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적폐청산, 유정복이 가장 두려워 할 사람은 박남춘"

[인천시장 선거 출마예정자 인터뷰] 박남춘(61ㆍ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록 2018.03.23 18:09수정 2018.03.2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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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일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뒤흔들었고, 대한민국이 추구해야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 흐름은 지역 곳곳에 스며들었다. 과연 누가 인천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시사인천>은 6.13 지방선거에 인천시장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출마예정자들을 소개한다. 아래는 지난 13일 박남춘 국회의원과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기자 말>


박남춘 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갑) 박남춘 국회의원 이력 ⓒ 김갑봉


정치철학과 출마의 변

민주주의는 권력을 나눌수록 커진다. 정치 스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이기도 했다. 중앙과 지역의 힘을 나누고, 약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업무 과정에서 직급과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사회에 힘의 불균등이 존재하는 한 지속가능한 발전은 어렵다.

촛불혁명의 정신은 시민 개개인이 존엄을 인정받고, 주인으로 살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고 있지만, 인천은 아직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인 유정복 시장이 집권하고 있어서 진정한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무현의 '탈 권위' 정치철학을 인천에 구현하고, '친박(박근혜)'의 적폐를 청산해 '사람 사는 세상, 더불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22년간 해양수산부에서 일한 만큼 해양산업과 항만산업의 전문가라고 자임할 수 있다. 인천 GRDP(지역내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바다 산업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누구보다 자신 있다. 또, 정부 부처와 국정상황실, 청와대, 국회를 두루 거치며 배우고 익힌 경험이 큰 자산이다.

해수부 공무원으로 평범하게 살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운명적으로 만났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 이 만남으로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우며 국정 경험을 쌓았다.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과 5년간 함께 일했다. 그 뒤 당 대표 선거와 대선을 치르며 같이 호흡하면서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정복 시장이 가장 두려워 할 사람, 가장 안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 바로 박남춘이다.


박남춘 박남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때 유정복 인천시장이 가장 두려워 할 사람, 가장 안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 김갑봉


현역 국회의원 사퇴에 대한 부담
 

지역 정권교체가 이번 지방선거 제1의 과제다. '아무나 나와도 된다'는 안일한 태도론 안 된다. 후보를 철저히 검증해 경쟁력 있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1당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현역 의원의 출마를 2~3인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민주당 지도부는 1당을 유지하면서 지역 정권교체까지 가능하게 전략적이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과 이개호 의원이 부산시장과 전남지사를 접은 것은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 저의 시장 출마는 제 개인을 위한 게 아니다. 당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대의에 따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락 받은 것은 없다.

엘리트 의식이 있다는 평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위 공직에 있었기 때문에 유정복 시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16년간 부산해운항만청 등 정부 부처 중에서도 '을'에 해당하는 청 단위 조직에서 일했다. 여기는 정책 수단이 없어 '갑'으로 행세하는 게 불가능하다. 같은 공직자라도 기획재정부나 상공부를 찾아가 설득하고, 의견을 조정하며 일했다. 또한, 유 시장의 정치 스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면, 제 스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스승이 다른 만큼 정치철학도 완전 다르다.

민선 6기 유정복 시장 4년 평가

후반기 2년간 전국 시ㆍ도지사 평가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민생활만족도 평가 또한 대부분 꼴찌 또는 뒤에서 두세 번째였다. 객관적 지표가 보여주듯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친박' 실세를 강조해 '힘 있는 시장'으로 당선됐지만, 무슨 일을 했는지 의문이다.

검단스마트시티 무산, 송도엑스포시티 무산, 월미은하레일 무산, 동인천르네상스 무산 등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들이 실패와 세금 낭비로 끝났다. 자신의 공약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수도권매립지 조기 종료를 선언했지만, 오히려 졸속 합의로 영구 사용의 빌미만 제공했다. 적자 기업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시 이관을 강요하려다 시민의 공분만 샀다. 제3연륙교와 7호선 청라 연장을 치적이라고 홍보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협의조차 못하다가 정권교체 후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주도한 사업이다.

성과는 없고 지방선거는 다가오자 유 시장은 선심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무상급식에 그렇게 반대하더니 소통 없이 고교 무상급식을 강행했다. 2015년에 중학교 무상급식을 세 차례나 무산시켰고, 지난해 말 교육청에 고교 무상급식 예산의 50%를 전가하더니, 선거가 다가오자 급변해 추진했다.

재정위기를 극복했다지만 시민들에게 부채감축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나쁜 행정가의 전형적 모습이다. 시 본청 채무 1조원을 상환해 채무비율이 떨어졌을 뿐인데, 채무비율과 무관한 금액을 더해 3조 7000억원을 갚아 재정위기를 극복했다고 호도하고 있다. 게다가 여전히 부채가 10조원 이상 남았다는 것은 얘기하지도 않는다.

인천이 재정 정상 단체가 됐다는 것은 시 본청 채무가 전체 예산의 2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인천시 전체의 빚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또한 송영길 시장 때와 여건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이 없다. 송 시장 때는 전임 시장 분식회계, 아시안게임과 인천도시철도2호선 사업 때문에 빚을 갚을 여력이 없었고, 유 시장 때는 이런 사업이 없어 재정이 크게 투여될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1조원밖에 못 갚았다.

