·IT·경제협력 등의 실질협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베트남 방문의 기본 목표"라고 설명했다.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의 면담 이후 문 대통령은 아세안 청년 일자리 협약식과 취업박람회,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아세안 청년 일자리 협약식·취업박람회에서는 베트남 현지 경영인들이 한국의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한 회사당 1명의 한국 청년을 고용하겠다는 선언을 할 예정이다.

고위관계자는 "이 같은 선언의 취지를 높이 평가해 문 대통령이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하기로 했다"며 "문 대통령은 취업박람회에서 일일 취업상담사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는 쩐 다이 꽝 주석이 주재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24일 조찬은 숙소 인근 서민식당에서 하노이 시민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베이징의 서민식당에서 빵과 두유로 아침 식사를 하며 시민들과 어울린 바 있다.

서민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하노이의 중심지에 있는 호안 끼엠 호수 일대 명소를 돌아본 후 UAE를 향해 출발한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후 UAE 첫 일정으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고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UAE 초대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다. 자이드 초대 대통령은 UAE 연방 창설을 주도하고, 40여 년간 UAE를 통치한 인물로 UAE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다.

UAE 방문 이튿날인 25일은 우리의 국립현충원에 해당하는 전몰장병 추념비에 헌화하고 공식환영행사에 참석한다.

이어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확대·단독 정상회담을 개최한 후 양국 간 MOU(양해각서) 체결식에 임석한다.

고위관계자는 "UAE와는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원전 건설 협력을 넘어서서 미래의 인프라 구축에서 협력관계를 모색하려는 것이 UAE 방문의 근본적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MOU 체결식 후 모하메드 왕세제가 주최하는 공식 오찬에 참석하며, 이날 저녁에는 현지동포 만찬 간담회를 개최한다.

고위관계자는 "공식 오찬에는 15명가량의 한국 경영진도 동석한다"며 "UAE는 왕정 국가라 왕실과 그 주변의 상류 지도층과 기업 간 끈을 연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자리에 우리 기업인을 많이 대동해서 그들과 교류 협력의 기회를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26일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우리 기업이 UAE 현지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해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양국의 원전 근로자를 격려한다.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실제 발전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는 준공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돼 있으나, 우리 기업이 맡은 건설 부분은 문 대통령의 UAE 방문 시점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완공식에 참석해 우리가 UAE와 함께 원전을 완공했음을 대내외에 보여줌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원전 진출에 큰 이벤트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UAE 수도인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행사에 참석한다.

27일은 UAE 군의 교육훈련 지원, 연합훈련, 유사시 UAE 내 우리 국민 보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UAE에 파견된 아크 부대를 격려 방문한다.

아크 부대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은 UAE의 토후국인 두바이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를 면담한다.

UAE는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연방국가로 관례상 아부다비 통치자가 대통령직을, 두바이 통치자가 부통령 겸 총리직을 겸직한다.

이어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알 막툼 총리와 함께 '2020년 두바이 엑스포 참가 계약 체결식'에 임석한 후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순방일정을 마무리한다.

고위관계자는 '베트남 방문 중 과거 베트남 파병에 대한 유감 표명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전쟁의 현장에서 겪은 민간인의 피해나 군인의 불행에 대해 무엇인가 의사 표시를 했으면 하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외교는 상대방의 인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베트남 정부에서 사과 요구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무역역조 문제가 있다. 베트남은 우리에게 자국 제품의 수입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밝혔다.

UAE 방문에서 이명박 정부 때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군사 양해각서 문제도 논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제기된 문제가 아니고, 현재의 협력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긴밀하게 협조해 잘 진행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은 임종석 비서실장이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번 순방에도 같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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