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설탕은 좋지 않대요

[서평] 데일 브레드슨의 <알츠하이머의 종말>

등록 2018.03.23 15:38수정 2018.03.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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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표지 데일 브레드슨의 〈알츠하이머의 종말〉 ⓒ 토네이도

요즘은 암을 극복하고 이겨낸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의술과 의약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증거가 되겠죠. 내가 사는 주변에도 암을 극복하고 열심히 사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 곧 '치매'를 치료하고 극복했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듣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병의 무게감으로 따지자면 암이 훨씬 더 무겁고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가 더 두려운 것은 그것에 걸리면 인간답게 사는 모든 행동이 서서히 마비가 되기 때문이죠. 그것이 찾아오면 죽음을 맞기 오래 전부터 내 의지를 송두리째 말살시키는 까닭입니다. 그것이 암보다 더 긴 싸움을 해야 하는 이유이자 더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의학기술과 의약품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의학계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라고 불리는 단백질로 만들어진 플라크가 뇌 속에 쌓여 알츠하이머가 발병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수많은 제약업체들이 그런 플라크를 제거하는 물질을 개발해 내는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매번 참담한 실패였다고 하죠.

"리코드(ReCODE)라고 불리는 이 생활수칙의 목적은 알츠하이머에 걸렸거나 그 전 단계인 환자의 인지기능이 후퇴하지 않도록 막는 것으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성과를 내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호전된 상태를 계속 유지하도록 만들어준다. 우리가 개발한 리코드가 처음으로 환자를 치료한 건 내가 이 책을 쓰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전이다. 이제는 73세가 된 우리의 첫 환자는 5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건강하며, 전 세계를 여행하고, 전과 다름없이 온종일 일한다."(32쪽)

데일 브레드슨의 <알츠하이머의 종말>이란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의 의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격으로서의 치료와 의약을 투여해 왔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획기적인 임상치료를 성공했다는 발표입니다. '리코드'라고 부르는 그 나름대로의 치료방법으로 말이죠.

여기에서 말하는 '리코드'(ReCODE) 치료 방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 책에 따르면 신경의 퇴화를 개선하기 위한 신진대사 방식 프로그램입니다. 이른바 영양, 운동, 시냅스에 도움이 되는 보완제, 호르몬 최적화, 수면 최적화, 스트레스 경감을 통해서 뇌의 균형을 찾는 프로그램이죠. 그를 통해 5년 전에는 치료 환자가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수 백 명으로 늘고 있다고 하죠.

"인지기능의 후퇴는 염증, 뇌를 활성화하는 영양소나 여타 호르몬 분자의 부족, 독성물질에 대한 노출 등 세 가지 근본적인 위협 때문이다. 우리가 알츠하이머라고 부르는 질병은 사실 이들 위협에 대해서 뇌가 방어적인 대응을 한 결과다."(72쪽)

알츠하이머란 환자에게 지붕의 구멍이 36개나 뚫린 것과 같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세 가지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하죠. 그 요인들에 대해 뇌가 대응하면서 뇌 속의 광범위한 시냅스가 축소되기 때문에 병이 발병한다고 합니다.
그에 따른 증상은 얼굴 인식이 어렵고, 피로도가 증가하고, 사고력이 떨어지고, 어휘력이 감소하고, 사용하는 단어가 혼동되고, 두뇌처리 속도가 하락하고, 운전에 대해 두려움이 생기고, 불면증이 생기고, 약속도 종종 까먹게 된다고 하죠.

그 중에 첫 번째 원인인 염증은 보통 감염으로 인해 생기지만, 트랜스 지방을 먹어도 염증이 유발된다고 합니다. 특별히 설탕에 들어 있는 인공 지방은 '장 누수 증후군'을 유발한다고 하죠. 그것이 혈관으로 침투되면 뇌의 염증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먹는 식생활 곧 음식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습니다.


"나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배우자, 지인, 환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놀랍게도 모두가 독성물질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다. 어떤 환자는 뉴저지에 있는 톰스 강에 살았다고 했다. 톰스 강은 염료와 플라스틱을 만드는 공장에서 몰래 독성물질을 흘러 보내는 바람에 오염이 심했으며 주변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암에 걸린 일이 있었다."(147쪽)

독성물질에 노출돼 있는 사람들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조사를 해 봤더니, 어떤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화학연기를 흡입했고, 또 다른 이들은 곰팡이로 오염된 집에서 살았거나 하수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상당수의 환자들이 대부분의 충치를 아말감으로 때웠다고 하죠.

이 부분을 읽고 있자니 얼마 전에 읽은 모리 아키라의 <차라리 양치질하지 마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일본에서는 치과용 아말감이 미나마타병 곧 수은 중독으로 인한 신경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라 2016년 4월부터는 그걸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하죠. 그만큼 일본 의료계와 정부에서는 아말감 사용자들이 알츠하이머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토대로 할 때 알츠하이머는 무엇보다도 식단, 운동, 잠, 스트레스, 여타 생활습관을 바꾸는 맞춤형 개선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종 염증과 영양부족과 독성물질로 인해 파괴된 시냅스도 그런 음식과 생활습관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하니, 그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모릅니다.

"공복 시간을 최소 열 두 시간 이상으로 유지하면 뇌세포를 포함한 모든 세포가 다양한 요소를 재활용하고, 망가진 단백질과 미토콘트리아를 파괴하는 '자기 소모'에도 도움이 된다. 자기 소모는 재생에 도움이 된다. 공복은 또 간에 저장된 포도당인 글리코겐을 고갈시켜서 케토시스를 촉진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공복 자체가 케토시스를 촉진한다. 완전히 공복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레몬을 넣은 물을 얼음 없이 마시도록 한다. 레몬은 간을 자극하고, 비타민 C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몸의 독소를 제거해 준다."(220쪽)

공복 자체가 알츠하이머 치료 개선에 상당히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가능하다면 수면제 없이 8시간 가까이 잠을 자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하기도 하죠. 그 밖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한 미생물군도 최적화하고, 브로콜리나 양배추 같은 디톡스 음식도 섭취하고, 아보카도나 견과류 같은 좋은 지방도 먹고, 때로는 정오가 넘어서 첫 식사를 해도 공복에 좋다고 하죠. 더욱이 인슐린 저항을 낮추는 규칙적인 운동도 권장하고 있고요.

암보다 더 고통스럽고 더 오래도록 싸워야 하는 알츠하이머. 2018년 현재 우리나라 65세 인구 가운데 약 10%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완치는커녕 흔한 치료제가 하나도 없는 실정이었지만, 완치도 가능하고 예방도 확실하게 알려주는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지침대로 따라 살면 앞으로는 알츠하이머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자유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알츠하이머의 종말 - 젊고 건강한 뇌를 만드는 36가지 솔루션

데일 브레드슨 지음, 박준형 옮김, 서유헌 감수,
토네이도, 2018


#수면제 없이 8시간 잠을 자라 #알츠하이머 공복시간 #65세 인구 중 10%가 치매 #아말감 알츠하이머 #설탕 장 누수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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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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