박남춘 박남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때 유정복 인천시장이 가장 두려워 할 사람, 가장 안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 김갑봉


인천을 성평등 도시로 만들 방안

'미투' 운동에 용기 있게 나선 피해자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최근 미투 운동을 보면, 성범죄는 위력과 위계를 이용했다.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이 저항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게 공통점이다. 상명하복의 유교사상이 뿌리 깊이 박힌 우리 사회의 인식 자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에 걸쳐 꾸준한 교육과 함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성인지ㆍ성평등 교육으로 성범죄를 예방하는 노력과 함께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겠다.

또한, 공직사회부터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선 여성공무원의 승진율을 높이고 우대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내각 30% 여성할당제를 목표로 한 만큼 인천도 행정조직은 물론 각종 위원회에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되면, 여성단체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성평등 인사제도를 만들겠다.

인천 신·구도심 격차 극복방안
 

인천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신도시 개발의 첨병인 경제자유구역은 부동산개발 효과는 있을지언정 지역경제에 낙수효과는 미약하다. 경제자유구역의 외형적 성장에 자원과 인재를 투자해 원도심과 양극화가 심해졌고, 원도심의 상대적 소외감은 커졌다.

또, 무분별한 재개발ㆍ재건축ㆍ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으로 원주민은 쫓겨났고, 부동산경기가 고꾸라지니 원도심은 더 어려워줬다.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만큼, 원도심에 강력한 도시재생 정책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

가칭 '도시창조개발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시정부와 원도심이 있는 자치구가 결합해 가칭 도시재생조합을 구성하고 지속가능한 조직체계를 만들겠다. 또한, 최근 인천도시공사가 설치한 도시재생센터를 확대해 지역마다 현장소통센터를 두고, 주민 참여로 자생적 개선을 유도하겠다. 문재인 정부 또한 일시적 개발보다 도시재생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인천도 주민 단위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시가 지원은 하되, 주민 스스로 주체가 돼 밑에서부터 개혁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박남춘 박남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때 유정복 인천시장이 가장 두려워 할 사람, 가장 안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 김갑봉


중소상인 보호와 육성 정책

정부 경제정책의 큰 줄기는 소득주도성장ㆍ혁신성장ㆍ공정경쟁이다. 이중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을 염두에 두고 펼치는 정책이다. 낙수효과의 한계가 이미 드러난 만큼, 서민 계층의 소득을 올려 경제를 살려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순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임금부담분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공정경쟁이 가능하게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등의 불공정한 시장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확대하고,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를 받는 상가비율을 60~70%에서 90%까지 높이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데, 이에 발맞춰 공정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소통하겠다.

한국지엠의 경우, 인천 노동자 5만 2100여명의 생계가 달린 만큼,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우선 경영실사를 잘 해야 한다. 아무리 돈을 투자해도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쉬운 상황이 아니므로 책임감 있게 접근하겠다.


청년문제 해결방안


청년문제에 '욕심 부리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라'는 식으로 다가가면 안 된다. 청년문제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근시안적 접근은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인 현재 청년들이 사회로 나오고 있는 지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며 고민을 들었다. 청년이 일하고 싶은 좋은 일자리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바이오ㆍ자동차ㆍITㆍ항공ㆍ금융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청년들이 창업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창업공간과 지원조직 역시 확대할 것이다.

저출산으로 고통 받는 인구절벽시대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온종일 아이 돌봄 서비스를 공공어린이집을 중심으로 도입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늘리겠다.

또한, 도시재생과 연계해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겠다.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설립하면서 전체 주택수요를 점검할 계획이다.

박남춘 박남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때 유정복 인천시장이 가장 두려워 할 사람, 가장 안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 김갑봉


시민 행복지수를 올릴 방안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 순)'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높을지 몰라도, 2016년 인천의 1인당 GRDP는 2782만원으로 울산ㆍ충남ㆍ전남ㆍ경북을 비롯한 다수 지역보다 낮다.

그동안 너무 '보여주기'식 사업이 많았다. 송도에 바이오산업이 유치됐다고 하는데 거기서 인천 청년을 얼마나 고용했겠는가. 심지어 인천에 있는 대학에는 항만 관련 학과조차 없다. 청년을 포함해 인천시민들은 인천에서 일자리를 못 잡으니 외지로 떠나 하루의 상당 부분을 출퇴근 시간으로 보낸다. 인천시민이 인천에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 일부 지표만 부각해 자랑하는 것은 치적 쌓기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인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가계부채 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OECD 국가 중 선두를 달리는 청소년 자살률, 노인 자살률, 빈곤율 등의 지표를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는 시정에 주력하겠다.

아울러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인천의 미세먼지(PM10)는 49㎍/㎥로 경기ㆍ전북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나쁜 수치다. 서울시가 최근에 내놓은 무료 대중교통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받았는데, 그냥 비아냥거리는 태도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새로운 시도에 관심을 가지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평화·해양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정책

최근 대북 특별사절단이 큰 성과를 거뒀다. 평화 기조 속에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위치 특성으로 남북관계에 민감한 인천도 대화 국면을 계기로 안보 불안을 해소해야 글로벌 경제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인천의 청사진은 10ㆍ4 정상회담의 논의에 이미 나와 있다.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이라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웠다. 인천과 해주를 잇는 서해평화협력벨트 조성으로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게 노력하겠다.

해안철책 문제에 관심이 많다. 단절과 불통을 의미하는 철책은 서해 평화가 무르익는 이 시점에 걷어내야 한다. 바다와 가깝지만 단절됐던 시민들의 공간을 열기 위해 국방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생각이다.

또한, 해양도시가 인천의 위상과 직결된 부분인 만큼, 기존 대학에서 해양 관련 학과를 확충하고 해양대학 설립ㆍ유치 등을 검토하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선거 #지방선거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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