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위안부 할머니 생일 함께 한 학생들 "기억할게요"

김양주 할머니 생일잔치에 창원시민, 무학여고, 안남중 학생들 함께

등록 2018.03.23 21:12수정 2018.03.2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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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꽃바구니를 선물로 받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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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창원 무학여고와 안남중학교 학생들이 함께 축하해주었다. ⓒ 윤성효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만수무강 하세요."
"김양주 할머니 건강하세요."

23일 경남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95) 할머니의 병실에 놓인 꽃바구니 리본에 쓴 글이다. 창원 무학여자고등학교와 안남중학교 학생,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생일에 찾아온 것이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대표 이경희, 아래 마창진시민모임)은 이날 저녁 조촐한 생일잔치를 열었다. 방과후 학생들도 함께 해 할머니는 외롭지 않은 생일을 보냈다.

병원에서 케이크를 마련하고, 마창진시민모임에서 과일과 떡을 준비했다. 그리고 무학여고 동아리 '리멤버'와 안남중 역사탐구동아리가 꽃바구니를 들고 왔다.

학생들은 케이크에 촛불을 켜 할머니와 함께 끄고, 절단식을 갖기도 했다. 또 학생들은 할머니가 보는 앞에서 노래와 율동으로 재롱을 피웠다.

'리멤버' 김지수 대표는 "부족하지만 할머니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생일을 맞아 함께 왔다. 더 건강하시고 힘을 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남중 한 학생은 '할머니한테 드리는 편지'를 써와 읽어드리기도 했다. 또 학생들은 할머니를 안아드리거나 손을 잡으면서 "건강하세요",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이경희 대표는 "할머니께서 연로하신데도 잘 버텨내 주시니까 고맙다. 할머니가 살아 계시다는 게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할머니를 돕고 있는 요양보호사는 "오늘이 생일인 걸 아시는지 평소보다 더 또록또록 하신다. 그리고 학생들이 와서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24년 2월 7일(음력)에 태어난 김양주 할머니는 마산에 살다가 취업사기로 일제에 끌려가 중국 대련 등에서 위안소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일본 패망 뒤 연합군 포로로 귀환했다.

김 할머니는 2009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경남도의회 결의안' 채택을 요청하는 기자회견 때 "일본이 사죄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뇌경색으로 투병 중이다.

권민호 후보 "일본은 반성과 제대로 된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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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권민호 경남지사 예비후보가 23일 마산우리요양병원을 방문해, 이날 생일을 맞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를 찾았다. ⓒ 정범영


권민호 예비후보도 이날 낮에 김양주 할머니를 찾아 생일을 축하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권 후보는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다시는 전쟁과 폭력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 예비후보는 이날 김 할머니의 병세를 살핀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제국주의 점령기에 일본군 성노예의 삶을 강요당했던 이 땅 여성들의 한 맺힌 역사를 기억한다"며 "인권과 평화가 넘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예비후보는 또 "올해 1월 5일 향년 89세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별세하시는 등 시간이 갈수록 생존자 분들이 줄어들어 현재 31분만이 생존해 있는 실정인데도 일본은 반성과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행될 때 피해자와 생존자, 가족을 고려하고 진실과 정의, 배상에 대한 후속조치가 반드시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권 후보는 "역사적 진실과 인권 정의를 밝히기 위해 현행법에 사용되는 '일본군위안부' 용어를 '일본군위안부(성노예)'로 변경하는 내용인 만큼 일본의 '성노예' 사실 축소와 은폐 시도에 정면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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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꽃바구니를 선물로 받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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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이경희 대표와 학생들이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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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안남중학교 학생들이 축하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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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무학여고 학생들이 축하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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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창원 마산우리요양병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할머니가 복도로 나오자 학생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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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할머니가 올해 95세 생일을 맞아, 23일 저녁 이경희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가 마산우리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할머니를 찾았다. ⓒ 윤성효


#김양주 #일본군위안부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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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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